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59호]2016-10-31 09:11

서울 숙박시장 가격대별 수급불균형 현상 심각



고가-저가 숙박시설은 3,017실, 5,714실 초과 공급

중고가-저가는 각각 4,142실, 5,261실 불충분
 
 
서울을 찾는 외래관광객은 지속 늘어나는 가운데 숙박시설은 등급과 성격에 따라 불균형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고가 숙박시설은 수요 대비 객실이 많고 중저가 숙박시설은 수요 대비 객실이 부족한 것. 2020년 한국을 찾는 방한외래객이 2,320만 명을 초과할 경우 서울의 객실 난은 현저히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조윤선, 이하 문관부)는 관광호텔 외 모텔, 분양형 호텔 및 민박 등 서울 시내 숙박시장 전반에 대한 수급 현황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지난 24일 발표했다. 단, 이번 분석의 공간적 범위는 서울로 한정했으며 전국 5대(서울, 경기, 인천, 부산, 제주) 권역 분석 결과는 오는 2017년 상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문관부에 따르면 현재 서울 시내 고가 숙박시설과 저가 숙박시설은 각각 3,017실, 5,714실이 초과 공급되고 있으며 중고가·중저가는 각각 4,142실, 5,261실의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숙박 수요증가율은 방한외래객 증가율과 양(+)의 상관관계에 있으며 2016년 기준으로 숙박 객실증가율은 연평균 8.9%로 전망된다. 즉 오는 2020년 80,000실이 추가 보장되는 것. 향후 숙박수요 증가세가 공급증가세(연평균 8.9%)보다 낮은 수준인 경우 수요부족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 그러나 숙박수요의 연평균증가율이 공급증가율보다 더 높을 경우 현 수급불균형이 심화될 전망이다.



기존 시장의 불균형 해소뿐 아니라 신규 수요에 대한 공급확충 정책까지 필요한 셈이다. 올 연말까지 정부목표치인 1,650만 명의 외래객이 방문하는 경우 최근 5년간 숙박수요 연평균 증가율은 11%로 지속된다. 현시점의 객실증가율(8.9%)이 계속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숙박수요 증가세는 이보다 높은 수준이므로 객실 부족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고가 시설은 공급 과잉 수준이어서 향후 숙박점유율 하락과 수익률 저하가 예상되며 중고가·중저가 시설의 부족은 관광객의 인지 수준과 상이한 숙박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관광객 만족도 저하와 재방문율 하락으로 연결된다.

한편 현재 서울 시내 객실 수급 불균형에 따라 다양한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서울에서 숙박시설을 구하지 못한 관광객들이 인천, 안양, 안산 등 경기도 인근에서 숙박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 관광 일정은 주로 서울 중심부에 몰려있는 탓에 숙박시설에서 관광지까지 왕복 2~3시간이 소요돼 이동에 많은 불편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중고가 및 중저가 숙박시설을 구하지 못한 관광객들이 저가의 숙박시설을 활용할 경우 만족도가 예상보다 크게 하락한다는 점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숙박 선택 시 가용예산이 가장 큰 선택기준이 되는데, 저가에서 고가로의 이동은 어려우나 그 반대는 용이하여 저가 시설을 이용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끝으로 공식적인 숙박시설을 이용하기보다는 겉으로 별문제 없어 보이는 신축 불법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안전·위생 점검을 받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문관부는 “고가시설에 대한 건립계획을 중가 숙박시설 공급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게스트하우스 등 중저가 숙박시설을 확충하고 이들에 대한 품질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이 요구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숙박시설은 수익성 분석과 부지 확보, 자금 마련, 설계, 공사, 행정처리 등 3~5년의 기간이 소요된다”며 “앞으로 외래객 방문 등 수요 증가에 적기 대처하기 위해서는 관광 기반시설(인프라)인 숙박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