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63호]2010-06-10 13:41

[포커스] 여행사 발생하는 자연재해, 여행사들의 대응전략

세계에서 일어나는 천재지변, 여행사들은?

“여행사의 공식적 책임 無, 도의적 책임 有”

자체적인 지원노력, 자사 인지도 상승 기대

최근 세계 각지에서 화산 폭발, 지진, 시위 등의 예상치 못한 사건·사고들로 인해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예정이었던 여행객들이 난항을 겪었다.

지난 4월19일에는 유럽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사고로 유럽 항공편들이 결항되면서 여행객들이 현지에 발이 묶이는 상황이 발생했다. 천재지변의 경우 원래 여행사가 보상해줘야 할 책임은 없지만 일부 여행사들은 이번 화산재로 인해 여행일정에 차질을 빚은 여행객들에게 일정한 지원을 해준 곳도 더러 있는 것으로 취재됐다.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천재지변에 관련하여 여행사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그 방안을 살펴봤다.

양혜성 기자 titnews@chol.com

▲천재지변 발생으로 인한 피해시 여행사 책임 없어

여행표준약관을 살펴보면 항공기, 기차, 선박 등 교통기관의 연발착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는 배상해야 한다. 하지만 여행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정되지 않는 천재지변, 정부의 명령, 운송·숙박기관의 파업으로 인해 여행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손해배상의 책임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각 여행사 홈페이지를 보면 여행약관이 명시되어 있으며 일반 여행객들도 여행 관련 판례들을 통해 여행사의 책임이 없다는 사실을 대부분 인지하고 있다. 이번 유럽 화산재 사건 때에도 여행객들의 항의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여행사, 여행객들에게 자체적인

지원해줘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천재지변 발생의 경우 여행사는 책임도 없고 지원해야 할 의무도 없다. 하지만 여행사측에서는 국내 정서상 도의적 차원에서 자체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느 정도까지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내부 방침은 없지만 상황별로 각 부서 내에서 회의를 통해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일례로 이번 아이슬란드 화산재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하나투어는 예기치 않게 여행지에 머물게 된 여행객들에게 연장 기간 동안 식사와 숙박에 해당하는 현지 체류비의 50%를 지원했다.

모두투어네트워크는 항공 운항 재개 시기를 알 수 없는 점을 감안하여 현지 숙박비 제공보다는 늘어난 여행기간 동안 현지가이드 및 차량 제공을 무제한으로 지원,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롯데관광개발은 화산재로 인해 돌아오지 못한 여행객들에게 런던 지역의 호텔 1박 숙박을 제공했다.

이외에도 일부 여행사들은 그동안 있어 왔던 지진 피해나 쓰나미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때에도 보험사와 협의하여 일정부분 보상을 해왔다. 구체적인 보상금액은 해당업체가 밝히기를 꺼려해 파악하기 어렵지만 대부분 현지의 숙박을 지원 해준 것으로 보인다.

반면 외국의 경우 이러한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지원해주는 사례가 전혀없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 지원해주는 이유는 여행객들에 대한 도리와 서비스 차원인 것이 크며 이를 통해 자사의 브랜드와 인지도 강화를 노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여행사의 책임의식, 앞으로도

계속될 것

고객의 편의를 위해 여행사에서는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하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이로 인해 여행객들의 만족도와 여행사의 인지도가 높아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올해 4월부터 여행보험약관에 천재지변 특별약관이 추가되어 지진, 분화, 해일 등의 천재지변으로 인한 사고시 일반 보험과 마찬가지로 보상을 해주는 형태로 변경됐다는 것. 따라서 손해배상금과 응급 처치 비용 등 일반 사고와 동일한 보상이 가능하게 됐다. 단 사고로 인한 사망이나 상해시에만 보상이 가능하고 폭동이나 내란, 전쟁 등은 천재지변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여행사의 입장에서는 구체적 지원 방안이 한정된 범위 안에서라도 확립되었다는 점에서 향후 이와 같은 사고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여행사들은 보험사에서 지원되지 않는 부분에서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이번 사례와 같은 자체적 책임 의식을 통해 여행객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사측에서도 이러한 상황 발생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특별한 규정을 정해놓는 것에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비슷한 사례 발생시를 대비해 내부적인 방침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