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22호]2016-01-15 09:54

[Best Traveler(187)] 조규진 (주)라온랩 대표이사



“비슷한데 많기까지 한 여행상품 중 내게 맞는 상품은?”
‘가격’ 아닌 ‘이용자 후기’, 상품 비교 특허 출원
큐레이션 강화 및 고객 패턴 분석 시스템 개발
 
 
“소비자들의 상품 구매 패턴이 변하는 만큼 여행사들의 유통구조도 바뀌고 있다. 그런데 여행상품은? 온라인화가 더디다. 여행사들끼리 밴드(BAND)나 여타의 SNS를 통해 빠르게 소진시켜야 할 상품들을 떨이로 판매하더라. 랜드, 여행사끼리 서로 땡처리를 하고 있는 건데 뭔가 잘못됐다고 느끼지 않나. 소비자에게 팔아야지, 왜 같은 동종업계끼리 정보를 넘기며 판매하고 있는가. 그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다. 시중에 나온 여행상품 비교사이트(업체)들은 ‘저렴한 가격’이 우선이다. 라온랩은 ‘상품’ 자체로 승부 할 수 있는 채널을 여행사들에 마련해주고자 한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한국인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여행업계의 경기는 밝지 못하다. 수년째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고 이탈 여행객을 잡기 위해 내걸은 ‘가격경쟁’은 제 살을 깎아먹고 있는 형국이다.

라온랩은 여행사들이 ‘가격’이 아닌 ‘상품’ 자체로 소비자들에게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이용자들의 상품 구매 후기가 해당 여행사의 신뢰도를 높이고 상품 판매를 위한 경쟁력을 갖게 한다는 것.

조규진 대표는 인터뷰 내내 여행사의 좋은 상품을 소비자에 알리고 함께 나누고 싶다고 강조했다.

취재협조 및 문의=(주)라온랩(www.laonlab.com / 02-525-2000)
글·사진=권초롱 기자 titnews@chol.com
 
 
 
-여행업 CEO가 컴퓨터 공학박사라는 점이 상당히 흥미롭다. 여행업에 진출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4~5년 전 가족여행을 가기 위해 상품을 검색했었다. 당시에는 여행사들이 하나투어나 모두투어처럼 대리점 형태로 운영됐고 인터넷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지 않았다. 여행상품은 너무 많은데 다 비슷하더라.

가족들과 베이징을 가려고 했는데 수십, 수백 개의 베이징 상품 중 무엇이 좋은 상품이고 우리에게 맞는 상품인지 모르겠더라. 상품은 같은데 가격은 다르다는 것도 의문이었다. 결국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 어느 날짜에 어디를 가려고 하니 추천해 달라고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범람하는 여행상품 속에서 진주를 찾기란 쉽지 않다.

공학박사 출신이니까 IT와 연계한 시스템을 만드는 데에는 자신 있었다. 여행의 패러다임은 바뀌고 있다. 창업 이전에 여행은 대리점에 전화를 하는 것이었고 간판여행사와 대리점만 무수했다.

지금은 직판여행사와 온라인여행사가 생겨났다. 소비자들에게 여행상품들을 검색, 비교해주는 시스템을, 무엇보다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해주고자 여행업에 뛰어들었다.


 
-라온랩이 운영하는 ‘라온트립’은 여행상품 비교사이트인가. 서비스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라온랩의 ‘라온트립’은 일종의 플랫폼이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여행상품 포털 서비스’다. 여행상품들을 비교해주기도 하지만 큐레이션 서비스에 더 주력했다. 여행사들의 다양한 여행상품을 소비자가 쉽게 검색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순 ‘가격’이 아닌 사용자 평가에 기반을 둬 소비자 본인에게 꼭 맞는 여행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무엇보다 상품 배열순서가 ‘저렴한 가격’이 아닌 이용자들의 평점이 높은 순이다. 만약 ‘일본 오사카’ 상품을 검색했다고 치자. 자사와 제휴한 업체들의 다양한 오사카 상품 중 평점이 높은 순서대로 5개의 상품이 맨 상단에 위치한다. 이용자들의 평점은 △가격 △일정 △호텔 △특전 등을 아우르며 이용후기가 추천 상품 하단에 함께 게재돼 상품의 신뢰도를 높인다.


 
-제휴 여행사 및 취급하는 여행상품이 궁금하다. 더불어 라온랩의 메인 타깃은 어떻게 되나.

▲현재 48개 여행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내일투어, 한진관광 등 국내 내로라하는 여행사들과 제휴를 맺고 그들의 패키지, 에어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세계3대 관광회사 중 하나인 그레이라인 페루와 상품 판매 및 검색광고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업체와의 제휴도 더욱 넓힐 계획이다. 2016년 1월 13일 기준 취급 여행상품의 수는 2,300여 개에 달한다.

항공, 호텔, 패스 등 단품은 취급하지 않는다. 이는 우리의 메인 타깃과 결부되는 부분인데 단품만 취급하는 비교사이트나 온라인 예약 사이트가 무수히 많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는 여행상품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이기 때문에 가공된 상품을 판매한다.

메인타깃은 30대 이상이다. 3040세대가 우리에겐 매우 중요한 소비층이다. 20대는 온라인에 특화돼 있지만 자유여행 비중이 높다. 3040세대는 자녀 동반 혹은 부모님 효도관광 등 가족여행 형태를 띤다. 이들은 자유여행을 하기엔 부담스럽고 패키지 상품이나 에어텔 상품 선호가 높다.


 
-타사대비 라온트립만의 경쟁력을 꼽는다면.

▲여행상품 가격비교 엔진을 구현 중인 업체는 많다. 그러나 상품을 큐레이션 해주는 업체는 없지 않나. 자사의 큐레이션 서비스가 최대 경쟁력이라고 본다. 라온트립은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다. 페이스북과 연동하면 상품 검색부터 구매까지 가능하다.

