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52호]2016-09-05 09:14

[Best Traveler(216)] 강혁신 세부퍼시픽항공 한국지사장

세부퍼시픽항공 10월 1일부터 본격적인 지사 운영
FIT·허니문·유학 및 어학연수·골프 등 가능성 다양
BSP 가입 준비 중, 아시아나 세이버 통해 발권 가능




“여행 타깃 및 테마 다양화로 승부수 띄워”
 
 
“저는 의외로 상당히 게으른 사람입니다. 할 때는 전력을 다하지만 하지 않을 때는 정말 가만히 있는 편이거든요.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도 가장 수평적인 관계에서 열심히 하고 또 그만큼 열심히 즐기고 싶습니다.”

세부퍼시픽항공이 올 가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세부퍼시픽은 지난 6월 21일, 강혁신 한국지사장을 발탁하고 오는 10월 1일부터 한국사무소를 지사 체제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강혁신 한국지사장은 기존 글로벌에어시스템에서 세부퍼시픽의 세일즈 업무를 전담했던 실무진 출신으로 시장 파악에 빠르고 지사 변경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적임자로 꼽힌다.

2014년 글로벌 퇴사 이후 업계를 잠시 떠났던 그는 사진을 배우는 학생이자 호텔업 관련 CEO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 약 2년간의 분주했던 시간을 통해 식견을 넓히고 좀 더 다각적인 사고를 하게 됐다는 강 지사장은 필리핀 여행시장 및 세부퍼시픽항공의 발전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글·사진 =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한국지사장 발탁 과정 및 소감이 궁금하다.
▲지난해 세부퍼시픽항공의 한국GSA 관련 입찰이 한 차례 진행됐었고 그 당시에는 기존 사무소였던 글로벌에어시스템과 계약을 유지한 바 있다. 올해 들어 본사가 한국사무소를 브렌치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한국시장을 총괄할 매니저를 선발하게 됐는데 본사와 글로벌 양쪽 모두에게 좋은 평가와 추천을 받아 선정됐다. 책임자가 됐다는 점에서 어깨가 무겁지만 다양한 업무를 추진할 수 있어 마음이 못내 즐거운 요즘이다.
업계를 떠나 있는 동안 상당히 멀리 그리고 크게 보는 습관이 생겼다. 본사의 기본적인 가치는 유지하되 한국 시장에 맞는 영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존 노하우에 더해 본사 시스템과 매뉴얼을 빨리 파악하고 좀 더 세밀한 설계도를 그려볼까 한다.


-한국지사의 구체적인 살림을 소개한다면.
▲서소문 동화빌딩 7층에 자리한다. 내부 공사가 끝난 뒤 10월 1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할 계획이다. 여행사 및 미디어 대상 론칭 행사도 준비 중이다. 한국지사 전체 직원은 총 11명으로 세일즈 3명, 예약 발권 2명, 화물 3명, 공항 1명, 총무 1명으로 각각 구성돼 있다. 대부분 기존 직원들이 그대로 자리를 옮기는 만큼 실수가 적고 이들이 빚어내는 시너지가 충분할 것이라 판단된다. 사무실에 회의실도 크게 만들었는데 우리를 위한 장소라기보다는 업계 관계자 누구나 맘 편히 자주 방문해줬으면 한다. 지금은 지사로의 변화 과정에서 여행사나 한국 시장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 하자는 게 첫 번째 목표다.
 

-항공 업계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부터 항공사 취업을 희망했는지.
▲대학 졸업하고 군 제대 후 아일랜드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지금은 어느 정도 한국 사람이 있지만 당시 아일랜드는 정말 생소한 목적지였다. 아일랜드 도착 후 딱 반년 만에 처음으로 같은 한국인을 만났을 정도니까.(웃음) 1년 간 영어 배우고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면서 확실히 시야가 트였지만 그래도 항공사 취업을 계획하지는 않았었다. 그래서 늘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귀국 후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사무직 보다는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일을 주로 찾아 헤멨다. 마침 대학에서 무역을 전공하기도 했고 외국 경험도 있으니 외국계 회사 혹은 서비스 중심의 일자리를 찾아 지원서를 냈는데 글로벌에어시스템 쪽에서 먼저 전화가 왔다. 2001년 세부퍼시픽이 취항하기 전이었고 그 때 사무실 직원은 총 4명에 불과했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모르고 맨 땅에 헤딩하듯 일을 배웠는데 돌이켜보면 정말 귀한 시간들이었다고 자부한다. 모든 것이 좋았던 시절도 있었고 미국 발 금융위기나 사스처럼 어려운 고비도 분명 많았다. 14년간의 경험과 각 사례를 토대로 이제는 어떤 위기 상황이 와도 좀 더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큰 성과다.
 

-과거와 달리 업체 간 경쟁 심화로 LCC들의 상황이 좋지 못하다. 세부퍼시픽항공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필리핀 LCC로써 브랜딩이 잘 구축돼 있다는 점이 첫 째다. 인지도 또한 나쁘지 않고 기내 서비스나 승무원들의 마인드도 훌륭하다. 특히 본사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고 한국시장에 대한 애정 또한 두텁다. 현재 세부퍼시픽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기재들의 평균 기령도 4년 미만으로 대부분 신형이고 오는 2021년까지 약 30대 이상의 신 기종을 도입하는 등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이다.

