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90호]2008-12-12 11:29

[포커스] 2008년 결산-동남아시아

수익모델 변경 및 新수요 창출 시급

시장 축소 불가피, 단거리 주말여행지 부각

개별여행객 증가 따른 테마 상품 각광받아

2008년의 마지막인 12월에 들어섰다. 눈만 뜨면 각 매체마다 환율 급등, 경기 침체,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IMF이후 최악의 시장상황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연초 목표를 세운 관광청과 여행사들은 시장상황 악화로 나름의 예상했던 성장률과 목표치와 비교할 수조차 없다고 입을 모은다.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2008 전 세계 각 지역은 어떤 이슈를 가지고 있을까. 본지는 대양주 시장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미주 및 유럽, 동북아시아 등으로 나누어 2008년을 돌아보는 기사를 4회에 걸쳐 연재한다.

동남아시아 관광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동남아시아 각 지역의 2008년 관광통계에 따르면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은 전년동기대비 방문객이 소폭 감소했다. 여기에 올 들어 상반기동안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던 마카오, 홍콩, 타이완 등의 성장률 또한 감소했다. 각국 관광청 통계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전체 방문객은 약 7% 증가 했지만, 여행업계에서 체감하는 모객 수준은 전년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특히 패키지 여행업체의 경우 올 하반기 들어 급격한 모객 감소를 겪어 조직축소를 진행해온 가운데 무급휴가까지 실시하고 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무급휴가를 시행한다는 것은 회사가 직원들 월급 줄 돈이 없다는 이야기”라며 “경영 여건이 한계 상황에 다다른 회사가 여러 곳”이라고 현 여행업계의 현실을 전했다.

이창곤 기자 titnews@chol.com

홍콩·마카오·타이완

주말 목적지 자리 매김

홍콩, 마카오, 타이완 등 동남아 근거리 목적지가 올 한 해 두각을 보였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마카오를 방문한 한국인 24만9천여명으로 전년동기대비 41.5% 성장했다. 이어 홍콩방문객은 78만9천여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3.5%, 타이완방문객은 30만여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3.0% 각각 늘었다. 세 목적지 모두 비교적 근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젊은 여행객을 타깃으로 개별여행 목적지로써의 이미지를 알려왔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특히 타이완은 SBS 드라마 ‘온에어’를 통해, 마카오는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을 통해 톡톡한 홍보효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주 5일제 근무 확대와 해외여행 저변 확대로 해외여행 시장은 지난 몇 해간 급격하게 성장해 왔다. 해외여행이 연례행사로 인식되던 시절은 이미 옛날이다. 싱글족과 핵가족이 크게 늘어나 주말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즐기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거리가 가깝고 젊은 여행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세 목적지가 동남아 대표 주말여행지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마카오(+56.1%), 타이완(+32.7%), 홍콩(+27.1%) 등 세 곳 모두 올 상반기 동안 내국인 방문객이 크게 증가했지만 이후 국내경기 침체로 인해 여행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다소 둔화 되는 양상을 보였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관광청 통계에 나타난 방문객 증가가 여행사들의 송출객 증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 곳 모두 한국방문객이 크게 증가했지만 여행사들의 사정은 다르다”며 “전년대비 같은 수준으로 증가폭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또한 “여행사를 이용하지 않는 ‘개별여행객’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고 있는 여행스타일에 맞춰 여행업계도 새로운 수익모델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국 방콕

