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18호]2015-12-11 14:54

[Best Traveler(184)] 최진권 엔스타일투어 대표이사

“여행, 그 이상을 만들어 주는 여행사가 목표”
 단순 유통 아닌 ‘색다른 여행’ 제시하고 싶어
여행자가 할 수 없는 부분 찾아 서비스 개발
 
 
최진권 대표는 유통업이 아닌 여행업을 꿈꾼다. 항공권을 구매하고 숙박을 예약하는 예약대행업체가 아니라 고객에게 ‘이런 여행지에서, 이런 호텔에서, 이런 경험을 해보지 않을래요?’라고 새로운 여행을 제안하고 싶다고 했다.
엔스타일투어의 최종 목표는 ‘여행, 그 이상의 여행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여행사’가 되는 것이다. 자유여행자에게 보다 편안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철저히 자유여행자의 입장에서 상품을 개발하고 기획한다.

그래서 엔스타일투어의 상품은 독특하다. 패키지상품처럼 만들어진 자유여행을 선택해 구매만 하면 된다. 일정은 자유롭고 여정은 정해져있다. 패키지인 듯 패키지 아닌 오묘한 엔스타일투어의 자유여행은 그저 고객이 주문한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여행자가 생각지 못했던 여행까지 제시하려는 최진권 대표의 고집이다. 분명한 것은 이 고집이야 말로 엔스타일투어만의 독보적인 경쟁력이라는 것.

최진권 대표는 여행자들이 할 수 없는 부분을 서비스하고 그들이 모르는 목적지와 경험을 새롭게 제시할 때 여행사의 존재 가치가 발생하고 그것이 여행사의 본질에 가까워지는 일이라고 말한다. 여행사의 본질에 충실한 여행사가 되는 것. 최진권 대표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취재협조 및 문의=엔스타일투어(www.nstyletour.com/02-578-5843)
글·사진=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진부한 질문이지만 여행업 입문계기가 궁금하다.
▲처음부터 여행업에 종사하던 사람은 아니다. 원래는 IT 관련 사업을 하다가 당시 동업하던 친구와 유럽 패키지여행을 떠났는데 그게 여행업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 가이드를 보고 여행을 ‘업(業)’으로 삼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 때는 여행업의 처우나 생리 같은 것은 전혀 모르고 그냥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생각했다. 유럽 패키지여행을 다녀온 후 일 년 만에 여행업에 뛰어들었으니 어떻게 보면 유럽여행이 여행업 입문계기가 되겠다.

새로운 영역에 대한 호기심에 막무가내로 뛰어든 여행업이었다. 여행업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자체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건 불가능했다. 대신 유통시스템을 만들 능력은 있었는데 이 능력을 살려 만든 것이 바로 마켓 플레이스 형태의 투어캐빈이다.
 
-새로운 영역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만큼 여행업이 재미있었는지 궁금하다.
▲최초로 시작을 했을 때는 여행사들이 투어캐빈을 모르는데다 생소한 방식으로 상품을 팔아준다고 하니 전혀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판매에 나선 여행사도 없었고 상품을 주더라도 상담지원을 해주지 않아 직접 상담에 나서야 했다. 그 때 당시 인지도 확보를 위해 키워드 광고에 집중했는데 투어캐빈을 시작한 2003년에는 키워드 광고가 지금처럼 활성화 되지 않았던 때라 효과가 어마어마했다.