또한 라온트립 홈페이지는 페이스북과 같은 형태로 구현된다. [나의 여행]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페이스북 내 자신의 타임라인처럼 자신과 친구의 여행정보나 사진, 게시글 등을 볼 수 있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내가 최근 본 상품이나 관심상품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상품예약 문의도 원스톱으로 이뤄진다.

사이트 안에서 여행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도 있다. 친구들과 여행을 도모할 수도 있고 같은 여행상품을 통해 여행한 소비자들이 여행후속모임을 만들 수도 있다.

B2B 측면으로 보자면 라온랩은 ‘가격’이 아닌 ‘상품’으로 승부할 수 있는 판매채널이다. 다수의 비교사이트가 ‘가격’을 놓고 저렴한 가격부터 우선순위로 판매함으로서 여행사들의 출혈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여행사와 여행사의 상품을 브랜딩 해주는 판매채널 겸 홍보채널의 역할을 한다.

이밖에 제휴사 전용 관리자 페이지를 통해 해당 업체의 어떤 상품이, 언제, 얼마나 클릭됐는지 현황을 제공한다. 상품, 이벤트 등 주제별 클릭 수도 제공해 여행사들의 마케팅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된다.


 

여행사들이 ‘가격’이 아닌 ‘상품’ 그 자체로 소비자에게
평가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한 조규진 대표.

 


 
-여행업을 비롯한 모든 산업군에서 ‘모바일기기’의 활용이 최대 화두다. 라온랩도 모바일 앱 개발 계획이 있나.

▲지금 당장은 필요 없다고 본다. 자사 모바일 웹만으로도 충분히 소비자들은 간편하게 상품 정보를 확인한다. 모바일 웹 또한 페이스북과 동일하게 제작돼 있어 소비자들의 이용환경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행사들처럼 상품을 직접 만드는 업체가 아니다. 연결시켜주는 업체이기 때문에 모바일 앱을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해선 고민 중이다.

다만 소비자와 여행사 모두가 만족할 만한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향후 1~2년 내에 우리는 소비자 개개인의 패턴을 분석해 B2B2C 모두가 만족할 시스템을 장착할 계획이다. 소비자의 검색 상품을 들여다보면 수요가 보인다.

소비자가 ‘오늘’ 검색하는 상품은 당장에 소진되는 게 아닌 ‘미래형’ 소비를 위한 검색이다. 같은 상품이라도 어떤 날짜에 소비자들이 몰리는지, 반대로 소비자는 같은 상품이더라도 어느 날짜에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지를 미리 파악하고 싶어한다. 가려운 부분들을 긁어줄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파트너 페이지를 보다 세세한 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소비자에게는 큐레이션 서비스 기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발리’여행상품을 검색 중인 소비자에게 현재는 여행사별 ‘발리’상품만을 추천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발리’와 연관된 휴양지 혹은 허니문 등 해당 소비자 니즈를 파악한 연관 상품들을 함께 추천할 계획이다.


 
-비 여행업계 출신으로 여행업에 진출해 애로사항이 많았을 것 같다.

▲여행업계의 생리를 모른 채 여행서비스를 시작하다보니 고생이 많았다. (웃음)

2011년 라온랩을 구상했고 본격적인 시작은 2012년부터다. 이후 시스템을 만드는데 1년을 소비했다. 사실 당시 만든 서비스는 너무 앞선 시스템이었다. 그래서 엎고 다시 만들어 론칭한 게 2013년 8월이다. 서비스 론칭 후에는 마케팅하는데 시간이 상당히 소요됐다.

비 여행업계 출신으로 힘들었던 건 네트워크가 없다는 거다. 여행사 CEO들을 알아야 만나서 자사 서비스를 홍보 할텐데 그러질 못했다.


 
-반대로 가장 뿌듯했던 기억은.

▲2014년부터는 사업다운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행사도 소비자도 모두 우리의 서비스를 알아주기 시작했다는 점이 고무적인 한 해였다. 2014년 7월 한경비지니스가 주최하는 여성 소비자가 뽑은 ‘2014 프리미엄브랜드 정보서비스’에서 해외여행부문 대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노력의 결실을 맺었고 인정까지 받았다. 지난해는 2014년대비 페이지뷰가 무려 300% 이상 급증했다. 현재 4,700여 개의 이용자 리뷰가 달렸다.
 


-끝으로 라온랩이 꿈꾸는 청사진이 있나.

▲라온랩의 비전이 ‘IT로 세상을 편리하게’다. 소비자에게는 편리함을, 여행사에게는 매출증진을 제공하는 여행상품 전용 포털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좋은 여행상품을 함께 찾아주고 함께 나누는 업체로 기억에 남고 싶다.
 
 
 
 
[조규진 대표이사 약력]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
△Stevens Institute of Technology, New Jersey, USA 전자공학과 석사
△Rutgers - The State University of New Jersey, USA 전자공학과 박사
 
[現] (주)라온랩 대표이사
△2012.05 여행서비스-여행상품 비교 방법 및 장치 특허 출원
△2015.04 인터넷 보안-스마트폰을 이용한 현장인증 방법 특허 등록
△2015.09 빅데이터 분석-여행상품 검색 데이터 분석을 통한 여행 수요 예측 특허 출원
[現] 성균관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 학과 자문위원
2007.09 ~ 2011.10 파수닷컴 PA사업본부장 상무
2004.11 ~ 2007.08 다산네트웍스 기술기획/마케팅 상무
2000.02 ~ 2004.10 (주)시큐어소프트 CTO 상무
1995.12 ~ 2000.02 (주)삼성SDS 솔루션사업부/연구소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