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25호]2016-02-05 09:46

[칼럼] 전재훈 이드코리아 대표



누구나 찾을 수 있는 한국
“한국 음식, 무슬림을 위하여”
 
 
해외에서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한류가 만들어내는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 파워가 실제로 대단하다는 것은 해외에서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수년전에는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김정은과 김정일, 그리고 핵실험에 대한 질문을 던진 외국인들이 이제는 강남스타일을 이야기한다.

그들은 내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집에 초대해 저녁을 함께하고 싶어 했으며 한국을 궁금해 했다. 하지만 안타까운 사실은 이렇게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방한하는 관광객은 한국을 두 번 찾으려하지 않는다. 심지어 무슬림들은 한 번의 방문조차 주저한다.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6억 명의 무슬림 인구는 할랄 음식을 먹는다.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뜻의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말한다. 좁게는 식품부터 넓게는 의약품과 화장품 등 생활 전반에 걸친 다양한 곳에서 할랄에 대한 수요가 있다.

방한 무슬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처럼 식품과 식당에 대한 부분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안타깝게도 전국에 무슬림 중앙회의 할랄 인증을 받은 식당은 열 곳이 채 되지 않는다. 의료관광, MICE, 한류관광의 수많은 인바운드 관광객이 무슬림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국처럼 식품과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는 식품 섭취 방법은 그저 기호의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슬림을 포함한 힌두교, 유대교인 그리고 채식주의자들은 종교적 신념에 따라 혹은 선택에 따라 그들만의 식생활 규칙이 엄격히 존재한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종교적 신념과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우리는 그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관광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일본과 싱가포르의 사례를 보면 우리의 길이 명확하게 보인다.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위해 정부-기업-학계 간 긴밀한 연계를 통해 일본 라멘 등에 발 빠르게 할랄 인증을 부여했며, 싱가포르는 호텔과 식당, 병원 등에 무슬림 유치를 위한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여행업계도 인바운드 무슬림 대응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호림 시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무슬림을 하나의 산업으로 이해하고 대 무슬림 서비스와 관광 선진국의 거버넌스를 실현시키기 위한 발 빠른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2016년 1월 한국 관광의 해 개막식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다. 정부가 2천만 관광객 시대를 열기 위해 중국의 문을 먼저 두드린 셈이다. 중국은 인바운드 관광객의 45%를 차지할 만큼 큰 시장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중국인만을 바라보기에 여행 트렌드는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ICT와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의 출시, 개인의 감성 맞춤 여행, MICE 등 고부가가치 여행 등 새로운 흐름을 대응하기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트렌드 중 무슬림 인바운드의 증가도 포함돼 있다. 세계 무슬림 인구 증가와 한류의 영향으로 큰 손인 중국 이후 한국에 올 손님은 무슬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2천만 관광객 시대를 열기 위해선 무슬림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 종교적 배척이 아닌 하나의 산업으로 이해하고 정부와 업계가 긴밀하게 협력해 그들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터키와 이집트 등 이슬람 국가의 인바운드 관광객들과 한식당에서 안심하고 식사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who?

이슬람 건축물의 아름다움에 빠져 전 세계의 이슬람 국가를 여행하게 됐다. 이후 이스탄불과 두바이에서의 근무 경험을 토대로 한국을 무슬림들에게 소개해주고자 무슬림 콘텐츠를 활용한 여행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된다. 현재 이드코리아의 대표로 한국관광공사의 창조관광사업에 선정돼 방한 무슬림을 위한 웹서비스 ‘할랄찹스틱스’를 운영 중이다. (http://www.halalchopstick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