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72호]2014-12-21 15:40

[Best Traveler(143)] 김응수 (사)한국MICE협회 회장

지난 3월 선출된 제 7대 (사)한국MICE협회 김응수 회장은 내년 목표로 협회의 재정 자립 사업 확장을 꼽았다.
 
 
화합과 소통 ‘함께하는 협회’ 만들 것
 
“MICE란 사람을 위해, 사람에 의해”

토착형 창조 MICE 육성 및 개발해야
 
MICE산업은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외화획득, 세수 증대 등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전 세계가 주력하는 미래성장 산업 중 하나다. 지난해 한국은 국제회의 개최 건수 3위에 이름을 올리며 MICE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에 올랐다.

그러나 김응수 (사)한국MICE협회 회장은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일침을 가했다. 국제행사 유치에만 급급하고 행사 이후 시달리는 적자 개선에는 대책이 없다는 점을 강하게 질타하며 한국 MICE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전했다.

지난 3월 선거를 통해 선출된 제 7대 (사)한국MICE협회 김응수 회장은 MICE와 투어서비스의 융·복합을 강조했다. 한파의 추위마저 사그라들 만큼 MICE산업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던 그와의 인터뷰를 본지에 담았다.

취재협조 및 문의=(사)한국MICE협회 (02-3476-8325/www.micekorea.or.kr)

글·사진=권초롱 기자 titnews@chol.com
 
 

 -(사)한국MICE협회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한국MICE협회는 2003년 6월 창립됐으며 관광진흥법 제45조에 의해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단체로 문관부에서 예산을 받아 사업을 진행한다. 협회는 4개의 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 △교육개발위원회 △연구편집위원회 △국제협력위원회)를 통해 매년 12개의 사업을 펼친다. 12개의 사업 중 90%가 지속성을 갖고 있다. 각 위원회 별 10명 씩 팀원이 구성돼 있으며 3개월에 한 번씩 협회 직원들과 사업 관련 회의를 통해 점검한다.
 
-올해 협회에서 펼친 사업들의 성과가 궁금하다.

▲협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업이 교육 사업이다. 올해 교육 사업은 기존과 차별화해 커리큘럼을 변경해 진행했다. 참가자들의 호응이 높아 가장 성과가 좋았다고 자부한다. 특성화고 학생들과 4년제 대학생들 그리고 업계에 입문했지만 실무적인 부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고급자 과정으로 구분된다. 올해는 학생들의 교육 참여도 및 흥미를 고취시키기 위해 실무적인 교육을 진행했다.

킨텍스, 코엑스, 벡스코 등 주요 컨벤션뷰로 인스펙션과 해당 지역과의 연계 투어 서비스를 기획하는 교육을 치렀다. 또한 MICE참가자들에게 어떠한 식단을 제공할 것인가 등의 실무 중심 교육이 이뤄졌다. 내년에도 수정, 보완해 지속할 예정이다. 이밖에 MICE 복지 관광촉진 사업의 일환으로 경력단절 여성 및 취업취약계층을 위한 교육을 통해 전문 인재 양성과 취업 연계 서비스를 펼쳤다.

개인적으로 올해 펼친 사업 중 보람됐던 사업은 ‘한마음 MICE DAY’ 행사였다. 수원에서 지방 회원사와 서울 회원사들이 함께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시장 동향에 대해 이야기 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회원사들도 이러한 모임이 지속되기를 희망해 내년에는 업종별, 지방별로 소통할 수 있는 더 큰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MICE산업이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각국의 정부들이 주력하는 사업 중 하나가 됐다. 국내 MICE시장의 경쟁력을 꼽는다면.

▲사실 MICE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 받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부상해 각 나라에선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 전쟁 중이다. 국내 역시 세계 흐름과 다를 바 없다. 과거에 서울시, 수도권, 광역시가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 분주했다면 이제는 시, 도, 군까지 그 범위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컨벤션 시설또한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코엑스, 킨텍스, 벡스코 등 수도권 및 광역시 위주였다면 이제는 전국적으로 확충되고 있다.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가 내년 1월 오픈할 예정이며 이미 전북 군산시는 지난 7월 새만금컨벤션센터가 오픈했다. 향후에는 전주시와 안동시도 컨벤션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한국의 경쟁력은 우리나라 전체를 하나의 MICE 거점화로 육성하는 것이다. 이 MICE 거점국가화를 통해 한국만의 토착형 MICE를 육성하고 창조함으로써 다른 국가 및 도시로부터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토착형 창조 MICE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가 자국으로 국제행사를 유치하려는 데에만 열중했다. 행사 이후에 대해선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사실 행사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비용도 많이 나가고 유치 이후에는 항상 마이너스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국가적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는 이러한 국제행사를 유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맞다. 그러나 MICE가 단순히 유치로 끝나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만이 할 수 있고 우리의 특색이 있는 행사들을 창조해 육성해야 한다는 게 토착형 창조 MICE의 핵심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경주가 내년 초에 화백컨벤션센터를 오픈한다. 경주는 세계문화유산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다. 이 도시가 갖는 상징성을 고려해 세계문화예술과 관련된 국제회의, 컨퍼런스 그리고 고분벽화와 관련된 학술행사 등을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미국의 Sturgis 시에서는 매년 모터사이클 랠리 이벤트가 개최된다. Sturgis 시는 이 한 번의 랠리 이벤트로 일 년 세수를 확보한다.

다시 말하자면 기존의 국제행사나 컨퍼런스를 한국으로 유치하는 것에만 치중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국가적 행사(컨퍼런스, 학술회의, 이벤트 등)들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지난해와 달리 정부가 MICE산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러한 변화를 느끼나.

