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71호]2008-07-25 10:40

[현지취재] 홍콩

무한한 상상이 펼쳐진다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테마파크

디즈니 온 퍼레이드. 



[글 싣는 순서]

●홍콩<上> 디즈니랜드

홍콩<下> 타이치 & 밀크티

“가족여행도 홍콩이 좋아”

홍콩은 ‘자유여행’, ‘쇼핑&다이닝’, ‘심포니오브나이트’ 등으로 젊은 여행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목적지이다. 홍콩관광진흥청에서는 홍콩을 ‘자유여행의 천국’으로 굳건히 다지는 동시에 가족여행 목적지로도 부상시키려 힘쓰고 있다. 홍콩관광청이 가족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추천한 관광지는 ▲디즈니랜드(Disneyland) ▲영화의 거리(Avenue of Stars) ▲오션파크(Ocean Park) ▲더 피크(The Peak) 등. 이 가운데 특히 디즈니랜드는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재미로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개장 초기 기대 이상의 수많은 인파가 몰려 관광객들이 담을 넘어 입장하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한다. 이제는 중국 본토 관광객뿐만 아니라 홍콩을 찾는 모든 여행객들에게 필수 관광지로 자리 잡은 홍콩 디즈니랜드의 매력을 직접 체험해봤다.

홍콩 디즈니랜드=이창곤 기자 titnews@chol.com
취재협조 및 문의=홍콩관광진흥청 한국사무소 www.discoverhongkong.com/kor / 02)778-4514.


유치한 놀이공원? 여기는 테마파크!

 

메인스트리트 U.S.A.
처음 여행일정표에서 디즈니랜드를 봤을 때 차라리 호텔에서 휴식을 갖거나 유명 쇼핑몰을 방문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학창시절 수차례 방문했던 ‘L월드’, ‘E랜드’ 등 국내 놀이공원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를 이용해 오금을 저리게 만드는 놀이기구나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안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을 캐릭터 인형을 통해 재미를 얻기에는 너무 커버렸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런 모든 불만은 쓸모없는 기우였다.

홍콩 디즈니랜드는 가는 길부터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만날 수 있다. 디즈니랜드 전용열차는 미키마우스 모양의 차창에서부터 열차 전체 분위기까지 디즈니랜드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디즈니랜드로 향하는 사람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안내자의 말에 따르면 주말이나 휴일에는 인파가 몰려 최대 출입인원을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사전에 온라인 예매를 하는 편이 당일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매하는 것보다 편리하다는 것이 여행의 팁. 열차에서 내려 공원 입구까지 15분여 동안 걸어가야 했기에 힘들고 지루할 법도 하지만 안내판, 가로등, 중앙 분수 등 시설물과 시설물에 그려진 캐릭터를 보는 재미에 지루함을 느낄 틈은 없었다. 오히려 여기저기 둘러보고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바빴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곳

 

입장했을 당시 때마침 퍼레이드가 진행 중이었다. 부지런한 관광객들에 밀려 한 발 뒤에서 퍼레이드를 지켜봤는데 어느 순간 인파를 뚫고 맨 앞에서 환호하고 있었다. 월트디즈니의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퍼레이드에 등장한다.

더운 날씨에 지쳐있던 방문객들에게 디즈니 친구들은 연신 장난스럽게 물을 뿌렸다. 우비와 우산으로 무장한 사람들, 그리고 혹시나 하다 물벼락을 맞은 사람들 모두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어느덧 전 세계 디즈니랜드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은 디즈니랜드에 와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은 채 이곳에는 세상 모든 어린이의 상상이 현실화 돼 있을 것 이라는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사실 홍콩 디즈니랜드에는 수십미터 상공에서 곤두박질치거나 360°회전도 모자라 수차례 몸을 비틀거나 혹은 타기도 전에 앞선 이들의 비명에 주눅들만한 놀이기구는 찾기 힘들다. 이런 점 때문에 홍콩 디즈니랜드에 실망했다면 섣부른 판단이다.

이날 홍콩 디즈니랜드에는 이것뿐만 아니라 없는 것이 또 있었다.

3분가량의 짧은 즐거움을 위해 2~3시간 지루하게 줄 서 있는 사람, 까치발로 애절하게 키를 재는 아이, 밝은 미소로 연신 손을 흔들며 가족을 기다리는 어머니 등 지루하거나 소외되거나 외로운 사람은 디즈니랜드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다.

