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83호]2015-03-20 17:08

[Best Traveler(153)] 이영헌 TNT투어 대표이사





“대표는 직원 마인드로, 직원은 대표 마인드로”
옐로트래블 합류, 모바일 시장 개척 주력할 것
가능성 있는 틈새 찾아 TNT투어만의 서비스 제공
 
 


뒤늦게 여행업에 뛰어든 중소규모의 전문여행사가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눈에 띄기 위해서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거나 엄청난 혜택의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기존에 없던 전혀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는 수밖에 없다.


TNT투어는 ‘터보젯 페리 실시간 예약’이라는 블루오션을 공략, 시의적절한 묘수로 여행객들의 주목을 받았고 홈페이지와 블로그, SNS를 통해 젊고 활기찬 사내 분위기를 공개하며 차근히 신뢰를 구축했다.


아직까지 TNT투어의 인지도나 브랜드 가치, 색깔을 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하는 TNT투어 이영헌 대표는 시종일관 담담한 어조로 TNT투어에 대한 질의응답을 이어나갔다. 그는 TNT투어를 냉정하게 겨냥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고 있는 듯 했다. 꿀 바른 말로 TNT투어를 포장하는 대신 바닥부터 함께 올라온 직원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고 현 위치에서 TNT투어가 지향해야 할 것들을 이야기 했다.


TNT투어에서는 정기 워크숍을 통해 다양한 가치의 상을 직원에게 준다. 수많은 상 중에 소리 없이 일 잘하는 사람에게 주는 상이 있는데 어쩌면 그 스스로가 ‘소리 없이 강한 자’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히, 그리고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TNT투어의 이영헌 대표를 업계 최초로 본지가 만나봤다.


취재협조 및 문의=TNT투어(www.tnttour.co.kr/070-8672-5555)
글·사진=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최근 옐로트래블 인수와 관련한 이슈가 있었다. 인수의 배경이 궁금하다.


▲사실 그 이야기라면 할 말이 없다. 특별한 배경은 없었다. 옐로트래블 측에서 먼저 제안이 왔었고 우리는 옐로모바일의 다양한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에 참여하게 됐다. 아무래도 그런 차이 아닐까.


경차를 타고 가면 주차도 마음대로 하고 가고 싶은 곳도 갈 수 있고 여러모로 편한 게 있다. 그런데 리무진 버스를 타면 나머지 승객들도 기다려야 하고 계획대로만 움직여야 해서 불편한 점이 많을 것이다. 여러 가지를 따져봤을 때 경차가 더 낫지 않겠냐는 거다.


우리가 주도해서 합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쪽에서는 아직 특별히 진행된 상황은 없다. 옐로트래블이 ‘아시아 넘버 원 여행레저그룹’을 지향하고는 있지만 그게 하루아침에 될 것이라 생각지는 않는다. 다음과 카카오도 인수합병한지 한참이 지났지만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 쪽에서 기대하는 것은 옐로모바일의 기술력과 소속된 여행기업들과의 다양한 협업 정도다.


 
-조심스럽지만 대표로서는 매우 어린 나이라고 알고 있다. 여행업 시작의 계기는 무엇이었나.


▲여행업에 첫 발을 들인 것은 대학생 때였다. 2001년도쯤에 여행박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여행박사가 생긴지 1년도 안 됐을 때였다. 그 때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상품 판매가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당시의 나는 ‘80일 만에 세계일주’, ‘렛츠고 재팬’ 등 여러 홈페이지를 맡아서 관리했었다.


학업과 병행하며 여행박사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다가 학교 졸업 이후 여행박사에 정식으로 입사하게 됐다. 입사 이후부터는 계속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최연소 부장, 최연소 팀장, 최연소 여행박사 부산 지사장까지. 결국 여행박사 대표이사 권한대행까지 하다가 나왔다.


 
-서울지사와 부산지사가 있던데 운영이 어떻게 되고 있는가.


▲TNT투어의 법인설립은 2010년 11월 부산에서 먼저 했다. 법인을 설립한 그 해 8월에 서울 사무실을 처음 차렸고 나는 12월에 서울사무소로 합류했다. 엄밀히 따지면 창립자는 아니다.


이전에 계셨던 대표님은 부산사무실을, 나는 서울사무실을 맡아 공동으로 운영하다가 지난해 12월에 부산 대표님이 빠지게 되면서 현재는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단독대표로 일하고 있다.


BSP 발권은 지난해 11월부터 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없었다가 규모가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BSP 없는 여행사를 불안해하는 듯해서 도입했고 서서히 발권량을 늘리고 있다.



 
-TNT투어의 수익구조가 궁금하다. 주로 단품 위주의 단거리 자유여행상품을 판매하는데 사실 단거리 자유여행에서는 돈 나올 구멍이 많지 않다.


