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71호]2014-12-15 08:14

[Best Traveler(142)] 이내희 파로스트래블아티팩스 대표이사
 
 
편법 아닌 정통으로 승부하는 파로스트래블
 
 
“직원들이 여행상품을 개발할 때마다 ‘너희 부모님께 이 상품으로 여행을 보내드릴 수 있겠는 가를 생각하라’고 한다. 파로스의 방침이다. 사실 국내 여행상품 중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팔 수 없는 상품들이 너무 많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에게 당당히 여행을 권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한다.”
전문여행사라는 타이틀을 가진 여행사는 무수히 많다. 그러나 제대로 된 전문여행사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전문여행사로서 고유한 영역을 확보하고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여행사로 입지를 다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캐나다’하면 떠오르는 여행사, 바로 ‘파로스트래블아티팩스’가 바로 자타가 인정하는 전문여행사다. 뭣 모르는 20대에 여행업계에 입문해 이제는 전문여행사 대표로서 활약하고 있는 이내희 대표이사는 여행을 사랑하고 업자로서의 자부심이 상당한 인물이다. “업자라면 편법이 아닌 정통으로 승부를 봐야한다”는 그의 내일이 더욱 궁금하다면 본지를 주목하자.
취재협조 및 문의=파로스트래블아티팩스(02-737-3773 / http://pharostravel.co.kr)
글·사진=권초롱 기자 titnews@chol.com

 
 
캐나다 전문여행사에서 전 지역으로 사업 확대

내년 상반기 헬로차이나 & 헬로시티 오픈 예고

 
 
-전문여행사로서 고유한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노하우가 궁금하다.

▲우선 직원들의 노력이 굉장히 컸다. FIT여행사에서 이만큼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어떠한 고객들이라도 핸들링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직원들의 역량에 기대서 나온다. 지난 십 몇 년 동안 캐나다 상품에 대한 이해, 트렌드 등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트래블컨퍼런스에도 참여했다. 다양한 행사를 통해 미주 현지에서는 어떠한 상품들이 판매되며 선두주자인 유럽과 일본에서의 상품들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캐나다상품을 FIT로만 판매해 승부를 내는 게 쉽지 않다고 예전부터 생각했었다. 캐나다 로키 인바운드 여행사인 브루스터의 PSA와 오로라빌리지 한국사무소(GSA)를 맡으면서 세미패키지 형태로 국내 미주 패키지사들에 상품을 판매하기 쉽게 제공했다. 사실 헬로캐나다가 아무리 커져도 한 달에 몇 백 명을 핸들링 할 수 없다. FIT 손님을 100명 핸들링 하기는 어렵다. 직원의 역량이 높더라도 직판에 대한 한계는 존재한다.

실제 헬로캐나다로 평균 한 달에 100명 정도 모객한다. 일하는 날짜를 20일이라고 치면 하루에 5팀 정도가 계약이 성사되는 건데 그렇다면 하루에 상담은 최대 4배 이상, 약 20팀 정도다. 보다시피 우리 직원들은 본인 포함 10여 명이다. 이 중 웹 담당자를 제외하면 업무에 투입되는 인원은 더 적어진다. 직원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지만 직판의 한계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직판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B2B 판매가 쉽진 않았을 것 같다.

▲오로라빌리지 한국사무소와 브루스터 PSA를 맡고 있기 때문에 홀세일 판매는 꼭 필요하다. 처음 시작할 때 자사 상품을 절대 판매하지 않겠다고 으름장 놓은 여행사도 몇 군데 있었다. 자기네 상품 판매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사 직원들은 너무 바쁘다. 월급 받는 직장인이 열심히 판매해서 남 좋은 일시키고 싶지 않는 마음은 당연한 거다. 때문에 두 가지 부분에 주력했다. 하나는 그럼에도 판매할 수밖에 없을 만큼 매력적이거나 안정적인 상품을 판매하는 것. 다른 하나는 업체들에 대한 수익보장이다.

