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89호]2015-05-08 12:50

[Best Traveler(156)] 김학곤 유니홀리데이 대표이사
“정직, 신뢰, 몰입 그리고 비즈니스”
유니홀리데이 5월 6일 창립 10주년 맞아
해외 리조트 GSA는 흡사 입양아를 키우는 과정
 

유니홀리데이(대표이사 김학곤)이 10번째 생일을 맞았다. 지난 2005년 5월 6일 ‘관광통합마케팅’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한국관광시장에 도입한지 꼭 10년이 흐른 셈이다. 설립 초기 한 시간이 넘는 비즈니스 미팅 후에도 결국 유니홀리데이가 무슨 여행사인지를 다시 물어봤다는 에피소드는 다행히 재미난 추억으로 남았다. 이제 국내 여행업계에서 유니홀리데이는 누구나 알아주는 <마케팅 사관학교>로 통한다.

함께 출발했던 경쟁자들이 자취를 감추고 소비자 트렌드가 변하며 여행 시장 전체가 과도기를 겪는 특수한 상황에서도 묵묵히 한 길을 걷는 기업과 리더의 고집은 그만큼 울림이 큰 법이다.

창립 10주년을 맞아 지난 6일 서울 서소문에 위치한 유니홀리데이 본사에서 김학곤 대표를 직접 만났다. 연이은 해외 출장으로 피곤함을 호소한 그였지만 유니홀리데이의 비전과 전략을 설명하는 모습은 여전히 매섭고 진중했다.
글=김문주·사진=이예슬 기자 titnews@chol.com
 
 
-상투적이지만 창립 10주년을 맞는 소감이 궁금하다.
▲직원들에게도 똑같은 얘기했는데 시간이 너무 빠르다. 처음 유니홀리데이를 창립 할 때 같은 장소(서소문로 정안빌딩, 현재 유니홀리데이가 위치해 있다.)에서 시작했는데 10년 동안 다른 곳을 배회하다 출발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시장이 어렵다 보니 5년을 넘기는 기업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한 고비는 넘긴 것 같다. 앞으로의 10년, 20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다.
 
-퍼포먼스에 강한 기업인만큼 특별한 행사를 기대했는데 무난히 지나가는 느낌이다.
▲성대한 호텔 행사도 기획했고 직원들과 함께 떠나는 해외워크숍도 고민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결국 그 모든 행사가 직원들이 고생해야 나오는 결과물이거든. (웃음) 모든 일이 그렇지만 나 혼자 잘나서 성공하는 경우는 없다. 여기까지 유니홀리데이를 지켜준 직원들에게 공을 돌려야 하는데 행사 한다고 일을 시키는 것은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창립일 오전에 직원들과 함께 10년 동안의 히스토리를 담은 영상을 보고 장기근속자 대상 우수사원시상식도 진행했다. 오후에는 저녁도 함께했는데 우리 직원들 뿐 아니라 해외 파트너들도 대거 초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
 

-여행시장의 변화를 체감하는지.
▲환경 자체가 좋아졌다는 점은 피부로 느낀다. 인아웃바운드 여행객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한국은 여느 나라 못지않은 관광선진국이 됐다. 과거에는 여행사를 슈퍼마켓처럼 생각했다면 이제는 누구나 여행사가 기업임을 인지하고 있다. 해외여행도 과거에는 죽기 전 한번쯤 가는 사치 였지만 이제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떠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의 하나로 패러다임이 전환됐다. 우선 마켓 규모가 성장하니까 그만큼 좋은 인재들도 많이 투입되고 이들이 새로운 업무를 진행하는 등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지금의 여행시장이 과도기라는 지적도 있다.
▲몇 년간 양적 팽창에 몰두한 탓에 가격 경쟁이 심해지고 이로 인해 힘들었던 여행사들이 고민 끝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 조금씩 무의미한 저가 전략을 버리고 가격 정상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질 높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여행업 본연의 취지로 돌아서고 있다.

해외시장으로 봤을 때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마켓에 대한 우려는 있다. 가까운 시일 내 약 1억 명에 달하는 중국관광객들이 여행을 떠날 것이고 결국 한국과 유사한 동남아시아에 관광객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지금도 평균 중국과 한국여행객의 해외 객실 이용 단가는 약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가격 정상화는 시급한 문제 중 하나다.
 
-10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비즈니스는 무엇인가.
▲수트라하버리조트를 만난 것은 상당히 의미 깊은 일이다. 쉽게 말하면 우리한테는 장자(長子)와도 같은 존재니까. 수트라하버리조트의 한국GSA로 활동하면서 유니홀리데이가 지향하는 비즈니스를 펼치는 동시에 회사 브랜드와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었다.

사실 수트라하버 리조트는 삼고초려(?)의 결과물이다. 2005년 5월 처음 창업을 하고 인연이 닿아 GSA 계약을 체결하려고 수트라하버를 방문했다. 그런데 당시 독점 권한에 대한 현지 랜드사들의 반발이 너무 심했던 탓에 본사에서도 결정이 쉽지 않아 차일피일 계약이 미뤄지게 됐다. 성과 없이 귀국했다가 그 해 7월 리조트를 다시 방문했는데 또 안 되더라. 당시 허윤주 이사는 눈물까지 쏟았다.(웃음) 결국 11월이 돼서야 어렵게 GSA계약을 체결했는데 아쉽게도 총 지배인은 여러 가지 루머에 휩싸여 회사를 떠나게 됐다.

