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35호]2009-11-20 00:00

축제가 지역을 변화시킨다 <10>천안 홍타령 축제

함께‘춤’을 출 때  가장 행복하다

천안 삼거리의 능소설화를 신명, 감동, 화합의 축제로

천안은 예나 지금이나 교통의 요충지로 잘 알려져 있고, 특산물로는 호두과자가 유명하므로 이를 대외에 홍보하고 지역의 문화 발전을 위해 1987년부터 천안 삼거리문화제를 개최했다.

그러나 시대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여 매력성을 상실함에 따라 2003년부터 ‘천안삼거리’ ‘흥타령’ ‘춤’을 하나로 융합하는 천안 흥타령축제로 개편했다. 즉 천안 흥타령 축제는 이 지역에 전해져 내려오던 다음과 같은 능소설화가 밑바탕이 된 것이다.

천안 삼거리는 과거 영남과 호남 지역 사람들이 서울로 가는 삼남의 교통요충지였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주막이 생겨났으며 서울로 과거를 보러 가던 전라도 고부의 박현수라는 선비가 이곳에 머무르는 동안 능소라는 아가씨와 인연을 맺었다.

상경 후 과거에 급제하여 천안 삼거리에서 다시 만나 얼싸 안고 춤을 추며 ‘천안삼거리 흥 능소나 버들은 흥’하고 노래를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 민요인 ‘흥타령’은 바로 이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천안 흥타령축제는 이처럼 지역 고유정서가 녹아 있는 능소설화와 흥타령의 춤, 노래를 소재로 ‘다 함께 흥겨운 춤을 !(Let’s Dance in Cheonan!)’이라는 슬로건 하에 스토리텔링(story telling)을 통해 신명·감동·화합의 춤 축제로 탄생했다.

흥타령축제의 초고속 성장 비결은 공감대 넓은 축제 소재

천안 흥타령축제는 2003년 처음 개최된 이래 2006년 예비축제, 2007년 유망축제, 2008년 우수축제를 거친 이후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하는 최우수 축제로 선정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각종 춤 경연과 거리 퍼레이드를 핵심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천안 흥타령축제는 시작 당시 5만명에 불과하였던 관람객수가 2008년 약 110만명으로 그 규모면에서 20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전국의 축제 중 그 유례를 찾 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천안시 관계자는 천안 흥타령축제의 성공요인은 천안의 흥을 살린 남녀노소 누구나가 즐길 수 있는 ‘춤’을 축제의 주제로 정했다는 점과 시민들의 천안 흥타령축제에 대한 자발적인 참여, 웰빙 붐을 타고 전국으로 춤 보급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시대적 상황과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행복을 느끼는 순간,“여러 사람이 함께 춤을 출때”

태고적부터 인간은 가장 기쁠 때 춤을 춘다. 뿐만 아니라 인간은 춤을 통해 기쁨을 느낀다. 몇년 전 영국의 BBC방송에서 행복을 주제로 조사한 결과 ‘사람들이 가장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여러 사람이 함께 춤을 출 때’라는 결론을 내린바 있다.

이러한 점에서 천안 흥타령축제는 만국 공통어인 춤을 소재로 하는 축제이기 때문에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축제 프로그램도 흥타령 춤 경연대회, 춤따라 배우기 교실 등 춤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우리나라 흥타령의 발원이며 천안삼거리의 정체성을 품고 있는 민속설화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조명한 마당극 능소의 사랑, 흥타령 풍물난장, 세계 춤 문화 전시관 운영 등 관람객이 참여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2008년 천안 흥타령 축제에서 특히 주목을 끈 것은 세계민속 춤 경연대회였는데, 해외 17개국에서 22개 팀이 참가하여 국제적인 행사로 진행되었다. 참가 팀 중 러시아의 ‘야나’, 그루지아의 ‘아프하즈’, 필리핀의 ‘바야니한’팀 등은 국립 민속무용단이었으며, 그 밖의 참가팀도 국제적으로 실력과 기량을 인정받고 있는 팀으로 이들의 참가로 축제의 질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또한 해를 거듭할수록 젊은 층의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천안 아시아 도시댄스도 천안 흥타령축제의 볼거리 중의 하나이다. 아아아 도시댄스는 박진감 넘치는 B-보이 배틀과 재즈, 팝핀, 힙합, 락킹, 하우스 등 프리스타일에 의한 댄스 퍼포먼스 경연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세계적인 춤꾼들의 게스트 공연이 가미되어 흥미를 더해주었다.

흥타령 춤 최다인원 동시 춤추기, 기네스 북 도전 예정

거리 퍼레이드는 천안 흥타령축제의 꽃 중의 꽃이라 할 수 있다. 화려한 의상과 춤이 조명을 받아 멋진 볼거리를 제공하고, 거리퍼레이드 마지막 구간에서 참여자와 관람객 수만명이 함께 춤의 열정 속에 빠져드는 장면을 연출하여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기 때문이다.

천안 흥타령축제의 거리 퍼레이드는 단순히 행진을 하는 것이 아니라 퍼레이드 도중 펼치는 춤경연 방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해외에서 많은 팀이 참가하고 현대와 고전, 세계 각국 모든 영역의 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올해는 거리퍼레이드 마지막 구간인 아라리오 광장 및 8차선 600m에 이르는 장소에서 퍼레이드 말미에 펼쳐지는 뒤풀이 한마당에서 세계 최다 인원 동시 춤추기 기록에 도전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지난 6월17일 한국기록원과 협약식을 가졌으나 아쉽게도 신종 플루로 인해 축제가 취소되는 바람에 이 행사는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라인댄스 분야의 세계 기네스 기록은 지난 2007년 8월 미국 코카콜라가 추진한 ‘큐피드 셔플 춤’을 1만7천명이 8분간 춤을 춘 기록이지만 흥타령 축제에서는 이 기록의 갱신을 위해 자체 개발한 흥타령 춤을 1만8천명이 10분간 동시에 춤을 춘다는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