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088호]2020-02-04 16:58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경영체제로 간다

어머니·여동생, 조원태 회장 중심 한진그룹 경영 지지
장녀 조현아와 외부 세력 연대 안타깝다 표현 실질적 비난
여행업계, 최근 외부환경 악화 속 지속가능 협조체제 기대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진행되고 있는 남매간의 다툼은 결국 가족이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한항공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고 조양호 회장의 유족들은 상속 지분을 통해 주주권 행사를 할 수 있게 됐는데 큰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현 조원태 회장에 반기를 들면서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향방에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땅콩 회항으로 무리를 빚어 사법처리까지 당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한진칼 지분 6.49%를 보유하고 있는데 외부 세력인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17.29%)와 반도건설(8.28%) 지분을 합쳐 지분율이 32.06%인 점을 감안해 전문 경영인을 추대하겠다며 조원태 회장 체제에 반기를 들었다. 사실상 고 조양호 회장의 미망인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원태 회장의 여동생 조현아 한진칼 전무가 각각 보유한 한진칼 지분 5.31%, 6.47%가 누구한테로 가느냐에 따라 오는 3월에 있을 대한항공 경영권의 향방이 갈리는 운명에 처해 있었다.
 
지난 2019년 3월4일 창립 50주년을 맞은 대한항공이 창립 기념식을 가졌다. 사진 가운데가 조원태 회장.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아 한진칼 전무가 지난 4일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한 한진그룹의 전문 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는 지난 4일 내놓은 공동 입장문에서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빌딩 모습. 지난 2013년8월1일 대한항공으로부터 인적 분할 방식으로 설립돼 지주회사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회장 경영체제를 지지하면서 대한항공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연임이 가능하게 됐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본인 지분 6.25%와 어머니 이명희 고문 지분 5.31%, 여동생 조현민 전무 지분 6.47%와 정석인하학원 등 특수 관계인 지분을 포함해 22.45%가 된다. 여기에 조 회장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 10%와 카카오 1%를 합하면 조원태 회장 측 지분은 총 33.4%에 달한다.
 

대한항공 B747-400
 
남매간의 지분 차이는 약 1.34%(의결권 감안 시 1.5%)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오는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4.11%를 보유한 국민연금과 나머지 3.61%를 보유한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개인주주들의 결정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사회적인 무리를 야기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전무와 손잡은 외부 세력의 손을 들어 주기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도 힘을 싣고 있다. 실제 땅콩 회항으로 피해를 입은 모 객실승무원은 최근 대한항공에 사표를 내고 오는 4월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진보 성향 정당의 비례 대표로 출마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하고 있다.
 
한편 여행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항공업계와 여행업계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가족 간 불화로 인한 경영권 다툼이 조기에 해결돼 항공 및 여행업계가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지속가능 협조체제를 구축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