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16호]2009-06-26 11:00

여행업계 ‘제휴’열풍에 동참하다

잇따른 여행사 제휴 분석

여행업계에 때 아닌 ‘제휴’ 강풍이 불고 있다. 역량있는 사업 강화와 수익 확보를 목적으로 여행사가 관련 업체와 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그리 새로울 것 없는 마케팅 수단이지만 최근 여행사들의 발 빠른 움직임은 흡사 치열한 경쟁으로 비춰질 정도다.

혹자는 경기가 어렵다 보니 조금이라도 판매 경로를 확대하기 위해 제휴를 강화한다 말하고 혹자는 큰 의미 없는 문어발식 확장은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 지적한다.

과연 여행사들이 이처럼 제휴 사업에 목을 매는 이유는 무엇이며 제휴를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이익은 어디까지일까?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문어발 식 확장 보다 비전 공유 가능한 업체 선택 중요

“의료와 국내 시장 공략 우선”

▲일반적으로 생산 ·기술 ·판매 등에 관하여 기업간에 교환이나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제휴라 말한다. 여행업계에서의 제휴는 여행사의 여행서비스를 보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홍보하고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관련 업체와 협력을 확대하는 것. 양사 간 합의에 따라 공동 마케팅과 판매 등도 추진한다.

제휴 이후에는 취급 물량이나 기업 규모가 큰 대형 여행사들이 중소형 여행사들의 특수 사업이나 실적이 높은 지역의 노하우를 활용, 적정한 상품을 개발하고 공동 홍보 및 마케팅을 통해 판매를 극대화하는 형태가 많다. 중소형 여행사들은 대형 여행사의 폭 넓은 판매 채널을 사용할 수 있고 대형 여행사들은 중소형 여행사들의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제휴 자체는 양사 간 사업 활성화에 여러모로 기여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올 상반기 여행사들의 제휴는 두 가지 특징으로 압축되는데 소규모 국내 전문 여행사, 그리고 의료 관련 업체와의 공고한 협력 강화가 바로 그것이다. 국내여행사와의 제휴는 장기적인 경기 침체 속에 아웃바운드 시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대규모 여행사들이 역량 있는 소규모 인바운드 업체와 제휴를 맺고 추후 국내 시장 공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더불어 의료법 개정으로 의료관광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면서 전문 병원이나 관련 업체와 협약을 맺고 의료관광객 유치를 추진한 사례도 여럿이다.

최근 잇달아 국내 여행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모두투어 측은 “모두투어의 광범위한 유통채널과 판매툴에 전문 여행사의 노하우와 결합되면 보다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제휴에 그치지 않고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을 위해 국내 사업부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랜드 알릴 수 있는 효율적 기회”

▲관계자 대부분은 여행사 제휴의 주요 목적을 ‘브랜드 강화’와 ‘잠재 고객 확보’로 꼽는다. 실제 업계 종사자나 리피터 고객이 아닌 이상 하나, 모두 외에 여행사 이름을 알고 직접 예약을 진행하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 때문에 협력 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자사 브랜드가 자주 노출되면 여행사는 신문 광고 등의 경제적 지출 없이도 뛰어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이렇게 노출된 브랜드가 긍정적인 입소문을 타게 된다면 저절로 고객이 늘어나 여행사 입장으로서는 두 배의 혜택을 얻게 되는 셈이다. 최근 들어 스포츠 업체 및 홈쇼핑 혹은 엔터테인먼트 업체와 제휴를 확대하는 점도 이 같은 맥락. 레드캡투어는 FC서울과의 제휴를 통해 선수들의 현지 여행을 지원하고 잠재 고객을 확보한다는 이점 외에도 경기장에 래드캡투어가 노출되는 효과를 덤으로 얻고 있다. 두산 베어스와 제휴를 맺은 자유투어도 야구 경기 시 자유투어 노고와 브랜드를 노출시킴으로써 젊고 활력 넘치는 여행사의 이미지를 전파해 나가고 있다. GS홈쇼핑과 제휴를 맺은 롯데관광은 보다 안정적인 방송 시간대 자사 상품과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탁월한 기회를 얻었다.