▲수익구조는 특별한 내용이 없다. 그것보다는 조직문화나 분위기로 다른 것들을 커버한다. 예를 들면 우리 직원들이 1인당 핸들링 하는 고객들이 타 개별여행사 직원들에 비해 많은 편이다. 그런데 그걸 힘들다고 불평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다들 ‘으샤 으샤’하는 분위기로 일을 해나간다.


 
-직원들의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나. 혹시 활발한 사내 이벤트가 있어서 인가.


▲사내 이벤트가 조미료 역할은 할 수 있겠지만 애초부터 ‘열심히 하자’의 분위기를 계속 만들어왔던 것 같다. 처음 시작부터 돈이 많은 회사도 아니었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았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 있는 친구들은 바닥부터 함께 해온 사람들이다. 그래서 일반 직원 마인드보다는 대표와 비슷한 마인드를 갖고 있다. 회사 살림을 자신의 살림처럼 아끼고 일 역시 직접 주도해서 함께 회사를 키워나가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참, 이면지 활용을 안 해서 직원한테 혼난 적도 있다.(웃음)


 
-뻔한 질문이지만 타사와 차별되는 TNT투어만의 경쟁력이 있을까.


▲없는 것 같다. 물론 잘 포장한다면 말할 수는 있겠지만 글쎄. 지금은 경쟁력을 만들어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후발주자로써 따라가는데 바빴다. 색깔이 어떻다, 장점이 무엇이다 하는 차별화는 없는 것 같다.


지금까지는 타사에서 잘하거나 강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벤치마킹하는데 주력했다. 기본이 안 돼 있는데 직원들에게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잘 돼 있는 것을 보여주고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를 함께 고민한다. 창조는 모방에서 시작된다고 하지 않는가. 모방이 목표는 아니지만 지금까지는 타사의 좋은 부분을 가져와서 ‘TNT투어 화’ 시키는 작업들이 더 많았다.


 
-벤치마킹한 것 중 성공사례라고 꼽을 만한 것이 있는가.


▲알다시피 여행업 대부분이 벤치마킹이다. 벤치마킹을 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애프터 콜’이다. 여행을 다녀온 고객들에게 여행 중 불편한 점이 없었는지 물어보는 제도인데 사실 애프터 콜의 주 목적이 아쉬웠던 점을 묻는 것이라 일부 직원들은 왜 굳이 전화까지 해서 안 좋은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냐는 불만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는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없지 않은가. 나는 우리 상품의 간이 안 좋은지 위가 안 좋았는지를 고객의 애프터 콜을 통해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캐치해서 불편한 것이 있으면 계속 그 부분을 개선해나가고자 한다.


 
-홈페이지만 봐도 직원들과의 소통을 굉장히 중시 여기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여행사 홈페이지에 직원들의 사진을 올려놓지 않는데 TNT투어는 사내 이벤트 소식을 메인 화면에 꾸준히 업데이트 하고 있다.


▲우리가 노출할 상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인지도 있는 회사도 아니다보니 TNT투어를 알릴만한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그래서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통해 TNT투어만의 활발한 사내이벤트나 조직문화를 공유하며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를 알리고 있다.


비슷한 인지도의 여행사를 놓고 봤을 때 상품만 깔아놓고 실체는 알 수 없는 여행사보다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매달 알려주는 여행사가 그래도 금방 망할 것 같지는 않을 것 아닌가(웃음).


 
-끝으로 지금은 단거리를 위주로 하는데 앞으로 진출하고 싶은 지역이 있나. 사업 확대 및 다각화에 대한 계획이 궁금하다.


▲사업 확대의 가능성은 늘 열어두고 있다. 문제는 사람이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거니까 그 일을 당장 하자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시작을 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역 확대의 계획은 있다. 개인적으로 확대 지역의 우선순위를 둔다고 하면 태국, 필리핀이 될 것 같다. 이미 이를 위해 동남아지역을 맡을 경력 직원을 충원한 상태다. 기회가 된다면 올해 안에 태국과 필리핀은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사업 다각화의 계획 역시 물론 있다. 틈새가 보이거나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계획이다. 그렇게 해서 시도했던 것이 지난해 론칭한 ‘터보젯 페리’ 앱이다. 크게 돈이 되지 않아 아무도 안했던 사업이었다. 사실 터보젯 측도 우리에게 관심이 없었다.


‘너희가 팔면 얼마나 팔겠냐’는 식이었는데 생각보다 판매가 잘 되니 태도를 바꾸더라. 지금 터보젯 페리를 모바일 앱으로 실시간 예약,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는 TNT투어가 유일하다. 앞으로도 에어텔 상품보다는 모바일에 더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모바일 서비스의 경우 올 여름에도 다른 앱을 선보일 계획이다.


여행업의 빈틈을 계속 찾고 있다. 남들이 안하거나 잠깐 관심이 없거나 하는 부분 말이다. 시장 가능성이 있고 수요가 예상되면 현지 직거래를 활용한 단품 개발이든 모바일 앱이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호텔이나 항공은 이미 장악이 끝났기 때문에 우리는 대체로 현지에서 찾으려고 하고 가능한 모바일로 해결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