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84호]2015-03-27 16:40

담뱃값 인상 그 후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은 가고~
무교동, 시청, 서소문 커피숍 남자 손님 줄어
 
 


사례 1 팀장님, 너구리굴은 사절


 
서울 시청 소재 프레지던트 호텔과 조선호텔을 이어주는 도로 변 골목은 유명한 명당이다. 모두투어 유니폼과 셔츠를 입은 남자 직원들 상당수가 이 골목길에서 담배를 피운다. 지금은 덜하지만 불과 1~2년전 만 하더라도 점심시간 후에는 여러명의 모두투어 직원들과 협력사 관계자들이 담배를 핑계 삼아 망중한을 즐겼다.


그런가 하면, 종로구 공평동 하나투어 건물이 자리한 주변(더 정확히 말하면 주차장 부근) 역시 애연가들이 사랑하는 장소 중 하나로 꼽힌다. 하나투어 직원들 역시 주차장에서 담배를 태우고 동료들과 업무를 논의하며 울분을 참아낸다.


참좋은여행과 노랑풍선, KRT등이 사이좋게 자리한 연호빌딩 주변은 아쉽게도 대놓고 담배를 피울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직원들은 점심 식사 후 삼삼오오 모여 건물 앞에서 소심히 담배를 태우거나 식당이 즐비한 골목길 앞에서 라이터를 꺼내든다. 물론 이 낭만적인 풍경은 2015년 이후 딱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사례 2 아직도 담배 태우세요?
 
 
A여행사 회식 현장. 해외 거래처의 대표가 오랜만에 한국을 찾아 부서 전체가 삼겹살에 소주로 왁자지껄한 밤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유독 B과장의 표정이 밝지 않다. 기름이 흐르는 좋은 고기를 맛봐도 차가운 술로 입가심을 해도 어둡기만 하다.

결국 모두가 즐거워 끝이 보이지 않는 이날 회식에서 B과장은 도망치 듯 빠져나온다. 헐레벌떡 뛰어 B과장이 도착한 곳은 종각역 피아노거리의 한 술집. 그는 일대에서 유일하게 흡연이 가능한 술집에서 마음껏 담배를 피우며 신세를 한탄한다.


눈 꼬리를 추켜올린 여직원들의 뚱한 얼굴도 아직까지 담배를 피우냐고 한심하게 쳐다보는 비흡연자 상사의 꾸짖음도 없는 곳에서 맥주 한 잔 마시고 담배 한 대 태우고, 이 곳이 천국이다.
 
 


 
<담배 한 갑 4,500원/피울 수 있는 공간 드물어>



올 1월 1일부터 담배 가격이 한 갑 당 2,000원씩 인상되면서 기본 4,5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또한 1월 1일부터 음식점 내 금연도 의무화 돼 위반 시에는 업주는 물론 본인도 과태료 10만 원을 내야 한다. 업주의 경우 1차 적발 시 170만 원, 2차 적발 시 330만 원, 3차 적발 시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를 좆는 파파라치도 생겨났다고 하니 흡연자들로서는 격세지감일 수밖에 없다.


3월 11일부터 25일까지 약 2주 간 여행사와 항공사들의 밀집 특구인 무교동, 서소문, 광화문, 시청 등을 둘러봤다. 여행사 직접 방문 보다는 여행사가 자리한 주변 길거리나 건물에서 흡연자들의 변화를 두 눈으로 살펴보는 것이 주 목적으로 커피숍, 당구장, 여행사 주차장 및 지하, 화장실 등을 염탐(?)했다.


취재 결과 실제 과거에 비해 길거리에서 담배를 태우거나 커피숍에서 담배를 물고 있는 남자 직원들을 만나는 것은 어려웠다. 위에 언급한 모두투어나 하나투어 주변에서도 금연자가 많이 줄었다. 반면, 종로 소재 르메이르빌딩 후문에서는 점심시간 이후 넥타이부대가 너구리굴을 만들고 있었다.


보름간의 현장 취재 중 단체 흡연 풍경을 마주한 것은 이때가 유일했다. 비즈니스를 위한 미팅이나 회의에서도 서로 담배를 권하던 관례는 사라지고 있다. 피우고 싶어도 피울 수 있는 공간이 드물기 때문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해 금연을 시도한 실무진들을 탐문했는데 10명 중 4명 꼴로 금연을 시도하거나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풍경도 생겨났다. 관광청이나 항공사가 개최하는 행사 중간에 외부로 나가 담배를 피우고 들어오는 남성 관계자들이 크게 감소한 것. 원래는 1부 행사가 끝나고 식사가 서비스되기 전에 혹은 식사 후 밖으로 나가 담배를 태우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호텔 앞 경계가 강화되면서 행사장에 계속 머무는 분위기다.


