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74호]2015-01-08 14:32

[Best Traveler(144)] 변추석 한국관광공사 사장
 
2014년 방한 외래관광객 1,400만 명 돌파 쾌거
수도권에 집중된 관광객 분산 및 재방문객 늘려야
MICE 점유율 높이고 지방 관광 인프라 해결할 것
 
 
한국을 찾는 외래관광객이 지난 2014년 12월 말을 기점으로 1,400만 명을 넘어섰다. 2012년 11월 21일, 역사상 최초로 1,000만 외래관광객을 돌파한 지 불과 2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이 같은 성장세가 계속된다면 당초 목표로 했던 2020년보다 3년 빠른 2017년에 2,000만 외래관광객 조기 유치라는 달콤한 열매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든 일은 동전의 앞뒤처럼 양면이 있는 법. 여기저기 축포가 터지는 가운데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사후 관리와 철저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시선도 팽배하다. 지금의 관광시장이 지나치게 중국에 의존해있고 외국인들의 재방문율 또한 현저히 낮으며 쇼핑 외에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반대표를 던진 사람들의 날선 평가다.

국내 관광산업이 더 나은 발전을 통해 선진 관광시장의 대열에 합류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지난 몇 년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인바운드 시장이 과연 지금의 ‘단 맛’을 포기하고 환골탈태의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까? 외래관광객 1,400만 명 돌파 기념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변추석 한국관광공사 사장과의 대담을 통해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기로 했다.
자료 및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kto.visitkorea.or.kr)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외래관광객 2천만 명 시대 꿈이 아니다”
 
 
-1,400만 번째 방한 외국인의 신상이 궁금하다. 기념행사는 잘 치렀는지.
▲지난해 12월 29일 공사에서의 기자회견을 마치고 곧바로 청주국제공항으로 내려가 환영행사를 가졌다. 관광공사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 충청북도, 청주시,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한국여행업협회 등 주요기관의 장들이 모두 참석해줬다. 영광의 주인공은 치료 차 한국을 찾은 중국인 모자였다.

장취우란(중국, 65세/어머니), 리우스취엔(중국, 32세/아들) 씨인데 어머니의 무릎 고관절이 안 좋아 충북대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추가로 관광도 즐기려고 한국을 찾았다고 했다. 그들에게 축하 꽃다발과 기념품을 전달했다. 또한 1,400만 번 째 입국자가 탑승한 항공기 승객 전원에게도 한국인삼공사의 홍삼제품과 에버랜드 캐릭터 기념품을 증정했다. 기념행사 뒤에는 인기 가수와 무용단 등이 참가한 한류 콘서트도 선보였다.
 
-지나치게 숫자에 집중한다는 인상이다. 지난해 인바운드 관광시장을 전체적으로 평가한다면.
▲꼭 볼륨이 많다고 해서 기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외래관광객 1,400만 명 돌파는 세월호 참사, 엔화 약세 등 관광업에 치명적인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달성한 성과여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또한 전년대비 증가율이 16%대로 예상되는데 이는 최근 10년 내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2012년은 13.7%, 2013년은 9.3%에 불과했다.

국적별로 한국을 가장 많이 찾은 외국인은 역시 중국인으로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610만 명에 달한다. 중국 다음으로 일본(약 230만 명), 미국(약 77만 명)의 방문객이 가장 많았다.

수입에서도 기록적인 한 해를 보냈다. 관광수지 적자도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개선됐으며 수입은 약 172억 달러(18조 원), 생산유발효과 약 31조 원, 취업유발 인원 54만 5천 명을 달성했다. 참고로 대한민국은 외래객 1,400만 명 유치로 인해 세계 인바운드 순위 20위권 내 진입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난 2013년에 우리나라의 순위는 22위였다.
 
