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45호]2016-07-11 09:26

[칼럼]한경아 한국방문위원회 사무국장
 
 

“당신에게 친절은 무엇입니까?”


현장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과 경험으로 나타나
 

 
필자는 얼마 전 호기심에 못 이겨 4세의 여자아이에게 ‘친절’의 뜻을 물어본 적이 있다. 그 꼬마아이의 대답은 친절이란 ‘기다려주는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감이 오지 않아 아이에게 재차 물으니 ‘친구가 그네를 다 탈 때가지 떼를 쓰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이란다. 1차적인 욕구가 강한 어린 아이들에게 친절이란 가장 하고 싶은 것을 다른 이가 먼저 할 수 있게 기다려주는 ‘양보’의 개념으로 다가오는 모양이다.


얼마 전 한 외국인이 개인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글 속에서 이름을 에릭이라고 밝힌 그는 현재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으며 얼마 전 자전거를 타고 가다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했다. 상처가 크지 않았기에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에릭은 근처 샌드위치 가게에 들려 끼니를 때우면서 주인에게 근처 약국의 위치를 물었다.

가게 주인은 인근에 가까운 약국이 없으니 일단 음식을 먼저 먹고 나중에 사러 가면 된다고 했다. 식사를 끝마친 뒤 가게를 나서려다 그는 가게 주인이 그 사이 직원을 시켜 약국에서 필요한 약품을 사와서 건네주자 매우 놀랐다. 예상치 못한 친절에 당황한 에릭에게 가게 주인은 본인도 원래 육지에서 건너온 정착민이라며 타지에서의 생활이
외롭고 고된걸 알기에 작은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전했다.


가게 주인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에릭의 상처가 아닌 마음을 어루만져주었기 때문일까. 감동을 받은 에릭은 위의 경험담을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계의 친구들에게 전달했다. 더불어 본인에게는 이 가게가 제주에서 제일 맛있는 샌드위치를 파는 곳으로 인식됐다고 이야기를 풀었다. 그러니까 외국인 에릭에게 ‘친절’은 가게 주인의 경험이 투영된 ‘공감’이 바탕이 돼 감동의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친절은 그런 것이다. 흙으로 빚어내는 도자기와 같이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택배기사라면 배송물품을 기간 내 안전하게 수령자에게 전달하는 것이고 식당 업주에게는 차별 없는 서비스와 맛있는 음식을 청결한 환경에서 손님에게 제공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난 6월 17일에 개최됐던 ‘문화관광산업 경쟁력 강화회의’에서 저가 단체 관광 유치 경쟁과 바가지요금 등 문화관광 선진국에 역행하는 원인들을 없애고 국가브랜드 제고 차원의 친절문화 확립이 핵심과제로 떠올랐다. ‘친절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생각을 마음속에 담고 관광업에 종사하는 우리 모두가 친절로 우리나라에 온 손님을 대접해야 한다.


외국인을 맞이하는 접점은 매우 다양하다. 공항의 입국수속부터 도심으로 향하는 리무진버스, 택시 등 교통업 종사자, 외국인이 맛보는 한국 음식점 업주 및 종업원, 호텔, 게스트하우스까지 무한대다. 바꿔 말하면 숙박업주, 백화점, 전통시장의 상인 등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베풀 수 있는 친절의 모습 또한 다양할 수밖에 없다.


‘2016~2018 한국 방문의 해’가 시작된 지 6개월이 흐른 지금, 한국방문위원회를 비롯해 관광 접점 유관기관 및 업계, 지자체가 힘을 모아 친절문화 확산을 위해 K스마일 캠페인 운동을 다방면으로 실시하고 있다. 현재는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온 국민이 함께 친절문화 확산에 동참해 다시 찾고 싶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who?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하고 경기대학교 관광대학원에서 관광학 박사를 취득했다. 르네상스 호텔, 클럽메드 코리아, 넥스투어 등 여행사, 호텔, 리조트, 글로벌 외국계 기업까지 다양한 관광현장에서 발로 뛰며 사람을 만나고 업무 경험을 쌓았다. 한국방문의해 마케팅 본부장을 거쳐 현재는 사무국장을 역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