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32호]2016-04-04 08:59

[Best Traveler(197)] 김병태 서울관광마케팅 대표이사






“공정하고 지속적인 서울 관광, 숫자 보다 질적 발전 지향할 때”
 
 
여행, 문화, 음악 등 전문 노하우 활용해 전략 수립


다양하고 적극적인 사업 추진으로 기업 체질 개선할 것


서울 교통+박물관 입장 묶은 여행자 패스 출시 계획
 
 


“지루한 걸 많이 싫어하죠. 제 인생의 모토가 뭐냐면 궁금한 건 일단 다 저질러 보자예요. (웃음)”


김병태 서울관광마케팅(주) 대표이사(사장)의 이력은 여느 CEO보다 독특하다. 88올림픽을 앞두고 그 당시 한국에는 없던 지도책을 직접 제작해 출판한 것이 고작(?) 대학시절의 일이란다. BT&I 근무 당시에는 여행사 상장에 대한 중요성을 미리 인식하고 물심양면으로 기업 네트워크 확장에 힘썼다.


이후 업계를 떠났던 12년 동안 페스티벌 기획 및 주최, 문화전시, 오페라 강좌까지 폭 넓은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마음 맞는 지인과 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만들었던 오페라 강좌는 3년 동안 전 강좌가 만석을 차지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언뜻 보면 그의 프로필은 꽤나 산발적인 것 같지만 결국 모든 과정들이 문화관광 사업과 깊게 연결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해 6월 29일 서울관광마케팅 사장 부임 이후 1년 간 일체의 기자간담회나 인터뷰 요청을 미뤄 왔던 김병태 대표는 친정인 여행업계 전문지와의 만남을 통해 생존신고를 했다.


업계 출신으로서 혹시라도 후배들에게 피해가 갈까 더 열심히 성실히 일하고 있다는 그에게서 나이와 상관없는 청춘의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취재 협조 및 문의=서울관광마케팅(www.seoulwelcome.com) | 글·사진=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지난 해 6월 사장 부임 이후 곧바로 메르스 사태가 터졌다. 생각해보면 가장 힘들었을 시기일 것 같다. 지난 1년간의 상황을 설명한다면.



▲정신없이 바빴다. 최대 고객 중 하나인 중국 마켓이 당시 50% 이상 점유율이 떨어져 나갔다. 서울시와 서울관광마케팅 그리고 모든 관광업계가 서로 힘을 합쳐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중국 현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춤도 추고 혹시 몰라 중국어로 된 노래까지 같이 외웠으니까. 이런 모습들이 현지에 방영되면서 어느 정도 효과를 얻은 것 같다. 당초 반년 정도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약 4개월 만에 시장이 회복됐다는 점이 뜻 깊은 성과 중 하나다.


 
-민간에서 공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뒤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면접 때 심사관들이 내 이력을 보고 이 사람은 서울관광마케팅 사장을 하려고 이런 저런 일을 했냐고 묻더라. (웃음) 그만큼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선정된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단순히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의견을 조율하고 호흡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래서 속도 조절을 좀 했다.



서울관광마케팅은 관광업 관련 시장의 현안들을 잘 요약하고 이후 어떤 방향으로 갈지를 서울 시장, 시의회, 담당공무원 그리고 여러 개의 협력 기관들과 의논하고 풀어야 하는 기관이다.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논리적으로 진정성 있게 다가간 덕분에 이제는 많은 부분에서 서로 뜻을 같이하게 됐다. 조금 더 보태면 누가 뭐래도 관광업계 출신으로서 지금도 어깨가 많이 무겁다. 혹시라도 일을 잘못해서 나쁜 선례를 남기면 앞으로 업계 후배들이 다른 무대로 진출할 때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잘 해야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서울관광마케팅을 간단하게 소개해 달라.


▲2008년 2월 4일 설립됐다. 서울 관광자원의 효율적인 개발, 상품화, 마케팅을 통한 외래방문객 유치 증대를 최대 목표로 한다. MICE 마케팅을 통한 국제 비즈니스 도약, 지속 가능한 도시 관광 마케팅 추진, 관광자원 개발 및 관광인프라 구축을 통한 관광산업 육성 등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상품 및 자원개발에서는 한류관광 활성화,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하는 도보관광, 우수관광상품 인증제, 대체숙박업(Seoul stay)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관광정보 관련해서는 서울 관광 가이드북 및 지도 제작과 배포, 오프라인 정보센터 운영, 서울시 공식 관광정보 사이트 (VisitSeoul.net) 운영 등에 힘써왔다. 이 밖에 서울썸머세일, 서울등축제 같은 축제 및 이벤트 개최를 통한 시너지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서울 관광의 시급한 현안은.


▲서울은 한 해 1,000만 명이 넘는 외래객이 방문하는 메가 시티로 성장했다. 그런데 방문자들이 지나치게 몇 개 국가에 한정돼 있다. 이는 곧 타깃 다양화와 목적지 분산 등 개선해야 할 사항이 많다는 점을 의미한다. 현재의 서울 관광은 대부분 명동이나 인사동 같은 다운타운 중심의 쇼핑 관광에 집중돼 있지 않나? 다운타운 뿐 아니라 서울 시 25개 주요 자치구에 골고루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서울 뿐 아니라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분산 효과도 염두하고 있다.


