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93호]2009-01-02 14:30

[2009 핫 이슈] “선택과 집중으로 다시 승리하자”

사진제공=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09년 기축년(己丑年) 소띠 해가 밝았다. 예로부터 근면 성실함의 대표 주자로 칭송받는 소. 올 한 해 소의 묵묵함과 부지런함, 그리고 특유의 근력을 이어 받아 꾸준히 돌진한다면 움츠렸던 여행업계에도 빛이 찾아들 것이라 감히 기원해본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009 여행시장을 바라보는 관계자들의 시선이 매섭다. 고객들이 떠나가고 여행사와 관광청들이 종적을 감추던 그 시절 IMF때처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하다.

본지는 신년을 맞아 2009년 여행업계의 예상 이슈들을 선정 및 정리해보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해봤다. 모름지기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인 법. 여행업계가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고민해보자.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국내동향

국내 인바운드 시장 강화 지속돼나?

2007년 중반부터 시작된 국내 인바운드 강화 붐이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 엔고 현상에 힘입어 기존 인천국제공항 외에도 김포공항을 통해 서울을 방문하는 관광객 단체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주로 백화점 등지에서 쇼핑을 즐기거나 짧은 시간을 이용해 주변 거리 관광에 나선다. 한국관광공사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08년 11월, 한국을 찾은 일본외래객은 약 23만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13% 성장하는 등 큰 성과를 냈다.

이와 더불어 중국관광객 역시 지난 2008년 11월 8만8천명 방문으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 그러나 환율 현상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일본 및 중국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는 테마 여행 상품 개발과 한류 스타 팬미팅 등의 대규모 이벤트 진행, 다시 찾고 싶은 한국 이미지 전환 등의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관광 단체장 선거의 해

국내관광시장을 이끌어 온 협회장들의 임기가 올해 말로 모두 종료된다.

신중목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 정우식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 회장, 남상만 서울특별시관광협회 회장 등 3대 인사가 모두 3년간의 임기를 마치게 되는 것.

이 중 이미 2번의 연임으로 더 이상의 연임이 불가능한 정우식 회장을 제외하고 신중목 회장과 남상만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신중목 회장은 경주지역 국회의원 보궐 선거 출마론도 제기되는 등 협회장들의 남다른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행업계는 관광산업 성장과 관광 단체 강화 그리고 종사자 권익 보호라는 큰 테두리 아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단체장 선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2010~2012 한국방문의 해’ 추진

관광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서울특별시(시장 오세훈) (재)한국방문의해위원회(위원장 박삼구) 등이 힘을 합쳐 올해부터 보다 구체적인 ‘한국방문의 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지난 2008년 10월4일 재단법인 ‘2010-2012한국방문의 해’ 창립총회를 연 위원회는 관광산업분야, 정ㆍ재계, 언론, 여행업계 등 주요 인사 32명을 추진위원으로 위촉하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회장을 추진위원장으로 추대, 위원단을 구성했다.

위원단 구성 이후 지난해 10월14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성대한 ‘한국방문의 해 선포식’이 개최됐으며 10월17일에는 문관부와 서울시가 방문의 해 사업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협약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한국방문의 해 사업은 정부 차원이 아닌 민간 주도의 첫 사업으로 독특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창출과 사업 진행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관광 한국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획기적인 관광 인프라 개선, 전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 유도, 일자리 창출, 항공 노선 확충 등의 노력을 펼쳐 오는 2012년 1천만명 외래관광객 유치와 1백20억달러 관광 외화획득 달성으로 한국관광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항공업계

유류할증료 제자리걸음

1월부터 유류할증료가 기존 16단계에서 5단계로 대폭 인하되면서 이와 동시에 업계의 상품가격 인하 의지가 표출되고 있다. 이에 여행사 모두 1,2월 상품 세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 또한 그간 유류할증료에 대한 불만을 지적했던 고객들 역시 상품 가격에 따로 반영되지 않는 유류할증료 소식에 그나마 장거리 지역에 대한 문의 역시 조금씩 살아나고 있어 막바지 겨울 성수기 시장과 봄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국제 유가 대폭 인하로 유류할증료가 상품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될 경우 현재 여행업계가 외항사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유류할증료 수수료 지급 문제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인하 문제가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 더욱이 똑똑해진 소비자들이 유류할증료가 인하될때까지 여행을 자제하는 현상이 증가하는 것도 여행사로써는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저비용항공사 앞날 적신호