2005년 수트라하버 리조트는 한국시장에 5,000룸 나잇을 팔았다. 우리가 GSA를 체결하고 1년 만인 2006년 이 수치는 16,000룸 나잇, 2007년에는 무려 58,000룸 나잇까지 규모가 성장했다. 그제야 리조트 관계자들도 우리의 전문성을 믿어주게 됐다. 여담이지만 당시 그 지배인이 현재 말레이시아 E&O 호텔의 총지배인이다. 우리와 한국사무소 계약을 맺고 있다. (웃음)
 

-일을 진행하면서 정말 뜻 깊었던 순간을 꼽는다면.
▲가장 기뻤던 일과 슬펐던 일을 꼽으라면 답은 하나다. 호라이즌 리조트를 만나고 헤어진 것.(웃음) 지금 생각해도 뭉클하다. 하이난의 경우 비행기가 모두 빠졌기 때문에 여행 수요가 드물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이 올 여름 전세기를 투입하지만 시즌성 수요로는 한계가 있어 본사 측에서도 적극적인 한국 영업 재개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호라이즌 리조트의 한국 업무를 2006년도 1월부터 담당했다. 당시 호라이즌 빌딩이 하나였는데 객실은 약 450개 수준이었다. 2005년만 하더라도 호라이즌에 한국 고객은 한 명도 없었지만 계약 체결 후 1년 만인 2007년 3만 4천 룸 나잇, 약 2만 5천 명의 한국인이 리조트를 방문하게 만들었다. 지금도 믿기지 않는 기적 같은 일이다. 이후 2008년 1월 리조트 총 지배인이 전화가 와서 갑자기 한국에 오겠다 하더라.

무슨 일인가 걱정했는데 만나자마자 제네럴 매니저라고 적힌 명함을 줬다. 알고 보니 그전까지는 타이틀만 제너럴이고 자격은 부총지배인 형태였는데 한국 시장의 성장으로 승진을 하게 된 것이다. 처음 받은 명함을 나에게 제일 먼저 보여주고 싶다고 비행기를 탔다고 했다. 같이 울었다. (웃음)
 
-해외 파트너들과 일을 하면서 서로 다투거나 감정이 상하는 경우는 없나.
▲쓴 소리 정말 많이 한다. 농담 같지만 우리끼리는 유니만큼 컴플레인 많은 업체도 드물꺼라고 얘기한다.(웃음) 우리가 한국GSA를 체결하거나 업무를 전개하고자 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평균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현장에 여러 차례 다녀오는 것은 물론 해외리조트가 한국고객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미리 점검하고 한국고객들을 위한 기준을 만드는데 상당한 공을 들인다. 나는 해외 리조트 GSA 업무가 입양아를 키우는 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직접 낳지는 않았지만 내가 낳은 아이처럼 키우고 가르치는 것. 아이가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야단도 치고 매도 든다. 결국 애정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좋은 리조트와 호텔이 너무 많다. 향후 호텔리조트 마케팅에 있어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가.
▲시설과 외관이 뛰어난 호텔은 말 그대로 넘쳐난다. 이제 하드웨어를 통해 마케팅을 하거나 화려한 겉모습만을 강조하는 전략은 무의미하다. 하드웨어 보다 스포트웨어를 살린 접근이 중요하다. 즉 리조트의 정신, 리조트 콘텐츠, 리조트가 위치한 여행목적지의 스토리, 문화적 배경 등이 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다. 방이 넓고 시설이 뛰어나고 좋은 디자인을 갖췄다는 것을 뽐내기 보다는 이 리조트에서 가족과 어떤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무엇에서 감동받을 수 있는지를 세심한 자세로 알려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사와의 끊임없는 협력과 논의를 통한 테마 개발이 중요하다.
 
-끝으로 유니홀리데이가 10년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을 알려달라.
▲GSA 비즈니스의 8할은 설득에 있다. 한국 시장을 고객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 점검부터 시작하고 앞서 언급했지만 본사 측에 불편한 소리도 많이 한다. 그래서 무엇보다 파트너와 신뢰 구축이 중요하다.
수트라하버 리조트의 오너가 바뀌면서 우리도 계약이 해지된다는 루머가 많이 돌았다. 정작 우리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서로가 쌓아온 유대감을 믿은 것이다. 정직한 자세로 신뢰를 쌓는 일이 업무의 첫 번째 단계다.
직판시장이 성장하고 채널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옮겨오면서 GSA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단순 업무나 보고서 제출로 중간 단계에서 커미션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한국사무소의 정확한 역할로 승부한다면 좋은 결과를 만날 것이다.
 
 
<유니홀리데이(Uniholiday)>
관광 통합 마케팅 및 세일즈 전문기업으로 글로벌 호텔 브랜드와 리조트, 액티비티, 데스티네이션 등 다양한 프로덕트의 홍보마케팅을 전담해 왔다. 여행사, 랜드사, 글로벌 여행기업, 해외 파트너 등 4대 고객의 만족을 목표로 한국시장에서의 비지니스 구축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말레이시아 수트라하버 리조트,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 백두산 완다그룹 리조트, 말레이시아 E&O호텔 등의 한국GSA로 활약 중이다. 추가로 호라이즌 리조트엔스파, 리조트월드센토사, 수트라 생츄어리 롯지 등의 업무도 병행한다. (http://www.uniholi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