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63호]2016-11-25 17:37

[칼럼] 박종필 PAA그룹 회장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만든 열쇠로 고객의 마음을 열어라”
고객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경험을 심어줄 것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들의 노하우를 종합해보면 기업을 향한 ‘고객들의 열광적인 사랑’이 중요한 열쇠로 작용했다는 분석들이 많다. 과연, 어떻게 해야 고객들의 열광적인 사랑을 얻을 수 있을까?

우리가 마시는 음료수로 예를 한 번 들어보자. 세상에는 수많은 음료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계속해서 새로운 음료수가 만들어지는 것일까? 사람들은 처음에 단순하게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콜라를 마셨다. 그러다 무언가 부족함을 느낀 사람들은 에너지 음료 게토레이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 다음에는 건강까지 챙긴 비타민 첨가 음료를 선호하게 됐다. 이처럼 사랑받는 기업은 충족되지 않는 사람들의 욕구와 불만을 끊임없이 찾아내고 해소해주는 기업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고객들의 관심이나 원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파고들어 해결책을 제시하며 단순히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서비스를 부여하려고 노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스타벅스를 예로 들자. 스타벅스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여유 있게 앉아 대화도 하고 일 얘기도 하고 독서도 할 수 있는 공간을 서비스함으로써 커피를 마시기 위해 그곳을 찾은 고객에게 단순한 커피가 아닌 꿈이 담긴 커피를 팔고 있다. 사람들은 스타벅스 매장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나는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문화를 향유하고 있다’라는 인식을 갖는다.

어쩌면 영국 런던이나 뉴욕 맨해튼 시내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자신을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스타벅스는 바로 이러한 고객들의 마음을 꿰뚫고 새로운 비즈니스 서비스 모델을 창조한 것이다. 이제 스타벅스라는 매장을 떠올리면 커피 보다는 업무 미팅 내지는 공부, 친구와의 정겨운 수다가 떠오른다.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며 사무실의 딱딱한 분위기에서 굳은 표정으로 들어야만 했을 상사의 잔소리도 쉽게 해소할 수 있다.

몇 해 전 <우먼스 웨어 데일리> 기사에서 디트로이트에 기반을 둔 허드슨(Hudson’s)백화점의 사장 데니스 토플로(Dennis Tofflo)는 이런말을 했다. 자체 시장조사에 따르면 고객들은 더 많은 좌석, 더 밝은 조명, 더 넓은 탈의실, 깨끗하고 넓은 통로 그리고 마치 ‘집에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원한다고 했다. 서비스의 효율성을 뒷받침하는 좋은 예다.

마케팅이 고객들을 열망하게 하는 판매 방법을 찾는 일이라면 서비스는 그러한 고객들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만들어주는 일이다. 그러므로 서비스 제공자는 보다 더 세심하고 배려 깊게 고객의 마음을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고객들에게 ‘잊혀지지 않은 경험’을 심어줘야 한다. 계산적이고 통계적인 마케팅 전략에 따뜻하고 사랑 넘치는 서비스 마인드를 더하라. 그리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만든 열쇠로 고객의 마음을 열어라.
 
*본 칼럼은 2008년 발간된 박종필 대표이사의 저서, “서비스 세상을 바꾼다”의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
 
 
who?
충남 보령의 한 산골마을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내는 동안 항해사가 돼 원양어선을 타고 망망대해를 누비고 다니는 것이 꿈이었다. 우연히 미국 노스웨스트항공사 공채모집에 응시하고 합격한 것이 계기가 돼 하늘의 사나이로 살고 있다. PAA의 대표이사로 현재 전 세계 유명 외국항공사의 한국 마케팅, 판매, 영업 등을 총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