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73호]2008-08-08 17:27

하반기 미주 시장 분석 및 전망

(아름다울 미)가 아니라, 未(아닐 미)


전체 여행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2008 여름 성수기, 미주팀 관계자들의 표정이 유독 어둡다. 주 5일제의 전면 실시와 해외여행 확대로 성비수기의 구분이 없어졌다고는 말을 하지만 사실상 여름철 성수기만큼 여행사들이 기대를 거는 시즌도 없다. 그러나 올 성수기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어 관계자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이 가운데 미주 시장은 2006년부터 끊임없이 제기돼온 노비자 미국여행과 함께 계속적으로 하락세다. 관계자들은 미주 시장의 지속적인 불황을 타 지역에 비해 다양하지 못한 상품군과 지역적 특수성, 그리고 개별여행자 증가 등에 따른 결과라 분석한다.

여행사들의 미주 담당 부서를 살펴보면 대부분 미서부와 동부(미국), 하와이, 캐나다, 그리고 중남미를 담당하는 인원으로 구성돼 있다. 패키지 상품은 예년부터 미서부 코치 일주나 캐나다 완전 일주, 가을철 캐나다 메이플 상품, 중남미 단체 등을 고객들이 애용해 왔다. 상품가는 여름 시즌 기준 캐나다 완전일주가 3백39만원, 미서부+미동부 완전일주가 3백69만원 등이다(하나투어 자료).

실질적인 상품 판매 비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것은 코치를 이용한 국토 종단 상품. 한정된 일정에 많은 것을 직접 보고 체험하고 싶어 하는 여행객들의 습성은 아직도 유지되는‘캐나다 완전 일주’로 굳건한 생명력을 보인다.


주목할 점은 미주 시장에 대한 여행사의 고전에도 불구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의 수는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 지난 2007년 캐나다 방문한국인은 20만명을 돌파했으며 한국인의 미국 방문객수는 연간 90만명에 이른다.

더불어 지난 6월 인천공항 실적에 따르면 미국은 총 2,370대의 운항이 이뤄졌고 321,475명의 여객이 탑승, 평균 탑승률 85.30%를 기록했다. 캐나다 역시 169대의 운항과 32,698명의 여객수, 그리고 82.50%의 탑승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수치는 같은 시기 일본이나 중국 등의 동북아 지역과 유럽 지역의 탑승률과 비교했을 때 절대 낮은 수치가 아니다.

이러한 수치들은 결국 미주 시장이 인디비들의 천국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입증한다.

A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사가 항공권과 호텔 예약 업무를 담당하는 단순한 심부름꾼으로 전략해버릴 가능성도 있다는 위기를 불러일으키는 지역이 바로 미주 시장”이라며 “패키지 상품은 이미 경험한 수요들이 많기 때문에 사실상 신규 슈요를 창출하는 일은 지금으로서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마지막 전략에 대해서는 “여행사마다 가격으로 눈치를 보지만 여행상품에 구성되는 모든 요소들이 타 지역에 비해 많은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에 뚜렷한 방법은 없다”고 답했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미주팀장 미니인터뷰>

캐나다와 미국 코치 관광으로 대표되는 미주 패키지 시장은 지난 3년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타 지역처럼 신상품 개발이 쉽지 않은 여건도 문제지만 10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상품군에 변화가 없다는 점이 고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

하지만 미주는 전체 100% 시장 중 관광수요가 차지하는 비율이 채 20%밖에 되지 언ㅎ는다. 동남아나 동북아가 전체시장의 80%를 넘는 비율을 관광수요로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미주 시장은 가능성만은 뛰어나다.

각 여행사 미주 담당자 3인을 만나 하반기 미주 시장 전망과 자사만의 고유 전략을 들어봤다.

[조윤수] 세계투어 미주·대양주팀 차장

“중남미·인도 등 특수지역 주력”

세계투어는 미주 시장의 고질적인 병폐인 동일한 상품과 목적지 판매에서 탈피, 새로운 지역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9, 10월 미주 시장이 일반적으로 캐나다 메이플 상품에 힘을 쏟는 것을 감안할 때 타 지역을 홍보하거나 수요를 이동시키는 일은 쉽지 않을 터.

그러나 세계투어는 오히려 남과는 다른 차별화된 상품이 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 믿고 있다. 조윤수 차장은 “경기불황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는 특수지역으로 중점을 맞출 계획”이라며 “중남미·아프리카·인도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고객들이 원하는 수준 높은 서비스와 상품 개발에 전념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조 차장에 따르면 올 여름 시장은 굳이 미주뿐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도 성장률이 크게 낮았기 때문에 극성수기인 8월에도 기대를 걸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

또한 신규 수요 창출 보다는 재방문 고객을 잡는 일이 매우 중요한 탓에 저렴한 가격대의 미동부와 캐나다 메이플 관광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끝으로 그는 “지방 인센티브 수요 유치에도 치중하여, 서울 및 수도권 외에 지방 시장 강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미주 시장 자체에 성장 가능성을 논하는 것 보다 당장 고객에게 만족을 선사할 수 있는 상품 구성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기용]자유투어 미주팀 과장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수”

김기용 자유투어 미주팀 과장은 노비자와 관련된 지나친 기대감이 시장 축소에 일조했다며 비자 면제에 따른 대응책 보다는 우선 가을 시즌 고객들을 적극 유치할 수 있는 가격 조절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과장은 “우리나라의 경기침제가 여행객들의 소비 심리를 위축시킨 것도 사실이지만 미국 경제도 상황이 좋지 못해 현지 교민들 사이에서도 여행을 즐기는 비율이 예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면서 “이러한 상황이 한국 시장에도 영향을 끼쳐 기존 친지방문 수요나 학생들의 방문 역시 성과가 좋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주 시장 자체가 점차 패키지보다는 인디비 위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에 실상 패키지는 존재가치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노비자여행이 실현된다면 그동안 쉽게 방문할 수 없었던 미국 곳곳을 여행하려는 수요들은 분명 생겨날 것”이라며 “비자 면제는 여타의 설명이 필요 없는 좋은 기회인 셈”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한 “상품 구성이 얼마나 다각화되있는지 혹은 타 경쟁사에 비해 얼마나 저렴한 가격을 고수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미주는 전체 일정을 바꾸는 신상품 개발 보다 일정 중 여러 포인트를 삽입시키는 형식으로 상품을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영달]하나투어 미주 마케팅 과장

“다각적인 신상품 개발 초점”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 2006년 LA지사를 오픈하는 등 일찍부터 노비자와 미주 시장 강화에 대비해왔다. 그러나 시장 자체가 워낙 축소 현상을 띄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장기적인 대책 수립에 나설 전망이다.

신영달 과장은 “타 지역에 비해 상품 자체가 다각적이지 못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미주 지역은 여행상품을 개발하는 일이 매우 힘들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캐나다 한 지역만 놓고 보더라도 신상품을 위해 나올 수 있는 루트는 어림잡아 1백여개가 넘는다.

지역과 지역을 연계하고 사이에 어떤 액티비티를 넣느냐 까지 고려한다면 그야말로 무한대.

하나투어는 이처럼 시장 상황이 상품 개발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물량과 시장 인프라 강화에 우선 주력할 계획이다. 신 과장은 “원활한 지사 운영을 통해 현지와 한국 시장의 조화는 물론 질 좋은 상품을 한국고객에게 직접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가격과 여행사의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계속해서 여행사를 찾을 수 있는 다양하고 신선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하나투어는 물량과 규모 면에서 기존 고객을 유지하면서도 신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라며 “올해 안으로 실현이 가능한 특화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