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090호]2020-02-20 13:09

국내여행 하면 떠오르는 먹거리 Top20
 
추천 연상 키워드 1위는 해산물, 2-3위는 회와 한우
막국수/칼국수//비빔밥/돼지국밥 등 전통 단품 식사류 선전
찌개류와 탕류, 외래 음식과 패스트푸드 전무, 여행객 특성 반영
전통 음식 강호 전남·광주는 특산물과 전통 한정식 선택 받아
신흥 음식 강호 부산·대구는 시장·서민 음식 대표적으로 인정
컨슈머인사이트, 국내여행 먹거리 연상 어 Top20과 대표 지역 분석
 
여행 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은 ‘먹거리’이고 먹거리 중에 가장 많이 떠올린 것은 ‘해산물’이었다. 여행 자체가 일상의 한 부분으로 흡수돼 ‘맛있는 것을 먹고, 쉬고 즐기는 여가생활’이 되는 추세와 통한다. 구체적으로 연상하는 음식으로는 해산물과 회가 각각 1, 2위였고, 그 뒤를 한우와 한정식이 따랐다. 대표 식도락 여행지역인 전남・광주와 부산・대구는 Top20 중 각각 3개 음식에서 가장 많이 연상된 지역이었다.
 
여행전문 리서치회사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해 실시한 '2019 여행자·현지인의 국내여행지 평가 및 추천 조사'에서 5만5,000여명(여행자 2만6,810명, 현지인과 연고인 2만8,232명; 이하 편의상 현지인이라 함)에게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추천할 만한 관광자원에 대해 자유롭게 기술하도록 했다. 총 21만7,155건의 유의 단어 중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먹거리’였다. 구체적으로 가장 많이 연상된 먹거리가 무엇인지 Top20을 추출하고, 어떤 지역에서 추천 자원으로 많이 연상됐는지 분석했다.
 
■ Top20의 구성 – 5위 빵 제외하곤 모두 전통 한식
 
먹거리 Top20은 요리 자체를 지칭하거나(예; 한정식, 비빔밥), 음식의 주 구성 요소(예; 해산물, 곱창)인 것을 선정했고, 요리의 부자재이거나 음료(예; 마늘, 막걸리)는 제외했다. 전국 먹거리 중의 순위, 연상률 1위인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를 집계한 결과는 <표1>과 같았다.
 
국내여행 시 추천되는 먹거리로 가장 많이 연상된 것 1위는 ▲해산물이었으며, 2-5위는 ▲회 ▲한우 ▲한정식 ▲빵이었다. 최상위에는 특정지역에 한정된 요리보다는 전국의 많은 곳에서 접할 수 있는 음식들이 포진되었다. 6-13위는 ▲막국수 ▲칼국수 ▲물회 ▲비빔밥 ▲닭갈비 ▲돼지국밥 ▲떡갈비 ▲국밥 순으로 지역 특색이 강하면서도 일상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단품요리가 자리했다. 14-16위는 ▲소고기 ▲막창 ▲곱창으로 축산물, 17-20위는 ▲낙지 ▲밀면 ▲한식 ▲농산물이 차지했다.
 
먹거리 유형은 다양한 기준을 적용해 분류할 수 있겠으나 주재료로 구분하면 해산물, 축산물, 농산물로 나눌 수 있다. ▲해산물은 전체 1위이나 농산물은 간신히 20위에 올랐고, 축산물이라는 연상 어는 없었다.
 
연상 1위 ▲해산물은 ▲2위 회 ▲8위 물회 ▲17위 낙지까지 3종을 상위 20개로 끌어들였다. ▲농산물은 20위에 그쳤지만 주곡인 쌀과 밀을 중심으로 하는 요리와 음식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쌀이 주재료인 비빔밥, 국밥(돼지국밥)에 더해, 밀이나 면을 기본으로 하는 빵, 막국수, 칼국수, 밀면도 눈에 띈다.
 
▲축산물 자체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소, 돼지, 닭 등 3대 육류를 주재료로 하는 음식과 막창, 곱창과 같은 부속물 요리를 아울러 국내여행 먹거리로 비중이 가장 큰 재료임을 알 수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돼지국밥이 11위에 오른 반면 삼겹살(40위권)은 순위에 없다는 점이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찾는 음식과 여행이라는 맥락에서 원하는 음식은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Top20의 가장 큰 특징은 빵(5위)을 제외한 거의 전부가 전통 한식이라는 것이다. 외래 음식은 빵이 유일했고, 흔히 접하는 패스트푸드(예; 라면, 햄버거, 자장면)도 없었다. 또한 전통 한식임에도 가장 많이 찾는 찌개류, 탕류, 고기류(불고기, 삼겹살)가 없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어떤 음식이, 왜 연상이 많이 된 먹거리인지 연구가 필요하다.
 
■ 해산물 대표 지역은 전남, 회는 부산... 전라권과 경상권의 특성 뚜렷해
 
전남과 광주, 부산과 대구 등 4개 시도는 먹거리 연상 Top20 중 3개 음식에서 1위를 차지해 대표 먹거리가 확실한 시도로 드러났다. 식도락 여행의 전통 강호인 전라권과 신흥 강호 경상권의 대결이다.
 
전남은 해산물(1위), 소고기(14위), 낙지(17위) 연상률이 1위이고, 광주는 한정식(4위), 떡갈비(12위), 한식(19위)에서 가장 높았다. 전남은 특산물, 광주는 전통 한식에 강했다. 반면 부산은 회(2위)∙돼지국밥(11위)∙밀면(17위), 대구는 국밥(13위)∙막창(15위)∙곱창(16위)로 전통시장이나 거리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서민음식이 꼽혀 특색을 드러냈다.
 
그 외 강원도는 막국수(6위)와 닭갈비(10위), 경북은 한우(3위)와 물회(8위), 대전은 빵(5위)과 칼국수(7위)의 대표 지역으로 꼽혔다. 전북은 비빔밥(9위), 충북은 농산물(20위) 부분에서 1위였고, 서울∙인천∙경기의 수도권과 충청남도를 포함한 중부권, 그리고 제주도는 하나도 없었다.
 
기초자치단체에서는 대전 중구(빵 5위, 칼국수 7위), 강원 춘천시(막국수 6위, 닭갈비 10위), 광주 광산구(떡갈비 12위, 한식 19위)가 복수 키워드를 대표하는 식도락 여행지로 꼽혔다.
 
먹거리는 여행 관련 연상 어 1위이며, 모든 관계자에게 가장 소중한 관광 자원임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어떤 음식이 사랑받는 자원이 되고, 어떤 것이 유력한 잠재 자원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결코 간단치 않다. 찌개류, 탕류, 구이류(불고기, 삼겹살 등)가 상위권에 들지 못한 것을 보면 전통음식이어야 한다는 가정도 맞지 않고, 비빔밥, 칼국수, 국밥 등이 있는 것을 보면 지역 특색을 반영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음식의 종류 보다는 훨씬 더 중요한 다른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식도락 트렌드는 음식 자체 이상으로 식사 공간과 환경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좋은 환경의 식당이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단품 중심의 한끼 식사보다는 다양한 먹거리를 체험하는 것으로 변하고 있다. 먹거리의 발굴과 함께 조화로운 환경 조성과 고객 중심의 서비스가 기본이 되어야 하며, 이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마케팅이 뒷받침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