외래관광객이 그룹이 아니라 개별로 서울을 찾았을 때 적어도 패키지 여행보다 더 보고 즐겨야 재방문 창출이 가능하지 않나. 서울에서는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 한강이나 북한산 등 근거리에서 아웃도어 체험을 즐길 수도 있는데 이러한 정보 제공이 아직 미진한 것 같다. 시즌 별 내외국인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페스티벌이나 이벤트 등의 콘텐츠 개발에도 좀 더 주력해야 한다.


 

그는 지금도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여행업계 출신으로써
좋은 선례를 남기기 위해 더 열심히 뛰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 개별관광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FIT 위주의 관광 패러다임 변화는 이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한국을 찾는 개별관광객이 80% 정도로 증가하고 있고 이 가운데 70% 이상이 모바일로 정보를 찾는다고 한다. 풀어 말하면 외래관광객들이 모바일로 여행상품과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을 하루빨리 구축하고 보급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모바일 관광장터’가 그에 따른 대안 중 하나다. ‘모바일 관광장터’는 다양한 체험형 관광상품이 직거래 될 수 있는 온라인 마켓 운영을 통해 외래객들에게 ‘다시 가고 싶은 서울’의 가치를 구현한다. 전통에서 한류까지 폭 넓고 특별한 체험을 제공하되 현지에서 그 지역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고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유용한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전략 목표를 세웠다.


대형 여행사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인바운드 여행상품을 소규모 여행사나 스타트업, 청년 및 외국인 유학생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해외 경험을 가진 다양한 벤처들을 통해 공급함으로써 인바운드 시장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까지 일석이조 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VisitSeoul 사업도 마찬가지다. 웹과 모바일로 서울의 관광명소는 물론 맛 집, 숙박, 문화행사 소식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e-가이드북 다운로드, 공연 및 숙박 예약 서비스까지 서울 여행에 필요한 부가서비스도 있다. PC웹, 모바일 웹 버전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i Tour Seoul을 통해 쉽고 편리하게 서울을 여행할 수 있는 만큼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측면에서 모바일 관광장터는 영세한 관광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인바운드나 신생업체 같은 경우는 아무리 좋은 상품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도 이를 알리고 소개할 창구가 없지 않나. 서울관광마케팅이 보유하고 있는 노하우와 자원 등을 통해 업체들의 좋은상품을 홍보하고 더 큰 무대로의 진출을 돕고 싶다.
 


-올해 특별히 추진하고 있는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메르스 이후 안정화 됐지만 그래도 해외시장에 서울의 관광이미지 개선을 위한 전방위 마케팅이 필요하다. 위에 언급한 관광시장 다변화 및 개별자유여행객 유치기반 확대, 적극적인 MICE 발굴 및 유치 강화 등이 핵심이 될 것 같다.


해외에서 열리는 주요 관광 설명회와 MICE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반대로 서울을 알릴 수 있는 현지 로드쇼도 꾸준히 계획하고 있다. 또한 서울을 찾는 외래객들이 좀 더 편안한 자유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교통, 박물관, 각종 관광지 입장권 등을 하나로 묶은 소위 <데이패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관련 업체 및 카드사들과 구체적인 운영을 논의 중에 있다. 유명 여행지 중 데이패스나 여행자패스가 없는 도시는 드물다. 서울의 위상을 강화하고 여행객들 사이에서 나름의 브랜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하반기에는 서울국제트래블마트(SITM) 개최도 예정 중에 있다. 참가 규모를 확대하기 보다는 UNWTO 글로벌 포럼과 연계해 서울형 공정관광 모델을 구축하고 대내외적인 캠페인을 전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 끝으로 서울시 관광이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명한다면.


▲지속적이고 공정한 관광이 가능한 도시로 가야한다. 모호할 수 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국제 도시 가운데 수익성이나 상업적인 역량 말고 관광철학과 비전으로 움직이는 도시들은 많지 않다. 지금처럼 양적인 볼륨만 추구한다면 10년, 20년 뒤에도 서울관광이 존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서울은 투명하고 깨끗하고 철학이 있는 도시로 변해야 한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어울리는 도시이자 지역의 생태와 문화적 가치를 존중하는 것. 여기에 관광기회의 보편성이 보장되고 관광 주체 간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는 세계적인 관광의 허브로 간다면 분명히 승산이 있다. 이런, 너무 잘난 척 같나?(웃음)
 

 
 
<대표 약력>


■생년월일 : 1958년 4월 29일
■학력 : 성균관대학교, 동대학원 졸업/ 휘문고등학교 졸업
■출판 : “세상의 모든 것과 동업하라”
■주요경력
·2015. 6. 29~ 서울관광마케팅 사장 부임
·2015.4~ 한-아프리카 교류협회 이사
·2002.12~ 김종영미술관 고문
·2011. 9~2015.6 지산리조트 상임고문
·2009.4~2011.9 풍월당(클래식 음악 아카데미) 대표이사
·1988.3~2009.12 BT&I 여행사(現 SM C&C) 대표이사
·1984.1~1988.2 서부출판 대표(국내최초 국·영·중 관광지도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