할아버지, 할머니에서부터 어린 손자손녀까지 온 가족이 모두 즐거운 곳, 그곳이 바로 홍콩 디즈니랜드이다.

우리 가족 동심 찾기

모든 음식물은 반입이 금지돼 있어 입구에서 경비원들이 철저히 가방을 검사하는 모습이 다소 지나치다 싶었다. 또한 모든 놀이시설을 즐기고 나오는 곳에서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기념품점을 보며 동심을 상대로 한 치밀한 상술에 심기가 불편했다. 하지만 주전부리하는 재미와 캐릭터 인형을 보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표정을 감안해 어느 정도의 상술은 오히려 애교로 받아 들여졌다.

가족의 화합을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놀이공원을 찾지만 놀이기구 탑승이 가능할 만큼 자란 아이들만 신나기 일쑤다. 집으로 돌아가 빨리 아이들 재우고 쉬고 싶어 하는 부모들은 롤러코스터를 세 번 넘게 타고도 또 타겠다는 아이들의 체력이 야속할 뿐이다. 디즈니랜드의 최대 장점은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라는 점. 다양한 볼거리와 아기자기한 재미 그리고 오감을 자극하는 장치들은 어린아이들은 물론 바쁜 일상에 감각이 둔해진 어른들의 동심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디즈니 알짜재미 4선

 

버즈 라이트이어 애스트로 블라스터’
홍콩 디즈니랜드는 ▲메인 스트리트 U.S.A ▲어드벤처랜드 ▲투모로우랜드 ▲판타지랜드 등 크게 4개 구역으로 나뉘며 놀이시설은 총 25개 정도. 이와 함께 각 구역마다 식사와 음료,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상점이 위치한다. 모든 놀이기구를 경험해 보려는 애틋한 바람이 있었지만 또 다른 일정을 소화해야 했기에 가이드가 추천한 4곳만 체험했다.

무척 아쉬웠지만 “그래도 알짜배기는 다 봤다”는 디즈니랜드 관계자의 위로가 마음을 달래줬다. 가이드가 추천한 디즈니랜드 알짜 재미는 ‘미키의 필러매직’, ‘골든 미키’, ‘스페이스 마운틴’, ‘버즈 라이트이어 애스트로 블라스터’ 등이다.

디즈니랜드와 맺은 첫 인연이자 앞선 불만을 말끔히 해소해준 것은 바로 ‘버즈 라이트이어 애스트로 블라스터’. 악당의 손에서 우주를 지키기 위해 크루즈를 조종하며 미션을 수행하는 테마로 진행된다. 직접 크루즈의 방향을 조종하고 전자신호를 과녁에 적중시키면 점수가 기록되는 사실을 알아차린 순간부터 진정한 재미가 시작된다. 안전바에 옴짝달싹 못하고 비명만 질러대는 우리의 놀이공원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즐거움을 만났다. 남녀노소 누구나 체험할 수 있으며 누가 높은 점수를 기록하는지 경쟁하면 재미는 한 층 더해진다.

디즈니랜드의 ‘진짜 재미’를 깨달은 후 ‘경이로운 재미’를 느끼게 한 것은 ‘미키의 필터매직’. 특수안경을 착용하고 삼차원 입체영상을 관람하는 시설이다. 영상물 관람이라고 해서 시각적인 즐거움만을 기대한다면 아직 디즈니랜드의 실체를 이해하지 못한 것. 입체영상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손을 뻗게 만드는 시각 효과는 기본이다. 케이크가 등장하면 달콤한 냄새로 코를 자극하고 마법의 양탄자를 타는 장면에서는 바람으로 생생함을 더 해준다. 여기에 중간 중간 물까지 뿌려 주며 관람객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모든 연령을 아우르는 탄탄한 구성과 순간순간 재미를 찾아내는 디즈니랜드의 노력에 감탄했다.

이 밖에도 ‘스페이스 마운틴’에서는 짧지만 강한 스릴을 느꼈으며 ‘디즈니상 시상식’ 공연인 ‘골든 미키’에서는 디즈니 걸작 애니메이션 명장면을 뮤지컬로 감상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