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04호]2013-06-21 09:34

유류할증료 뻥튀기 논란, 성수기 앞두고 타격

여행업계 “일부 업체 논란일뿐, ‘침소봉대(針小棒大)’격 ”

해마다 마녀사냥 보도 반복 언제까지 당하기만 하나?


최근 한 소비자 단체가 발표한 여행사들의 해외여행상품 유류할증료 뻥튀기 논란 관련, 업계 내부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리포트는 여행상품 가격에 포함돼는 유류할증료를 업체마다 상이하게 책정해 저렴한 상품을 판매한다는 여행사 광고와 달리 결국은 소비자들이 금전적으로 피해를 입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대표 최현숙)는 지난 18일 언론 보도를 통해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일부 온라인 여행사들이 유류할증료를 최대 75%까지 올려 받으며 ‘가격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컨슈머리서치가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에서 판매되는 25개 여행상품을 무작위로 추출해 가격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중 80%(20개)가 항공사가 공시한 유류할증료보다 최대 75% 뻥튀기해 바가지를 씌우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유류할증료를 뻥튀기하는 상품은 대부분 ‘최저가’등을 내세운 LCC 동남아 상품으로 여행사들이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혹한 뒤 부풀려진 유류할증료로 일반상품과의 가격차를 상쇄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파장은 컸다. 18일 보도 직후 대형 포털 사이트와 각종 인터넷 언론은 동 보고서를 활용한 자극적인 기사를 꾸준히 게재했고 네티즌들은 일제히 여행사들을 비난하고 나섰다. 네티즌들의 관심이 얼마나 과했는지 불과 이틀 만에 포털 검색창에는 ‘유류할증료 + 뻥튀기’가 연관 검색어로 등장했을 정도다. 패키지 여행사 한 임원은 “불건전한 저가 상품을 계속 판매하거나 현지에서 부당한 행사를 진행한 경우 당연히 강력한 제제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여행사가 꼼수를 부리지는 않는다. 더욱이 항공사의 커미션 지급이 폐지된 이후 유류할증료 뿐 아니라 여행사가 상품에 붙이는 요금들은 결국 여행사 수익보전을 위한 전략”이라며 “정직하게 상품을 판매하고 소비자와 교감하는 여행사도 많다. 그리고 보고서에는 분명 조사 대상이 온라인 업체와 일부 소셜 업체로 표시돼 있는데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시선과 분노가 이상하게 중견사에 쏠리면서 여행사 전체를 불신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여행업계의 표정은 암울하다. 하필이면 최대 피크인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소비자들이 여행사를 외면할 수 있는 뉴스를 과하게 보도했다며 속상하다는 입장이다. 가뜩이나 해외여행에서 여행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에 비해 적어지고 있는 가운데 마치 전체 여행업계를 불량 장사꾼으로 취급하는 내용은 지나치다는 것. 특히 매년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뉴스나 방송에서 한번씩 여행업계 전체를 매도하는 기사들을 고정된 꼭지로 보도하면서 업계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만은 없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 대표 단체들이 앞장서서 여행업계의 상황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드물다. 이유인즉슨 보고서 내용이 온라인&소셜 업체들의 그릇된 영업에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소비자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는 계도적인 내용을 강조하기 때문. 더욱이 유류할증료를 높여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도 실제 존재하는 탓에 무조건 잘못됐다고 반박 보도를 요청할 수도 없다는 설명이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