자사 방침은 신상품은 헬로캐나다 메인 화면에 론칭하는 거다. 여행객들이 해당 상품에 얼마만큼 관심 있고 구매하는 지를 확인한다. 헬로캐나다를 통해 니치마켓을 확인하면 B2B여행사들에 제공하는 상호보완의 구조다. 파로스트래블 지붕아래 오로라빌리지와 브루스터가 있는 셈이다. 우리는 해당 사이트에 판매 대리점(=에이전시) 사이트 링크를 제공한다.

자사 상품만이 아니라 오로라와 브루스터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국내 여행사들의 상품을 여행객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 헬로캐나다로 오로라 상품을 판매하는 게 수익이 많이 남는다. 수백만 원의 오로라 상품을 에이전시에 판매할 경우 한국사무소가 받는 수익은 몇 만원 내외다. 그러나 내 배를 채우자고 남의 배를 곯게 할 순 없다.

-올해 파로스트래블은 사업적인 면에서 다각적인 변화가 있었다.

▲바쁜 한 해였다. 종합적으로 얘기하자면 미주지역에서 전 지역으로 확장했다. 우선 10년 간 유지해 온 스키캐나다 대신 ‘헬로스키’로 브랜드를 변경했다.

스키캐나다는 사실 캐나다의 유명 스키 관련 잡지 이름이다. 예전에 에어캐나다 주최 스키 팸투어에 참여했다가 기내에 놓인 잡지를 보면서 괜찮다는 생각에 한국에 돌아와서 바로 도메인을 검색했다. 도메인 등록이 돼 있지 않아서 바로 등록했었던 추억이 있다. 스키캐나다를 통한 리피터 고객들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었다. 스키 상품에 대한 전문성과 충성도 높은 고객이 확보돼 있다 보니 지난 5월부터 프랑스, 스위스, 미국, 뉴질랜드 등으로 지역을 확대했다.

‘뉴질랜드 밀포드 트레킹 상품’도 판매 중이다. 3여 년간 공들였다. 밀포드 트레킹은 하루에 50명만 입산이 가능하다. 그중 30명은 여행사를 통해 나머지 20명은 개별로 본사 계약을 통해 입산하도록 규정돼 있다. 본사에서 전 세계 시장에 블록계약을 하지 않는다.

자사만이 유일한 블록계약을 성사시켰다. 1년에 5번 블록을 확보 받았다. 에이전트 커미션도 없고 90일 전 취소 시 100% 수수료가 부과된다. 또 자격증을 보유한 산악 전문가이드가 동행해야 할 만큼 까다로운 규정들이 많다. 그럼에도 이 계약을 성사시킨 이유는 한국 시장에 전 세계의 다양한 SIT 상품을 알리고 SIT 상품하면 파로스를 떠올리게 하고 싶어서다.
 
 
-지역 다각화 사업은 내년에도 이어지나.

▲그렇다. 내년 상반기에는 헬로차이나와 헬로시티를 오픈하는 것이 목표다. ‘헬로차이나’는 내년 1~2월 오픈할 예정으로 중국정부가 운영하는 기차인 ‘오리엔탈 익스프레스 차이나’의 한국사무소로서 상품을 판매, 홍보할 계획이다. 동 기차는 1년에 7번만 출발하며 1회에 탑승 가능 인원은 총 166명으로 소규모다.

국가 주석의 서비스 담당 팀이 직접 일반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품격 여행이다. 국내 여행사들의 프리미엄 브랜드와 내년 오픈할 헬로차이나를 통해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1~2년 정도는 블록 계약 없이 운영된다. 세일즈보다는 홍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헬로시티’는 전 세계 도시들의 교통패스, 입장권 등 여행단품을 판매한다. 항공과 호텔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이제 너무도 다양하다. 헬로시티는 그 외의 요소들을 판매할 예정이다. 헬로시티는 내년 6월 내 오픈할 계획이다.
 
-캐나다 하면 떠오르는 여행사였다. 관광청이나 패키지사들이 아쉬움을 표하지 않았나.

▲글쎄. 캐나다를 담당하는 전문화된 직원들을 신사업 팀으로 옮기거나 캐나다 지역을 하지 않고 타 지역으로 옮기는 거라면 아쉬움이 컸을 것 같다. 그러나 사업을 넓힌 만큼 직원도 확충할 방침이라 아쉽진 않을 거라 본다. 캐나다 역시 내년에도 열심히 판매할 방침이다.
 