▲과거 의료관광에 대해 정부와 예산을 집행하는 국회의원들의 관심은 높았다. MICE의 경우 돈을 투입해도 티가 나지 않는 사업이다 보니 소홀했던 부분이 상당했다. 그러나 올해는 MICE에 대한 관심이 의료관광분야보다 컸음을 체감한다. 우선 6·4 지방선거 당시 20여 명의 국회의원 후보들이 MICE산업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실질적으로 최근에 문관부에 책정된 예산사항을 살펴보면 이러한 변화를 입증하고 있다. 의료관광분야에 대한 예산안은 제시한 금액보다 삭감된 반면 MICE분야는 제시한 예산안이 전액 통과됐다.

 
-서울이 3년 연속 ‘최고의 국제 비즈니스 미팅 도시’ 상을 수상했다. MICE 도시로 서울시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협회 차원에서 국내 MICE시장의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있나.

▲서울이 MICE여행지로 갖는 장점은 상당하다. 서울은 하나의 MICE 복합지구화가 이미 완성돼 가고 있다. 우선 어느 나라보다도 접근성이 탁월하다. 서울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두 개의 공항으로 접근이 용이하다. 관광, 문화, 쇼핑이 이미 갖춰져 있는 도시가 서울이다. 여행에 대한 인프라가 모두 확충돼 있다. 때문에 서울에 오면 비즈니스와 관광이 모두 해결 가능하다. 서울은 ‘여행 집약체’이다. 서울이 갖는 또 하나의 무기는 서울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글로벌 시민의식이다. 관광을 생각하는 열정이 어느 국가의 시민들보다 높다고 자신한다.

서울과 부산, 제주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지방 도시들은 MICE도시로서 미흡하다. 종합적으로 얘기하자면 지방은 인프라와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MICE는 사람을 위해서 하는 일이며 사람에 의해서 하는 산업이라는 거다. 전문 인력이 얼마만큼 양산돼 있느냐 이후에 전문 기구가 얼마나 포진돼 있느냐는 건데 이 부분이 지방 도시들은 부족하다.

올해 3월 회장이 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업무가 지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마다 간담회를 개최했다. 부산, 제주를 비롯해 대전에서 충청권 간담회를 전주에서 전라권 간담회를 진행했고 강원도에서도 간담회를 실시했다. 각 지자체 관계자 및 회원사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이들은 국제행사보다는 기업 인센티브 투어를 유치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다수의 도시들은 도시와 도시 간 거리가 멀어 관광의 연결성이 어렵다. 또 관광안내소 및 컨벤션 기구들이 흩어져 있어 기업행사를 유치하기에도 제약이 크다.

간담회를 통한 공통된 요청은 해당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다. 그러나 정부는 “일단 유치하고 활성화 시킨 후 지원해 주겠다”는 입장이고 지자체는 “지원해줘야 활성화가 되지 않겠냐”는 거다. 결국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는 좁혀지지 않는 입장 차이인 셈이다. 협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이들이 원하는 분야의 교육 사업을 지원해주는 것. 아울러 국가적인 토착형 창조 MICE 행사도 필요하지만 지역별 토착형 MICE 행사를 개발하고 육성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 지자체와 정부 및 민간단체가 정보를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거다. 이의 일환이 ‘연례총회 및 마켓플레이스’다. 협회에서 매년 펼치는 ‘연례총회 및 마켓플레이스’를 지방에서 개최하고 있다. 내년에는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1,200명의 관련 지자체 공무원 및 관계자, 업무 종사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네트워킹과 정보 교류를 할 예정이다.
 
-끝으로 국내 MICE산업이 더 활성화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나.

▲그동안 국내 MICE산업은 양적인 성장만 거듭해 왔다. 지난해 UIA 기준 컨벤션 개최건수 세계 3위에 한국이 이름을 올렸고 서울이 최고의 국제 비즈니스 도시 상을 3년 연속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그러나 질적인 부분을 살펴보자면 아직 갈 길이 멀다. MICE산업은 문관부 소속이지만 전시산업은 산자부(산업통상자원부) 소속이다. 각 분야별로 제도는 잘 마련돼 있지만 연결이 되지 않는다.

국제 전시 행사 역시 MICE의 일환이다. 그러나 동 행사를 지원해달라고 할 경우 문관부가 아닌 산자부에 요구해야 한다. 지역별 컨벤션센터들도 마찬가지다. 지역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체계적인 정보들을 갖고 있다. 그러나 공유가 되지 않고 지역 간 연결이 되지 않는다. 이 외에도 관광안내원들이 설명해 주지 않아도 키오스크 하나로 언어 지원이 가능하다. 그런데 4개국 언어로만 한정돼 있다. 다산콜센터나 관광안내소로 연결할 수 있는 기능 버튼을 추가한다면 타 언어권 여행자들도 편히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더 중요한 부분은 MICE산업과 여행업이 별개라고 인식한다는 거다. MICE서비스에서 투어서비스는 절대 빠질 수 없는 핵심 서비스다. 외국인들이 MICE로 한국을 방문할 때 여전히 우리는 투어서비스 부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MICE여행자들은 패키지관광을 할 수 없다.

그들의 시간이 그만큼 할애될 수 없기 때문인데 우리는 그저 행사 유치와 의전 및 공항 픽업서비스만 생각하고 만다. 끝으로 MICE에 대한 범국민적 이해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를 제외하면 MICE 의미를 알고 있는 국민들이 몇 몇 되지 않는다. 정부와 한국관광공사가 MICE산업의 중요도를 알리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단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