레드캡투어 관계자는 “여행사의 제휴 업체 범위가 예년처럼 한정되지 않고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판매 채널 확보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제휴를 통해 추후 기업 이미지 전파와 잠재 고객 유치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를 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중요한 협약은 회사 외부로 밝히지 말 것”

▲현재 각 여행사에서 제휴 사업부가 별도로 구성된 팀은 많지 않다. 하나투어나 모두투어는 각 지역별 사업부 주관 아래 제휴 사업을 진행하며 학교와의 산학 협력이나 전사적인 제휴는 홍보팀에서 도맡는 형태다. 자유투어는 아무래도 임원들의 판단이 제휴에 중요하게 작용하며 레드캡투어도 홍보마케팅 팀에서 제휴와 지원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회사 경영에 큰 주축이 되고 보다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제휴일 경우 내부에 노출하지 않고 양사 임원들 간의 만남으로만 일이 성사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와 관련 최인선 자유투어 홍보마케팅 대리는 “모든 제휴가 그렇지만 특별히 금전적인 이익을 바로 얻게 되는 사례는 없다. 더욱이 MOU라는 것이 법적인 효력이 없어 추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정말 중요한 파트너를 선정해야 한다면 일부러 외부에 노출할 필요 없이 신중을 기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기 침체에 따라 여행사 수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세일즈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 모든 제휴의 원칙”이라며 “문어발식 확장보다는 옥석을 가려 업체에 도움이 되는 협력사들과 장기적으로 일을 진행하려는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주요 여행사 제휴 현황

▶레드캡투어

●스포츠엔터테인먼트 : 레드캡투어는 프로축구 구단 FC서울과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레드캡투어 관계자는 “이번 프로모션은 축구장에서 쉽게 접하던 보드 광고의 한계를 벗어나 축구장을 찾는 이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는 좋은 기회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공연과의 공동 프로모션과 함께 스포츠 마케팅도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관광개발

●홈쇼핑 : 롯데관광개발은 최근 GS홈쇼핑과 여행관련사업의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양사 사업 역량을 집중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롯데관광개발은 향후 특화된 여행상품을 기획, 정기적으로 홈쇼핑을 활용할 계획이며, GS홈쇼핑은 롯데관광개발에 안정적인 홈쇼핑 방송 시간대를 제공할 예정이다. 더불어 여행상품 판매에 있어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방송 시간대도 적극 발굴할 방침이다.

▶모두투어네트워크

●국내 시장 : 제주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난 10일 (주)한라산가자투어와 업무제휴를 맺었다. 이번 업무협력을 통해 모두투어는 여타 제주상품과는 다른 차별화된 제주 상품을 단독 개발 및 판매할 방침이다. 더불어 제주도에 지사 개념으로 활동할 협력사를 선정하는 등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충청남도 서천군과 여행객 증진을 위한 관광협약을 맺고 ‘재래시장 러브투어(이하 러브투어)’ 상품을 단독 출시했으며 솔항공여행사(대표 김형미)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경쟁력 있는 국내여행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자유투어

●의료 관광 : 자유투어는 지난 3월11일, 제주한라병원과 메디컬 투어 추진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 최고의 관광지로 칭송받고 있는 제주도의 관광인프라와 제주한라병원의 전문 의료기술을 통합, 국내 최고의 전문 메디컬 투어를 추진할 방침이다.

●스포츠엔터테인먼트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09년 정규시즌 홈경기에 있어서 공동 마케팅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두산 베어스는 홈경기시 전광판을 통해 자유투어 광고 및 3루 외야 상단에 현수막 개시와 더불어 장외 홍보부스를 제공해 야구장을 찾는 팬들에게 자유투어를 알리고 있다.

▶하나투어

●의료 관광 : 하나투어는 자회사 하나투어인터내셔날과 한양대국제협력병원의 협약을 계기로 국내의료관광시장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양사의 이번 체결을 통해 중화권과 러시아 지역을 거점으로 해외 의료관광객 유치 및 관광 상품 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