인쇄 기사스크랩 [제853호]2014-07-18 11:09

블랙컨슈머 생산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한 생활정보 카페에 ‘여행사 환불’을 입력하면 총 58페이지의 게시물이 검색된다.



여행사 관계자보다 카페 글 더 신뢰

컴플레인 공유로 매년 더 업그레이드

 

“여행후기 게시판에 환불요구나 항의 글이 많아지면 ‘성수기구나’ 해요.”
 

매년 성수기 때마다 반복되는 블랙컨슈머와의 싸움에 이골이 난 5년차 여행사 직원의 첫 마디다. 그는 최근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부정확한 정보를 접한 사람들의 과도한 요구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또는 개인 블로그에 여행후기를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불확실한 내용들이 노출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한 포털사이트의 L카페 검색창에 여행상품 또는 환불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하나투어 결제 싸게 하는 방법’, ‘아고다 전액환불 받았어요’, ‘불합리한 유류할증료 받아냅시다!’라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해당 게시물들의 조회 수는 모두 100에서 200여 건 이상이었으며 댓글 역시 자신들도 해봐야겠다는 공감의 반응이었다.
 

이처럼 생활정보 공유사이트를 중심으로 여행사 컴플레인 거는 방법이 심심찮게 공유되면서 여행자들의 컴플레인 강도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여행지에서의 몰상식한 행동들이 마치 정보인양 공유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이 같은 행태는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일례로 기내식이 제공되지 않는 저비용항공을 타고 동남아를 다녀온 한 고객은 뒤늦게 기내식이 없었다는 이유로 여행사에 컴플레인을 걸었다. 여행사 측은 여행계약서에 해당 내용이 있었다고 말했으나 고객은 카페에서 본 내용을 들먹이며 구두로 전달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고 우겨 기내식 값을 받아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예전에 포스팅 된 게시물을 보고 이제는 종료된 호텔 프로모션을 해달라고 억지를 부리는 등 컴플레인 종류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더군다나 CS관리가 철저하다고 소문난 여행업체는 그 여행사만 노린 블랙컨슈머 커뮤니티가 생성돼 자신들끼리 해당 여행사에 환불 받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직원들이 비슷한 사건으로 수차례 환불을 해주는 등 고통에 시달린 바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이러한 블랙컨슈머들이 급증해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한 명의 요구를 들어주면 그 요구가 당연한 것처럼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강경대응도 한계가 있다. 인터넷의 확인 불가능한 사실만으로 여행사에 억지를 부리거나 인신공격을 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법적인 제도나 보호막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많은 여행사 관계자들이 “소비자들을 위한 제도나 법령은 더욱 강화되고 다양해지는데 여행사들은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언제까지 블랙컨슈머에 돈을 뜯겨야 하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