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48호]2016-08-08 09:32

[칼럼] 김종덕 여행발전소 대표





‘KNOW-WHERE’를 아는 것이 바로 ‘KNOW-HOW’
 



여행업은 참 복잡하다. 실체도 없지만 내용도 없다. 공인중개사 소위 부동산 아저씨처럼 집을 살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을 이어주는 유통(거래)상에서만 존재하는 기업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여행객들이 원하는 것을 적절히 찾아서 매번 다양하게 접목해야만 수익과 직결되고 고객만족을 이루게 된다.



미안한 말이지만 여행사 입사는 쉽다. 직원이 필요하지 않은 업체는 하나도 없는 탓이다. 모두다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으나 좋은 사람을 찾기란 어렵다. 요사이 트렌드를 분석하면 업체에서 원하는 공통적인 인재상은 ‘많이 아는 사람’인 것 같다.



다시 생각해보자. 많이 아는 사람의 업무 범위는 항공예약, 요금계산, 호텔예약, 철도 티켓 예약, 패키지 상품 소개, 상담, 수속 등이 아마 전부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것에 대해 많은 경험과 이론을 갖추고 그곳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영어까지 잘한다면 그야말로 능력 있는 직원으로 대접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걸로 끝일까?



사람들은 흔히 ‘노하우(KNOW-HOW)’의 중요성을 말한다. 일에 있어 경험을 쌓고 자신만의 무기를 갖춰야만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번 업무를 반복하고 매뉴얼을 외우고 지식을 쌓는다. 그러나 여행업계의 상황은 특수하다. 우리는 같은 항공사에서 배포하는 요금표를 외우고 해외 리조트의 동일한 객실을 예약하며 몇 몇 회사의 ERP 시스템을 함께 사용한다. 여기에 대부분의 사회 악재에 함께 피해를 입고 다량의 정보가 노출돼 있는 B2B2C 홈페이지와 각종 온라인 채널까지 비슷하게 운영한다. 더 쉽게 말하면 내가 굳이 발권을 하지 않는다 해도 그 업무를 대신해주는 이들이 주위에 산재한데, 이러한 단순 업무를 감히 노하우라 말할 수 있을까.



필자는 여행업에서의 노하우란 위에 제시한 이론과 업무의 연속성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에도 말했지만 여행사란 무형의 원가(항공료, 지상비, 호텔, 교통 등)를 가공해서 판매가라는 생명을 불어 넣는 곳이다.



우리 업계에서의 노하우란 내가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서로 공유하고 재능을 나누는 것이다. 물론 숙련된 기능을 갖추기까지의 시간은 필요하다. 이후에야 상대방을 전문가로 만들 수 있고 그로 인해 나도 전문가 대접을 받을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대한항공의 좌석을 구하지 못한다 해도 전화 한 통이면 쉽게 문제를 해결하고 내가 하면 일주일이 걸리지만 고작 이틀 만에 발급을 끝내는 비자 발급 전문 대행사도 마음을 열고 나누면 만날 수 있다.



즉 여행업에서의 진정한 노하우이자 쓸모 있는 재능은 “노하우를 누가 알고 있는지(혹은 누가 갖고 있는지)를 아는 것” 이다. 이제 우리에게는‘KNOW-WHERE’= ‘KNOW - HOW’정신이 필요하다.
 
 
who?
김 종덕(jdkim100@naver.com )
여행발전소(주) 대표이사로 경기대학교에서 관광경영 석사를 마쳤다. 현재는 여행사 직원용, 여행실무/원가정보 공유 랜드피닷컴(www.landfee.com)과 단체블럭좌석/지역별 지상비 공유 GV10(www.GV10.com) 사이트를 운영하며 여행업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을지대학교, 청강문화산업대 겸임교수 또한 역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