-올해 캐나다를 향하는 항공 공급석이 증가됐다. 공급석 증대로 인한 파급력이 있었나.

▲올해 캐나다를 방문한 한국인 입국객이 약 11% 성장했다고 한다. 헬로캐나다의 올해 성장은 이를 뛰어 넘었다. 지난해 일본항공이 옐로나이프를 연결하는 쓰루 요금을 지원했다. 그리고 올해 6월 델타항공이 인천-시애틀 노선을 신규 취항하면서 연결 항공편이 다양해졌다.

캐나다행 항공석 증대로 BC주, 알버타주, 몬트리올 주가 수혜를 입었다. 특히 델타항공은 시애틀-로키 연결편이 하루 2회로 증가됐다. 항공편의 증대로 캐나다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사들이 레저 요금을 적극 지원하게 됐다. 기존까지 캐나다 레저 고객의 90%를 에어캐나다가 담당했는데 이제는 파이가 커졌다. 두드러진 변화가 두 국가 연계상품의 활성화다. 미국과 캐나다, 캐나다와 멕시코 등 상품군도 다양해졌다. 내년에는 캐나다+멕시코/쿠바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미주 시장에 진입하려는 FIT여행사들이 늘고 있다. 특히 유럽 전문여행사들이 지역 확장으로 미주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상당히 고무적이다. 유럽은 정통적인 FIT 시장이다. 지금의 40대 중반, 그러니까 국내 해외여행 대중화 시절을 보낸 이들의 첫 여행지가 대부분 유럽 배낭여행이었을 거다. 나 역시 마찬가지고. 배낭여행으로 간 세대들은 신혼여행 역시 유럽 자유여행이다. 이들은 자녀가 생기면 유럽으로 또 가족여행을 온다. 그러면 이들의 다음 여행지가 또 유럽이 될까. 그리고 이들의 자녀들의 다음 여행지도 유럽일까.

그렇지 않다. 유럽 전문여행사들 역시 리피터를 창출해야 하는데 그들에게 같은 여행지를 계속 판매하긴 쉽지 않다. 그들에게나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온 세대 모두 유럽 다음의 행선지는 미주일 거다. 많은 여행사들이 미주 FIT 시장에 진입한다는 건 결국 시장 파이가 커진다는 거다. 얼마나 기쁘고 좋은 일인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우리는 더욱 열심히 경쟁하고 어떻게 하면 비교우위에서 고객을 핸들링 할 것인 지만 고민하면 된다. 우리의 전략은 앞서 말했듯 파로스트래블 지붕아래 헬로캐나다를 통한 직판 수요를 유지하면서 자사가 보유한 GSA와 PSA를 통한 킬러 콘텐츠로 판매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끝으로 올해 여행시장의 화두 중 하나가 탈 여행사 현상이다. 전문여행사 대표로서의 입장이 궁금하다.

▲지금 12월, 내년 1월 모객유치에 한창이라면 뒤쳐진 거라고 직언한다. 그렇지 않나. 여행객들의 흐름이 FIT로 변했고 자유여행을 원하는 여행객들이 패키지를 벗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패키지 상품은 절대 없어지진 않을 거다. 다만, 이탈하는 고객을 잡기 위해서는 여행사도 그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 아니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 내년 여름 상품은 적어도 설 연휴 전까지는 세팅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 여행객들이 해당 상품을 확인하고 여름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선택사항에라도 들어가지 않을까. 여름시즌 얼리버드 상품이라고 4~5월에 출시하는데 그게 얼리버드인가. 사실 그때가면 얼리버드 여행객들은 이미 끝난 지 오래다. 항공사에서 중장기 요금 책정이 안 된다는 이유는 핑계다. 미주 항공사들의 경우 내년 7월 31일까지 인디비 특가 요금이 나와 있다. 우선 인디비로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관련 상품이 얼마나 판매됐는지를 해당 항공사에 알려줘야 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지원했는데 이 만큼의 수요가 창출됐다. 요금 좀 지원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국내 FIT 시장이 무르익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여행사는 여행객보다 6개월, 적어도 한 시즌은 앞서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