황금알을 낳는 거위, ‘저비용항공사(Low Cost Carrier/LCC)’의 앞날이 회색빛으로 예고되고 있다. 레저 및 비즈니스 고객을 타깃으로 일반 항공에 비해 30~70%까지 요금 할인이 가능한 저비용항공사의 설립 목적은 가장 효율적인 운영과 최대한의 비용 절감으로 최대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

그러나 현재 국내 저비용항공시장은 LCC의 원래 특징인 최대의 원가 절감을 잃어버린 대신 대단위 시설과 인력 확보, 자금 투입 등으로 관련 업체들간의 경쟁을 야기시키며 오히려 일반 항공과의 차별점을 띄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기업 성장과 수익 확보를 목적으로 국내 노선이 아닌 근접국가로의 취항을 고려한 무리한 사업 확장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자본력 부족으로 이미 부도설이 제기된 한성항공과 영남항공처럼 미약한 자본력과 인력을 믿고 취항을 예정 중인 타 저비용항공사들의 앞날을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 또한 저비용항공시장 조차 진에어, 에어부산, 제주항공 등 탄탄한 모회사를 갖추고 있는 대형 업체들만이 생존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여행사

아웃바운드 업계 어려움 가중될까

세계 경기 침체 및 국내 경기 침체가 올 상반기 내내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여행업계 역시 지난 2008년 하반기부터 단행해 온 구조조정 및 감봉 등 비용 절감을 위한 경영이 대세를 이룰 전망. 허니문이나 인센티브 여행조차도 국내로 수요가 이동되고 있는 만큼 눈에 보이는 수요 이탈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여행업계는 개별 고객 외에 패키지 팀이 제대로 조성되고 출발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업 구조 상 패키지 시장 재건에 힘을 쏟고 있으나 지나친 악재로 인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불분명하다.

시장 상황이 악화된 것은 물론 저가여행상품과 현지 옵션 강요 등 패키지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굳어져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 한해도 이처럼 악재가 여전하지만 환율 및 유가 하락 등 일부 호재가 있다는 점을 감안, 기존 인력 연수 등 재교육과 신뢰성 높은 상품 구성으로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상반기 이후 시장 정상화를 대비, 미리부터 인력 수급에 관심을 갖고 회사 운영에 매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항공권 판매 수수료 대안 마련 분주

대한항공이 예고한 2010년 항공권발권 수수료 자유화 실시가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여행업계는 항공사의 이러한 공지에 크게 반발, 업계 나름의 시위와 항의성 운동을 펼쳐왔지만 특별한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여행업계의 수익 절감 외에도 항공사와 여행사, 그리고 고객이 공동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공허한 메아리로 남을 뿐이다.

KATA 특별위원회는 올 한 해 항공컴 자유화에 대한 대책 마련에 주요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몇몇 여행사들은 항공권발권수수료 0% 시대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 단체의 힘을 빌리지 않고 아예 기업 내에서 개별적인 대책 마련과 수익원 개발에 몰두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상품을 아예 초저가로 출시하거나 볼륨인센티브를 위한 항공권 판매, 소위 ‘딱지 장사’에만 집중해 시장 가열 현상을 초래할 전망이다.

전문 여행 업체, 불황일수록 호황 가능성 있어

대형여행사들의 불황이 심해질수록 소수 정예를 상대로 하는 전문업체들이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고비용을 필요로 하는 골프 및 유학+어학 상품 등은 당분간 회복세가 더디겠지만 일부 지역 및 특성화 업체는 잠재 시장 공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정 고객 및 마니아 계층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스포츠, 문화미술, 역사탐방 등의 상품은 사회 경기와 이슈에 고객들이 그리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 가격이 다소 상승해도 상품 구매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

더욱이 개별여행의 증가에 힘입어 각 여행사마다 특수 시장 공략을 선언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알아서 특수 부서를 폐지하거나 지역팀에 통폐합시키고 본연인 패키지 시장에 집중하고 있어 전문여행업체들의 승전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