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25호]2016-02-05 09:45

[취재수첩] [광화문 연가] 권초롱 - 취재부 기자



“눈물겨웠던 KATA의 값진 1승”

 
 
과거 여행 성수기 시즌인 7,8월이 되면 중앙 언론을 비롯한 다수의 미디어가 날선 칼날을 ‘여행업계’로 들이밀었다. 연례행사로 치러졌던 여행업계 마녀사냥이 어느 순간 심심하면 터져 나오는 이슈거리가 됐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하고 치부했으나 이제는 그 수준이 자못 심각하다.

언론의 마녀사냥 빈도가 잦아진 것보다 더 큰 문제는 더 이상 마녀사냥으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거다. 여행사를 향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팽배해진 점은 말해 입 아픈 지경이 됐고 정부부처들의 ‘여행업계 재정비’는 멀쩡한 도로를 갈아엎는 수준까지 왔다.

2014년과 2015년은 여행사 실무진들이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때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중앙 언론의 마녀사냥이 이어졌다. 그야말로 ‘여행사 죽이기’를 몸소 보여주는 한해였다. 그간 여행업계를 지탱해왔던 규정들이 속수무책으로 사라지고 소비자 권익 강화 위주로 개선됐다. 유독 2014년이 심했던 탓에 본지 역시 결산호 특집 중 하나로 ‘2014 올 한해 달라진 관광 관련 제도’를 전면 분량으로 기사화 했을 정도다.

여행사 상품 가격에 제재를 가했던 관련부처는 취소 고객으로부터 안전망을 갖췄던 여행사들의 취소수수료까지 건드렸다. 이어 올 연초에는 항공업계까지 그 손이 뻗쳤다. ‘항공교통이용자 권익보호방안’을 마련한 것. 그 어디에도 업계 종사자와 산업 권익 강화를 위한 법안 마련은 보이지 않고 이들이 힘겹게 서 있는 자리까지 뺏고 있는 형국까지 왔다.

업계가 자신들을 옥좼던 상황들에 제 목소리를 내고 의견을 제대로 피력한 적이 얼마나 있었을까. 소비자 권익에 치우친 법안 개정이 나오고 업계 생리에 무지한 복수 언론의 마녀사냥이 터질 때면 업계 실무진들의 푸념은 한결 같다. “업계가 힘이 없어서 그래. 제조업이나 의료업, 통신업 등 타 산업군 대비 목소리를 내주는 곳도 없고 힘도 없다보니 그냥 이렇게 당하는 거지.”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여행업협회(KATA)가 지난달 14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를 상대로 내걸은 소송에서 1심 승리를 이끌어낸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며 눈물겨웠다. 공정위는 홈쇼핑 여행상품 판매 과정에서 ‘중요 표시·광고 고시’ 위반 혐의로 판매 여행사들에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KATA는 지난 1년간 20개 여행사와 함께 무혐의를 주장했고 법원은 KATA의 손을 들어줬다. 여행업계의 목소리를 대신 내주고 권익을 향상시켜줘야 할 협회들이 좀 더 사명감을 갖고 업계를 위한 활동들을 펼쳐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