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033호]2018-06-08 09:42

저비용항공사 왜 저가를 자처하나?

 
국제선 분담률 18.4%, 건전 해외여행에 동참할 때

택시 기본요금도 안 되는 미끼요금 판매 지양 필요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위상에 걸 맞는 마케팅으로 건전한 해외여행시장 구축에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는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2개사와 LCC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가나다 순) 등 6개사가 영업을 하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국제선 여객 689만 명 가운데 대형 항공사 분담률은 40.3%, LCC가 18.4%를 차지해 LCC의 국제선 분담률이 대형 항공사의 절반에 가까워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LCC들은 상용 노선이 아닌 국제선 취항이 많고 외국계 LCC와의 경쟁 등을 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로 얼리버드 항공권 판매에 일부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택시 기본요금도 안 되는 국제선 항공요금으로 일정분의 좌석을 할애해 미끼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일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로부터 아예 저비용항공사라는 점은 잊게 하고 싸구려를 연상케 하는 저가항공사라는 오명을 듣는 것을 LCC가 자처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실제 LCC들은 일정 분의 국제선 좌석에 한해 유류할증료 등을 포함해 몇 만원에 판매하는 등 영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 세대인 2030세대들이 값싼 LCC 항공권을 구입한 뒤 무작정 해외여행에 나서는 즉흥족까지 등장하는 등 전체 해외여행객만 늘어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외국계 LCC들이 이 같은 영업 전략을 펼치고 있어 어쩔 수 없다는 지적이 있긴 하지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항공 및 여행업계의 지적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미끼 항공권은 미끼에 그친다”며 “업무만 늘어날 뿐 오히려 정상적인 판매 분과 성수기에는 소비자들로부터 항공권 가격에 대한 거부감만 불러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여행업계에서도 일부 LCC는 여행사에 호의적으로 판매를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적극 활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전체 LCC 분담률을 감안하면 크게 못 미친다는 입장이다. LCC와 여행사가 협업 관계를 구축해 미끼 항공권 판매요금 수준은 아니더라도 여행사에 특정 요금과 항공 좌석을 배분해 건전한 해외여행시장이 구축되도록 하는 윈윈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LCC의 지나친 증가가 전체 항공시장에 부작용을 초래한다며 신규 LCC 면허 기준을 항공기 5대, 자본금 300억 원 등으로 강화하고 기존 LCC도 자본 잠식 등 문제가 지속될 경우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항공사업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오는 7월에 확정하기로 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