동남아 대표 목적지 몰락

연중 최대 성수기인 겨울시즌을 앞둔 방콕 관광시장은 현재 아사상태나 다름없다. 지난 8월 말과 11월말, 두 차례에 걸친 반정부 시위사태로 인해 우리 국민들의 방콕 여행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한국인 태국 방문객은 61만7천여명으로 지난해 동기 63만7천여명보다 3.2% 감소했다. 올 하반기들어 해외여행시장 위축이 가속화 된 점을 감안할 때 방문객 감소율은 보다 높아 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 8월말 방콕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이후 9월 방콕 수완나품공항을 통해 입국한 한국인은 4만여명으로 지난해동기(6만5백여명)대비 33.7%가량 감소했다. 반정부 시위단체가 공항을 점거해 관광업계의 직접적인 피해를 불러 온 것. 여기에 태국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유혈 충돌이 발생하는 등 현지 소식이 우리 주요 언론들을 통해 집중 보도돼 방콕 여행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전파되면서 방콕 관광시장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 같은 사태가 장기화 될 것을 우려해 태국대사관, 태국관광청, 태국항공사 등 태국관광 유관기관들은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방콕 여행이 안전하다고 알린바 있다.

방콕 관광시장은 아웃바운드 업계 전체의 침체 속에서도 겨울 성수기를 맞아 시장 회복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지난 11월25일 또 다시 시위대가 수완나품공항을 점거하는 사태가 발생, 이 같은 기대를 무색케 했다. 시위 규모와 강도가 종전보다 강해졌으며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전면 중단되는 지경에 이르러 업계 관계자들은 망연자실했다. 12월3일 집권당이 퇴진하며 사태는 일단락 됐지만 대부분 정치인들이 당적을 옮겨 재활동할 것으로 예상돼 완전하게 안정을 찾았다고 보기는 힘들다.

연간 한국인 방문객 1백만명 이상을 돌파하며 명실상부한 동남아 대표 목적지로 사랑받아온 태국이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률(-0.84%)을 보인데 이어 올해도 경기 침체와 연이은 악재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어 있어 관계자들의 안타까움이 계속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시장 전체 성장 이끌어

아웃바운드 업계가 고전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말레이시아 관광시장이 상당한 폭으로 성장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내국인은 23만1천여명으로 전년동기(18만여명)대비 28.2% 증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 18.7% 성장에 연이은 것으로 말레이시아 관광시장은 계속해서 확대되는 추세이다. 특히 타 목적지들은 하반기 들어 성장률이 감소된 것에 반해 연중 2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해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말레이시아 관광시장은 크게 코타키나발루와 쿠알라룸푸르로 나뉘는데 여행업계에 따르면 코타키나발루 방문객이 다수로 이 지역의 성장이 말레이시아 시장 전체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여행사 관계자는 “코타키나발루의 인지도가 점차 확대되고 올 들어 항공좌석 공급이 확대된 점 등이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의 경우 항공 경유지로써의 방문이 조금 있을 뿐 단일 목적지로써 한국관광객의 방문은 많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관광청은 올 해 쇼핑 목적지로써의 쿠알라룸푸르의 매력을 적극 알리려 시도했다. 이의 일환으로 싱가포르관광청과 손잡고 대대적인 쇼핑투어 캠페인을 벌이는 동시에 쇼핑 가이드북을 발간했다. 또한 쇼핑을 주제로 팸투어를 진행한바 있다. 하지만 관광객 증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한 층 강화된 홍보·마케팅 활동과 관광당국의 투자가 계속되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다가오는 2009년

경기 회복만 바랄 뿐

겨울철 성수기를 맞은 12월 현재, 여행사 동남아부서의 모객 전략은 없다. 모객률이 지난해 대비 20%를 밑도는 현 시장 상황에서 무슨 전략이 있겠느냐는 탄성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는 현실이다. 환율 상승으로 인해 행사를 진행할수록 손해가 커지는 상황으로 여행업계는 말 그대로 앉아서 손해를 보고 있는 현실.

현재의 아웃바운드 업계 침체는 업계 내부의 문제 보다는 외부 악재로 인해 초래된 상황으로 이렇다한 해결책도 제시할 수 없어 보인다.

B 여행사 관계자는 “현재 여행업계 분위기는 분석도 해결책도 전망도 없는 상황”이라며 “경기가 활성화되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라며 비관적인 시장 상황을 대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