이원구간의 편리함도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필리핀항공은 세부와 마닐라 등을 경유해 두바이와 쿠웨이트, 아부다비, 시드니, 발리, 싱가포르, 홍콩 등의 국제선을 운항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와 홍콩은 운항 편수가 하루 4~6편일 정도로 연결성이 뛰어나다.

또 필리핀항공은 필리핀 현지에서 국내선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바꿔 말하면 채널 망이 그만큼 촘촘하다는 것이다. 한국 고객들 사이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몇몇 휴양지 외에도 팔라완, 보홀, 레가스피, 바콜로드, 일로일로, 다바오까지 다양한 필리핀 내 여러 목적지를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여행시장을 겨냥한 중장기적인 세일즈 마케팅 전략을 소개해 달라.
▲일단은 BSP가입을 준비 중에 있다. 빠르면 10월 늦어도 연말까지는 모든 시스템이 완료될 것이다. 아시아나 세이버를 통해 발권이 가능하다. 여행사 수수료 등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할 생각이다.

집중하고 있는 전략은 아무래도 수요의 다변화를 꼽을 수 있다. 필리핀 시장의 특성도 있지만 대부분 패키지 혹은 레저로만 고정돼 있는 여행 수요를 넓힐 생각이다. 우리가 너무 패키지로만 수요를 한정짓는게 아닐까 싶다. 개별 고객은 물론 허니문, 어학연수 및 유학생, 비즈니스, 현지 커뮤니티, 골프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여행객들이 세부퍼시픽을 이용했으면 한다. 특히 허니문의 경우 지금은 수요가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필리핀 각 휴양지들의 매력을 발굴해 알린다면 오히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세부퍼시픽항공을 통해 항공료를 절감하고 필리핀 현지에 최고급 숙소와 액티비티를 이용하는 등 참신한 여행 패턴은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다. 탄력적인 요금 운용도 협의 중이다. 적어도 반년 전에 얼리버드 요금을 오픈하고 극성수기와 뜨거운 날 요금도 미리 상의해 좌석을 공급하는 형태로 여행사와 본사의 수익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끝으로 부산 및 영남권을 개척하는 일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

세부퍼시픽항공이 지사로 바뀌면서 부산사무소는 아쉽게도 철수하게 됐다. 서울에서 전체를 컨트롤 하는 시스템인데 그만큼 자주 내려가고 자주 사람들을 만나 호흡할 생각이다. 부산은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신생 시장으로 재밌는 도전이 가능할 것이다.
 
 
-여행업계에서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인재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말단사원부터 시작한 케이스로써 후배들을 위해 좋은 세일즈 팁을 전해준다면.
▲일단 두 발로 뛰고 난 뒤 시스템을 이용하라고 권하고 싶다. 요즘 대부분의 업무가 온라인 혹은 모바일이나 메신저 등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예전보다 현장에서의 경험이나 만남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시스템을 활용한다고 해도 개인만의 자산, 즉 구축한 데이터와 노하우가 있어야 무리 없이 업무를 펼칠 수 있지 않을까? 평범하지만 세일즈를 잘하려면 묵묵히 해야지 특별한 꾀는 없는 것 같다.

사회 초년병 시절 정말 열심히 일했다. 사람도 많이 만났고 대형 업체와 중견사는 물론 이제 막 시장에 발을 내딛은 소규모 회사들을 꾸준히 개척했다. 그리고 그 해 연말 책상을 정리했는데 무려 3,000장의 명함을 발견하고 스스로도 놀란 적이 있다. 결국은 그만큼 많은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업체를 발굴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싶다. 여담이지만 한국지사장으로 발탁된 지난 6월 중순부터 현재까지도 벌써 300장에 달하는 명함이 소진됐다. 사람은 안 변하는 것 같다. (웃음)
 
 

 <Cebu Pacific Air>
세부퍼시픽항공은 지난 1996년 3월 8일부터 운항을 시작했으며 편리한 운항 네트워크와 거품을 뺀 저렴한 항공 운임을 내세워 약 1,200만 명의 누적 탑승객을 유치한 바 있다. 현재 아시아, 호주, 중동, 미국 등 다양한 지역에서 36개의 국내선과 30개의 국제선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서울과 부산에서 마닐라, 세부, 깔리보(보라카이) 등으로 향하는 직항 서비스를 제공한다.

세부퍼시픽항공은 7대의 A319기종을 비롯해 36대의 A320, 6대의 A330, 8대의 ATR 72-500 등 총 57대의 비행기를 보유하고 있다. 추가로 오는 2021년까지 32대의 A321neo, 2대의 A330, 16대의 ATR72-600을 도입할 예정이다. 항공권 예약 및 문의사항은 세부퍼시픽 본사 홈페이지(www.cebupacificair.com) 또는 콜센터(1577-8026)를 통해 접수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