-국내 관광업계가 지나치게 중국인에만 의존하고 있다. 곳곳에서 요우커 이후를 대비하자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는데.
▲관광업계에서 흔히 나오는 얘기가 거리가 가까울수록 잘 풀린다는 것이다. 중국, 일본 시장은 영원한 고객일 수밖에 없다. 텃밭은 그만큼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중국의 경우 몇 년 뒤에는 1억 명의 여행자가 해외로 움직이는 대형 시장이 될 것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광시장이 중국의 영향력과 잠재성을 인정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시장을 제외한 외래관광객도 807만 명에 달해 전년 784만 명 대비 20만 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홍콩(약 55만 명, +38.4%), 태국(약 47만 명, +25.3%), 중동(약 10만 명, +23.5%), 러시아(약 21만 명, +22.2%) 등이 2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동남아시아 지역에 불고 있는 새로운 한류 붐과 러시아나 구주에서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여행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호재가 많은 만큼 동 시장을 개척한다면 장기적인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본다.
 

-규모가 늘어난 만큼 질적인 발전도 함께 추구해야 하는데 아직도 선진 시장이 열리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가.
▲지방 관광 활성화를 통한 균형 발전이 시급하다. 외래관광객들이 수도권 그것도 오직 서울만 방문하는 편중 현상으로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다. 색다른 지방의 관광콘텐츠를 개발하고 수용태세를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지자체 해외 관광마케팅 담당자가 함께 참석하는 회의를 정례화하고 각 지자체·공사 국내 지역지사·공사 해외지사·여행업계 간의 협력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각 지자체가 발굴한 지방관광 상품이 권역별로 연계되고 여행사의 관광상품으로 개발돼 해외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직접 판매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또한 개별관광객 전담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외국인이 지방 관광에서 무리가 없도록 스마트 네트워크도 확충할 것이다. 중국 시장 관련해서도 중국어 가이드 질적 수준 제고, 중국전담여행사 관리 강화 등 질적 완숙에 노력하겠다.
 
-국제회의 목적지로서 한국의 위상도 많이 강화됐다고 들었다. 새로운 계획이 있나.
▲지난해 ‘2014 세계수학자대회(8월, 서울 코엑스)’,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9월, 평창)’, ‘2014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10월, 부산 벡스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12월, 부산 벡스코)’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여기에 무려 18,000명 에 달하는 중국 암웨이 포상관광 단체를 유치하는 등 지난 한 해 동안 대형 마이스행사의 개최 역량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2014년 국제협회연합(UIA)이 발표한 국제회의 개최 순위에서 싱가포르, 미국에 이어 당당히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대규모 회의 및 포상 행사를 꾸준히 유치하고 개최 횟수와 함께 점유율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아 MICE 최강 목적지로 도약할 계획이다.
 

-2015년 해외마케팅의 핵심 및 방향을 설명한다면.
▲내년도 해외마케팅 슬로건을 ‘I-FOS’ 로 정했다. 한국관광브랜드(Imagine your Korea)를 비롯해 FIT·온라인(Online)·SIT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뜻이다.
운이 좋은 것이 올해와 내년에 걸쳐 한국을 홍보할 수 있는 다양한 이슈들이 넘쳐난다. ‘2015~2016년 한·중 관광의 해’ 기념사업을 비롯해 ‘2015년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사업, ‘2015~2016년 한·불 상호교류의 해’ 기념사업, ‘2015 밀라노 엑스포’ 계기 마케팅사업 등이 그것이다. 중국, 일본, 프랑스, 이태리 등과 협력해 캠페인을 펼치는 동시에 K-Food, 한류, 의료관광 등 문화콘텐츠 강국의 이미지로 한국 관광의 매력을 집중 홍보할 것이다.
 
-끝으로 가까운 목표 및 신년을 맞아 업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1,400만 명 달성이 반가운 것은 이 결실이 2,000만 외래관광객 유치를 위한 가장 좋은 신호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러 관계기관과 힘을 합쳐 오는 2017년 외래관광객 2,000만 명 시대를 꼭 열어나가고 싶다. 이제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것에서 탈피해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한국을 다시 찾고 싶은 나라로 만들어야 할 때다. 한국관광공사는 한국을 파는 사람들 그리고 한국을 맛나게 하는 사람들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두 배로 열심히 뛰는 2015년을 기대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