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476호]2006-09-08 18:45

[특별기고] 트레킹과 여행(8)
중원 무림의 화산과 신비의 태백산 (下) 김태삼 (주)푸른여행사 대표 호텔 조식을 마치고 부지런히 버스에 올라탔다. 오늘의 일정은 화산 트레킹과 쇼핑 한곳 방문이다. 현지가이드는 되도록 화산 트레킹을 줄이고 내려와서 쇼핑을 하고 호텔에 빨리 들어가 쉬는 일정을 유도하곤 한다. 물론 일반 여행이라면 이것도 좋은 여행의 하나겠지만 이번 팀은 단일 산악회로 등산이 주목적이다. 이런 팀들에게 트레킹을 줄이고 쇼핑을 무리하게 강요한다면 그 여행은 잘못된 여행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아직까지 등산여행의 현지 시스템은 거의 되어있지 않다. 일반 대형 패키지 여행사가 일반여행의 틀대로 짜놓은 판을 트레킹여행, 등산여행에 맞게 바꿔놓은 작업을 지금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원 무림의 화산을 정복하기 위해 우리는 빨리 버스에 올라타고 현지가이드의 유창한 설명과 함께 서안 시내를 빠져나가 화산시로 향했다. 2시간 정도 고속도로를 따라 화산입구에 도착했다. 7월말이라 이곳의 찌는 듯한 더위는 우리나라의 그것보다 더하다. 젊은 여자들의 노출 패션은 여느 여름 강남 거리와 비슷했다. 이제 중국도 옛날의 중국이 아니다. 핸드폰 통화를 항상 하고 있고 특유의 시끌벅적함은 진짜 중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더해 준다. 화산의 동봉, 서봉, 남봉, 북봉을 가기 위해서는 보통 입구에서 케이블카를 5분 정도 타고 남봉 밑에까지 올라간다. 4인1실의 케이블카는 조금은 허술해 보여도 잘도 하늘로 올라간다. 주변의 깎아지는 듯한 고봉과 기암절벽을 케이블카로 올라가면 내가 마치 절대고수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본격적인 트레킹은 케이블카가 끝나는 지점부터 동서남북으로 봉을 오르면서부터다. 동서남북의 가운데에 있는 중봉까지 가는 길은 한명이 겨우 갈 정도의 칼날 바위능선을 깎아 놓은 바위 계단을 천천히 오른다. 꼭대기까지 잘 정돈되어 있는 등반로와 마치 독수리가 몸을 틀어 앉아있는 모양의 정상을 향해 나 있는 길도 그렇고 천길 낭떠러지로 알려진 코스, 1백m에 이르는 협곡, 완만한 계곡 하늘로 난 돌계단 길 등이 있다. 산행이 끝나고 기사에게 미리 부탁해놓은 시원한 캔 맥주를 대접하고 술기운에 서안으로 손님들과 돌아온다. 국내에도 자주 주말산행을 하곤 하는 나는 산행 후의 갈증과 시원한 맥주의 함수관계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가끔 주위의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나에게 산에 가는 이유를 묻는다. 그럼 가끔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하산 주를 먹으러 산에 간다고. 3일째 일정은 중국 섬서성의 서안에 왔으면 빼놓을 수 없는 진시황릉과 병마용 그리고 양귀비와 현종의 휴양지인 화청지 관광을 한다. 4일째 신비의 태백산은 한국 사람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산. 중국 중부 진령 산맥에 위치한 산으로 남북 기후의 분계선에 놓여있으며 주봉 태백산(太白山)은 섬서성 미현에 위치한다. 중국 내륙 동부에서는 제일 높은 고산이다. 태백산은 1992년 7월부터 정식으로 개방이 시작되어 국가원시산림공원으로 지정됐으며 동식물 자원이 가장 풍부한 중국 국보급 산으로 역사적으로도 오래됐고 기이한 봉우리들이 골격을 이루는 웅대한 산이다. 이른 아침 태백산 전용차량을 타고 2시간 정도 기암절경을 감상하며 상반사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로 향했다. 일반 관광객은 케이블카를 타고 상반사까지 가지만 등산여행팀은 케이블카를 타기 전에 칠선봉 트레킹을 한 후 케이블카를 타고 상반사를 향한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상반사까지는 왕복 2시간이 소요가 된다. 곳곳에 고산식물과 약초의 기운이 서려있다. 조금씩 몸이 추워지고 고소를 호소하는 분들이 늘어나는 즈음 외국인 출입금지라는 팻말과 안내원의 지시를 받고 우리는 아쉬움을 달래며 하산을 한다. 서안 근처에 위치한 화산과 태백산은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트레킹 상품이다. 조금씩 조금씩 소문이 나면 구채구 만큼이나 한국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