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479호]2006-09-29 11:43

[유환규] 홍콩관광진흥청 한국사무소 소장
“관광과의 인연으로 여기까지 달려 왔습니다”
문화적 공감대 형성 위해 한국지사로 개편

유환규 홍콩관광진흥청 한국사무소 소장은 서울 한복판 시청 앞 사무실을 벗어나 가끔씩 혼자서 등산을 즐긴다고 한다.

‘여행과 등산’이라…, 역시 관광 분야에 오랫동안 몸담고 있던 그에게는 그것이 매우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93년 5월부터 현재까지 근 14년 동안, 한국과 홍콩 사이를 넘나 들었던 유환규 소장.

오는 10월1일부터 홍콩관광진흥청 한국사무소가 한국지사로 개편되면서 그간 그가 보였던 홍콩과 한국 사이에서의 원숙미와 일련의 이력들을 마무리하고, 후배이자 동료이기도 했던 권용집 홍콩관광진흥청 이사에게 바통을 이어 넘기기로 했다.

목울대를 넘어가는 아쉬움들로 그 마음 시큼하기도 하였을 법한데 지긋이 웃음을 보이는 유 소장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첫 직장을 계기로 관광 분야에 발을 디디게 됐다”며 “공기업의 특성상 하기 싫은 일과 안 해도 되는 일들 사이로 고민과 반항심이 겹치면서 무작정 직장을 그만 뒀었다”고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89년 우리나라에도 해외여행 완전자유화 시대가 도래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한국관광시장에 관심을 나타냈던 것. 유 소장은 “그 기회를 포착해 91년부터 마카오관광청 한국사무소를 맡게 되었고 2년 후 다시 홍콩정부관광청측에서 직접 연락이 닿아 인연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관광공사 재직 시절, 해외지사에서 보냈던 경험을 토대로 외국인과의 미팅, 마케팅 활동 등 문화적 교류에서 필히 요하는 탁월한 스킬로 공감대를 이끌어 내면서 홍콩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유 소장은 “홍콩은 매우 객관적이고 통계적인 수치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초기엔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후 좀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며 “관광산업이라는 것이 표면적으로 즉각적인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양적인 발전과 동시에 질적 발전도 함께 이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맡아온 초기엔 한국인의 홍콩 방문자가 연간 23만명 정도였으나 지난해 64만명, 올 한 해는 70만명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며 이제 한국관광시장이 홍콩에서는 제 5대 시장으로 부상해 지사 체제라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끌었다.

유 소장은 “어떤 분야에서든 시작과 과정이 중요하지만 특히 일의 마무리도 중요하다”며 “한국지사가 설립되는 이번 승격시점을 끝으로 이미 물러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마카오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 대표로서의 일은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며 “마카오는 물론 홍콩관광진흥청 한국지사와의 끊임없는 지원과 협력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마카오정부관광청은 프레지던트호텔(백남빌딩) 9층으로 한국사무소를 옮기고 가족휴양지, 인센티브, 골프, 요양, 자유여행 형태 및 홍콩-마카오, 마카오-주해 등의 여행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유환규 소장의 그간 궤적과 삶의 고민들, 긍정적 마인드를 바탕으로 또다른 그의 인생, 혹은 여행이 더 깊고 즐거운 산책길이 되길 기대한다.

김미경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