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70호]2008-07-18 10:52

마리아나제도 ‘로타’(下)

상상 그 이상의 경험
로타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글 싣는 순서>
사이판<上> 온 가족이 행복한 휴양지
●로 타<下> 자연의 품속에서 잠들다


연일 불볕더위다. 이럴 땐 뭐든지 ‘빨리빨리’ 돌아가는 서울을 벗어나, 시간이 멈춰버린 무인도로 무작정 떠나고 싶다.

휴양을 목적으로 떠나는 여행에서 우리는 ‘무인도’를 동경한다. 영화 ‘블루라군’의 주인공처럼 아무도 없는 곳에서 자연과 살을 부비며 시간의 흐름을 감지하지 못하고 세월아 네월아 그저 신선놀음에 빠져 있는 나의 모습, 생각만 해도 황홀하다.

하지만 익히 알다시피 세계 방방곳곳 어디에든 한국인들이 넘쳐난다. 한국인들의 동선을 벗어나 새로운 여행목적지가 필요하다면 마리아나제도의 로타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로타는 마리아나제도 중 하나로 사이판을 꼭 거쳐서 들어가야 한다.

사이판에서 경비행기로 약 30분 정도 소요 되는 이곳은 공항에 도착하는 순가 사이판과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한번에 몇 백 명의 사람들이 아닌 약 20명 내외의 소수 정예 관광객들만 발을 디딜 수 있는 로타는 마치 무인도 같다. 한국관광객들이 전체 관광객의 1%도 차지하지 않으며 그나마 가장 많이 찾고 있는 일본관광객들도 최근 급격하게 발길이 뜸해졌다.

로타의 가장 큰 매력을 한마디로 이야기 해보라고 하면 자신 있게 ‘無’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사이판처럼 5성급 호텔이 즐비해 있는 것도 아니고 신나게 놀 수 있는 워터파크 시설이 있는 것도, 구미를 당기는 맛있는 레스토랑이 있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이곳은 대중교통도 없다.

기자가 이렇게 로타를 설명하면 고개를 가로저으며 ‘갈 필요 없는 여행지’라고 말할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가본 사람만 알 수 있는 묘한 매력을 풍긴다.

물론 매년 휴가때마다 여권에 색색 다른 도장을 찍는 것에 의의를 두며 이를 과시하기 위해 짐을 싸는 사람에게는 별것 아닌 곳으로 기억될 수 있겠다. 그러나 이곳은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존재한다.

로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웃음이 가득하며 하루에 몇 번씩 마주쳐도 만날 때마다 손을 흔드는 정겨운 곳이다.(손을 흔들지 않고 멀뚱멀뚱 쳐다만 보는 사람은 전부 외부인들이다.)

이러한 사람들 속에 여행객들은 신이 선물한 천연 수영장에서 시간을 잊고 물장구 칠 수 있으며, 손에 담기 힘들 정도로 고운 모래가 끝도 없이 펼쳐진 해변에 누워 독서삼매경에 빠질 수도 있다.

한 리조트의 슬로건처럼 무엇이든 할 자유와 하지 않을 자유를 만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인데 어떻게 매료되지 않을 수 있을까.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여행지’는 어쩌면 문명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을 뜻하는지도 모르겠다. 눈뜨면 변해있는 사회,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시간이 흐르던 말던,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휴식이 있는 곳이 진정한 파라다이스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무인도의 휴식을 꿈꾼다면 지금 당장 짐을 꾸려 로타로 떠나보자. 상상 이상의 그 무엇이 당신의 지친 몸과 마음을 충만하게 채워줄 것이다.

마리아나제도 로타=김현경 기자 titnews@chol.com
취재협조 및 문의=마리아나관광청 한국사무소 02)777-3252//www.mymarianas.co.kr



[가는 방법]
로타는 사이판을 거쳐야 갈 수 있다. 인천 또는 부산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사이판으로 이동한 후 다시 프리덤 에어를 이용해 이동해야 한다. 사이판에서 로타까지는 약 35분이 소요 되며, 오전 오후 하루 두 번 운항한다.(일요일에는 3번 운항)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같은 마리아나제도이지만 출입국 시에는 입국심사는 물론 세관검사를 거치기 때문에 여행 시 반드시 여권을 소지해야 한다.

<프리덤 에어>사이판 출발오전 10시, 낮 12시 10분(일요일), 오후 6시
                     로타 출발오전 8시, 오전 10시 30분(일요일), 오후 4시 30분

[위치] 사이판에서 남쪽으로 약 136Km 지점에 있으며 괌에서는 약 60Km 정도 떨어져 있다.

[교통] 로타에는 대중교통이 없다. 관광객들은 호텔에서 제공하는 셔틀버스로 공항에서 호텔까지 갈 수 있다. 대중교통이 없기 때문에 이동이 불편하지만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렌터카를 이용해 자유롭게 이동한다.


[가볼만한 곳]

 송송마을
(Song Song Village)
 공항에서 16㎞ 떨어져 있는 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송송’이라는 현지어는 마을을 뜻한다. 로타의 주민들은 거의 이곳에 모여 산다. 이곳에는 시청, 경찰서, 학교 등 주요 관공서는 물론 호텔, 영화관 등이 있다.
 타이핑고트산
(Mt. Taipingot)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여러 층의 웨딩케이크처럼 생겨서 웨딩케이크 산으로 잘 알려져 있다. 송송마을 남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하이킹으로 로타에서 가장 높은 정상에 오르면 로타의 아름다운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테테토 비치
(Teteto Beach)
 로타의 대표적인 해변. 하얀 모래사장이 얕고 넓게 뻗어 있어 해수욕과 스노클링하기에 적합하다. 이곳에서는 코코넛 잎으로 물고기, 새 등의 아름다운 수공예작품을 만들어 여행객들에게 무료로 선물하는 현지인을 만날 수 있다.
 스위밍홀
(Swimming Hole)
 로타 북부 해안의 산호 안쪽에 자리한 천연의 수영장. 크기는 아담하지만 바닷바위와 산호초가 둥글게 바닷물을 머금고 있어서 마치 인공으로 만든 수영장 같다. 파도가 없고 물이 맑아 관광객들과 현지 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타가스톤 유적
(Taga Stone Quarry)
 로타의 타가유적은 다른 섬들에 있는 것과 외형은 비슷하지만 용도는 다르다. 이곳은 사이판이나 티니안 등 다른 섬에 타가 유적을 만들기 위한 채석장이었다. 이 돌들에 대한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