관광청 한 대표는 “서구권에서 오는 현지 관계자들은 비흡연자가 많다. 미팅 중 흡연으로 담배 찌든 내가 나는 경우에는 솔직히 미팅을 주선한 사람으로서 많이 부끄러웠다. 올해부터 자연스레 금연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이러한 경우가 많이 줄어들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행사 실무진들은 이제는 서로가 담배에 대해 묻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했다. 장난처럼 담배를 빌리던 풍경도 사라지고 회식 자리에서 간부가 담배를 태우고 밑에 직원이 재떨이를 찾아 동분서주하는 모습도 없다. 껑충 뛰어오른 담뱃값에 대한 부담과 건강을 고려한 개인적인 의지 등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자로 돌아선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여성 직원들의 반응은 비교적 만족스럽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다수의 여성 직원들은 “금연자가 늘어난 것을 환영한다. 기업 차원에서 연초에 금연을 많이 독려했고 실제 과거에 비해 담배를 끊은 남자 직원이나 간부들이 늘어나면서 회식이나 회의때 담배를 피우던 것이 많이 없어졌다. 머리카락이나 몸에 담배 냄새가 배는 것이 정말 싫었는데 솔직히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중견여행사 한 간부는 “신입사원들이 단체로 인사를 왔는데 비흡연자 수가 상당하더라. 우리 때는 대학 때는 안 해도 군대 갔다오면 다들 피우는 분위기였다. 회사에 들어와서도 남자들끼리 담배를 태우며 슬쩍 슬쩍 속내를 얘기하도 했는데 요즘에는 억지로 권하면 그것도 인권침해라고 하니까(웃음). 사실 조금 안타깝지만 이런 말 하면 꼰대 취급받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담배는 철저히 개인의 취향과 선택인데 주변에서 강제로 금연을 권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싶다. 여행사(직원)은 서비스직이라는 특수성과 과도한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은 받는 업종 중 하나다. 하루 종일 고객 상담과 모객에 시달리는 여행사 관계자들은 그나마 담배가 위로가 된다. 대표부터 나서서 금연을 독려하는 기업도 있지만 실상은 아직도 담배가 주는 마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성인(만19세 이상) 흡연율은 1998년 이후로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전체성인 인구의 4명 중 1명 즉 약 1,000만 명이 흡연자로 추정된다. 그나마 성인 남성 흡연율은 1998년 66.3%에서 2012년 43.7%로 감소하고 있다. 성인 여성 흡연율은 1998년 6.5%에서 2012년 7.9%로 지난 14년간 흡연율이 감소하지 않고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 청소년 흡연율은 2005년 11.8%에서 2013년 9.7%로 지난 9년간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 청소년 인구의 약 47만 명이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셈이다.


글·사진=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금연 프로그램 안내>


금연을 결심했다면 자신의 흡연습관과 니코틴 의존도를 고려해 나에게 맞는 적절한 금연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금연이란 한 개비, 한모금도 피우지 않는 단연법을 말하지만, 흡연량이 많고 니코틴 의존도가 높은 경우 흡연량이나 체내에 흡수되는 니코틴 양을 서서히 줄여가는 감연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일례로 단연법을 사용했을 때 금단증상이 너무 심한 경우에 감연법을 주로 사용하는데 감연법을 통한 흡연량의 감소는 장기 추적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연에 이르는 비율을 약 1.7배 정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연의지가 있는 사람들은 주로 단연법을, 상대적으로 금연 의지가 약한 사람들이 감연법을 선택한다.
 


△니코틴 감소 : 흡연량은 유지하면서 1~2주간 서서히 니코틴 양만을 줄이는 방법이다. 현재 피우는 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을 확인한 후 니코틴 함유량이 적은 담배로 바꾸어 피우는 식이다. 그러나 니코틴 함량이 너무 낮은 담배로 갑자기 바꾸지 않아야 한다. 이는 곧 흡연량을 늘리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또한 흡연 시 더 자주 빨아들이거나 더 깊이 빨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니코틴 대체요법(Nicotine Replacement Therapy) : 이는 담배에 다른 유해 화학성분들을 배제하고 니코틴을 패치, 껌, 사탕(Lozenge) 등의 형태로 피부, 구강, 점막 등의 형태로 외부에서 공급해주는 금연보조법 이다. 흡연자가 흡연을 포기하지 못하는 원인의 70~90%는 금단증상과 이로인한 흡연욕구인데, 니코틴 대체요법은 이러한 증상을 감소시킨다.


하지만 금연보조제로서 니코틴 대체요법 이외에 금연침이나 약초담배 등의 경우 금연에 도움을 준다는 효과는 아직 충분하게 입증되지 않았다. 니코틴 보조제는 제품설명서에 명기된 사용방법이나 금기사항을 숙지하고 필요한 경우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사용방법 및 용량 등을 조절하도록 한다.
 


△흡연량 감소 : 흡연량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계획을 세우고 우선 담배를 반만 피우고 버리거나 격일로 담배를 피운다. 하루 중 첫 담배를 늦춰 피우고 마지막 담배를 앞당겨 피우며 잠자리에 일찍 드는 습관도 필요하다. 또한 공공장소, 교통수단 그리고 금연지역에서는 절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담배를 잊기 위한 적당한 야외활동과 운동을 즐기는 등 새로운 분위기와 환경 조성은 필수 조건이다.


자료 문의 = 보건복지부 금연 길라잡이 (http://www.mw.go.kr)
 


<2015년 최대 목표는 ‘금연’>


2015년 주요 목표 중 하나인 ‘금연’이 가장 잘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가 전국의 성인 남녀 1,032명을 대상으로 <새해 목표 잘 지키고 있는가?>에 대해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새해 목표로 금연을 결심한 사람 10명 중 6명꼴로 잘 지키고 있다고 대답했다.


올해 우리 국민의 주요 새해 목표는 금연을 비롯해 취업/이직, 체중감량/다이어트, 외국어 공부 등 4가지가 대표적인데 이 중 가장 잘 지켜지는 것은 ‘금연’으로 58.8%가 ‘매우 잘 지키고 있다’거나 ‘아직 잘 지키고 있는 편’이라고 답했다.


특히 금연은 ‘매우 잘 지키고 있다’는 답변이 13.4%로 집계됐는데 이는 조사된 모든 항목 중 가장 높은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담뱃값 인상으로 인해 금연에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높아졌고 그로 인해 가장 잘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 =잡코리아(www.job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