키워드 광고 이후에 문의 전화가 정말 쉴 틈 없이 쏟아졌다. 그 때는 모든 직원들이 상담에 매달려야 했었다. 물론 여행업 경험이 부족했던 탓에 초반 2년 정도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그래도 직접 상담에 나선 일이 여행업을 배우는데는 큰 도움이 됐다. 자리를 잡으면서부터는 단거리 지역 중심으로 랜드사와 함께 투어캐빈 자체 상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정신없었지만 분명 재미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꾸려온 여행사를 올 초 세이브 존에 매각했다.
▲사실 투어캐빈이 급성장한 것은 창업 초창기의 이야기다. 2006년 엔스타일투어를 시작하면서 점점 투어캐빈은 유통쪽으로 엔스타일투어는 자유여행전문사로 성격이 달라졌다. 본격적으로 여행업을 하고 싶어서 만든 것이 엔스타일투어였기 때문에 자연스레 투어캐빈보다는 엔스타일투어에 집중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투어캐빈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고 어느 순간부터는 정체되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세이브 존이 좋은 조건으로 제안을 해왔다. 투어캐빈은 자본이 많아야 잘 될 수 있는 비즈니스라고 생각했는데 자본력이 탄탄한 큰 기업에서의 제안은 서로 ‘윈-윈’이라고 생각했다. 더불어 투어캐빈의 매각이 엔스타일투어에 집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적절한 시기에 최고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엔스타일투어를 단독 운영하게 되면서 힘든 부분은 없었나.
▲투어캐빈을 매각하고 엔스타일투어가 독자노선을 걷게 된 것은 후회하지 않지만 그것과 별개로 올해 정말 안 좋은 일이 많았다. 올해는 유난히 악재도 많았지만 트렌드 변화로 인한 어려움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유럽지역을 예로 지난해와 올해 가장 큰 차이점은 올해 특히 더 여행사를 거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 예전에는 전문 여행사라고 하면 특정지역 만큼은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전문성이 충분히 어필이 되면 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전체 상품을 예약하려 하지 않고 자기가 할 수 없는 부분만 예약 한다던가 정보만 묻거나 가격만 비교해보려는 고객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꽃보다~’ 시리즈의 영향이 큰 것 같다. 꽃보다 시리즈가 연달아 히트를 치면서 사람들이 유럽여행을 전보다 쉽게 생각하는데다가 방송에서 여행하는 방식이 전부 스스로 해결하는 모습만 나오다 보니 여행사를 통해 가는 것 자체가 자유여행에서는 일반적이지 않게 돼버린 것 같다. 여행 트렌드의 변화는 누구나 예견했지만 그래도 단계적인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예년과 달리 급변했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여행트렌드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
 

여행자에게 새로운 여행을 제시할 수 있는 능동적인 여행사를 꿈꾼다는 최진권 대표.
 
-엔스타일투어의 대표적인 상품인 ‘스마트 트랜스퍼’도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 아닌가.
▲스마트 트랜스퍼 역시 최근 트렌드에 맞춘 상품이다. 사실 엔스타일투어의 비즈니스 모델은 항공, 호텔, 트랜스퍼 등을 한데 모아 만든 자유여행상품이다. 그런데 최근 자유여행 트렌드는 누구나 알다시피 단품이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들이 자유여행을 단품으로만 갈 것이냐. 그건 아닐 것이다. 분명 여행사 수요가 있을 것이고 여행사는 그냥 있는 단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이 할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여행사의 본질적인 목적 아닌가. 모든 여행사들이 고객들이 해달라는 것만 해주는 수준일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상품을 낱개로 쪼개서 파는 최근 트렌드와는 반대로 잘 만들어진 상품을 고르기만 하면 되도록 다 묶은 상품을 판매한다.

엔스타일투어의 새로운 캐치프레이즈 ‘패키지보다 쉬운 자유여행’은 자유여행도 패키지 고르듯이 편하게 즐기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러한 핵심을 가장 잘 구현한 것이 스마트 트랜스퍼다.
 
-지금까지는 호주를 제외하고 유럽지역 개발에 집중했는데 앞으로 단거리를 비롯한 타 지역에도 진출 계획이 있는지.
▲예전에 단거리 지역을 했었다가 부족한 전문성을 이유로 그만둔 적이 있다. 사실 올해 유럽에 문제가 많이 생기면서 다시 시작해볼까 고민했었는데 역시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단거리 상품 대신 단품 쪽은 도전 의지가 있다. 엔스타일투어가 추구하는 여행사의 본질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거대한 트렌드의 흐름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 외에 내년에는 아이슬란드 지역과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끝으로 엔스타일투어가 추구하는 비전은.
▲능동적인 여행사가 되는 것. 마냥 고객이 해달라는 대로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서 고객들에게 “이런 여행도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려 주고 싶다. 그리고 그 부분에서 인정받고 싶다. 엔스타일투어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여행, 여행 그 이상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여행사로 인식되길 바란다.

물론 이것은 내 이상향이다. 이것만으로 생존이 될 수 있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이것과 별개로 생존을 위한 단품 판매 비즈니스도 함께하려 한다. 막연히 요즘 트렌드가 그래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단품 서비스를 통해 스스로 여행을 만들고 싶은 여행객들이 편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아직도 여행가서 하는 모든 것들이 한국에 있는 서비스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현지에서 직접 예약하거나 해외 사이트를 이용해야만 하는 서비스도 많다. 이걸 한국으로 가져와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책임도 져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자유여행자들을 위한 여행사의 비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