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191호]2022-10-25 10:28

​여름휴가 6년 만에 최고, 제주도 점유율은 뚝…
 
컨슈머인사이트, ‘2022 여름휴가 여행률과 여행지’ 분석
지난 여름 국내여행 경험률 72% 넘어 코로나19 이전 수준 상회
다녀 온 지역은 강원, 제주, 경북 순으로 나타나…바다 지역 강세
근거리 및 저비용 선호 따라 수도권과 강원도 방문 크게 증가(2.4%P)
해외여행은 5%로 올랐으나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은 요원한 상태
  
올해 여름휴가로 국내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10명 중 7명을 넘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행지로는 제주도가 눈에 띄게(-2.4%P) 줄어든 반면 부동의 1위 강원도와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지역은 증가해 근거리∙단기간 여행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의 감소폭이 중부권(수도권+강원+충청)의 중가분과 일치한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해외여행은 최근 2년보다 늘었지만 코로나19 발생 전에 비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데이터융복합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2016년부터 매년 9월 수행하는 `여름휴가 여행 조사`에서 약 2만5,000명에게 올해 여름휴가 기간(6~8월) 1박 이상의 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지, 그곳은 어디였는지를 묻고 트렌드 변화를 분석했다.

해당 데이터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빅데이터센터구축사업을 통해, 한국문화정보원 문화빅데이터플랫폼 마켓C www.bigdata-culture.kr에서 공개되고 있다.
 
■ 여름휴가 여행 경험률 : “다녀왔다” 74%…작년보다 7%P 늘어

올해 여름휴가 여행을 `다녀왔다`는 응답은 74.4%로 작년(67.3%)보다 7.1%포인트(p) 늘어났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78.8%보다는 낮지만 상당한 수준으로 회복됐다[그림1].
 
이 기간 국내여행률은 72.2%로 작년 66.8%에 비해 5.4%p 늘었다. 지난 2017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해외여행률은 5.1%로 작년(1.6%)보다 크게 올랐으나 코로나19 이전 20% 중반에 비하면 아직도 멀었다. 국내·해외여행 둘 다 다녀온 비율은 2.9%였다.
 
   
■ 여행지 점유율 :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 증가

광역 시도별 점유율을 보면 △강원도가 22.7% △제주도가 10.8%로 작년에 이어 1, 2위를 유지했다. 이어 △경상북도 △전라남도가 8.7% 동률로 공동 3위에 올랐고 △경상남도(8.5%) △부산(7.9%) △경기도(7.3%) 순이었다. 작년 5위였던 전남이 공동 3위가 되며 경남을 한 계단 밀어낸 외에 순위 변동은 없었다[그림2].
 
대체로 서울(+0.8%p), 강원(+0.4%p), 경기(+0.4%p), 충북(+0.5%p) 등 수도권과 인근 지역, 부산 등 대도시권이 증가했다. 거리 두기가 풀리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근거리∙단기간 여행이 다시 증가하는 모습이다.
 
부산을 제외한 영남권 전체(대구, 경북, 울산, 경남)는 모두 감소한 반면 호남권은 답보 상태다. 영남은 상대적으로 심한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근거리 여행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는 대폭(-2.4%p) 감소하며 두자릿수에 턱걸이했는데, 중부권(수도권+강원+충청)의 증가폭(+2.4%p)과 크기가 같았다. 중부권의 근거리∙저비용∙단기간 여행 경향과 제주도의 고비용 논란이 빚어낸 현상으로 보인다.
 
 
 
기초 시군별로는 △서귀포시(5.44%) △속초시(5.15%) △제주시(4.78%) △강릉시(4.55%) 순으로 제주와 강원 지역이 강세를 보였으며, 그 뒤로 △여수시(3.18%) △경주시(2.80%) △거제시(2.20%) △가평군(2.02%) △태안군(1.82%) △평창군(1.75%) 순으로 10위 안에 들었다[표1].
 
서귀포시는 큰 폭의 점유율 하락(-1.62%p)에도 1위를 유지했고, 속초는 0.69p% 오르면서 제주시(-0.69p%)를 앞질러 2위가 됐다. 여수와 경주는 자리바꿈을 했으며, 평창이 양양을 밀어내고 10위권에 오르는 등 약간의 순위 변동이 있었을 뿐 전년과 큰 차이는 없었다. 이는 30위권으로 범위를 넓혀도 비슷했는데 작년 순위 밖에 있던 충북 제천시가 24위에 새로 진입한 것이 유일하게 눈에 띈다. 10위권에 7곳, 30위권에 17곳이 바다를 대표 여행자원으로 갖춘 지역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 제주도, 여행지 점유율 하락이 큰 이유는?

해외여행의 제약이 서서히 풀리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19 이전 상태로의 회복은 요원하다. 물가, 환율 등 경제 상황이 나쁜 데다 해외 항공편 운항횟수 등 인프라 회복도 더디다. 최근 2년간의 1%대 경험률에서 올해 5%를 돌파하면서 해외여행의 빗장은 일단 열렸으나 눌렸던 수요 폭발을 감당하기엔 미흡하다.
 
제주도의 하락은 심상찮다. 작년 대비 2.4%p라는 낙폭은 너무 커 보인다. 이는 지난 2019년 10.1%에 근접한 수치로 코로나19에 따른 특수 효과가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현상은 대체 관계에 있는 해외여행의 실행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기대심리와 지난 6, 7월 전국 최고 물가상승률(각각 7.4%)에 따른 제주도의 ‘고비용 시비’가 주 원인으로 추정된다.
 
서귀포시의 하락폭도 기초지자체 중 최고인 1.62%p에 달하며 제주시(-0.69%p)의 2배를 넘었다. 제주시로의 입도객이 왜 서귀포를 주 행선지로 삼지 않았는지 연구가 필요하다.
 
■ 다가올 뉴 노멀은?

코로나19 발생 이전 △단기간 △근거리 △저비용을 통해 여행의 일상화로 향하던 큰 흐름은 일시적으로 막히고 △비대면 △실내 △지금 여기 △가족 중심의 여가∙여행이 강요됐다. 이제 새로운 환경과 질서가 자생적으로 자리잡아 가겠지만 현재로는 심각한 경기 침체로 인해 단기간∙ 근거리∙저비용의 흐름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산업의 재편은 불가피하다. 누가 여행 소비자의 숨은 동기를 잘 이끌어 내는가에 따라 ‘뉴 노멀’이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