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480호]2006-10-13 17:57

트레킹과 여행(10)
캠퍼밴으로 떠나는 로키 트레킹 (下) 김태삼 (주)푸른여행사 대표 greentour@greentour.co.kr 로키의 유명한 국립공원은 재스퍼와 밴프 국립공원 나눠 볼 수 있다. 우리는 먼저 재스퍼 국립공원으로 이동하면서 끝없이 펼쳐진 산맥의 빼어난 풍광에 푹 빠져들었다. 감상에 빠져 있을 즈음 갑자기 차가 멈춰서 일행은 차가 고장 나서 그런 줄 알았지만 앞에는 엘크가 유연한 자태로(?) 도로를 지나고 있었다. 어느 나라든 도로에 야생동물이 출현한다는 팻말이 붙어 있다. 여행 중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나곤 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거대한 빙하로 잘 알려진 콜롬비아 아이스필드. 우리는 이곳에 내려 아이스필드를 보기위해 옷을 단단히 입었다. 왜냐면 여기에 올라가면 눈바람이 매우 세게 불기 때문이다. 이곳은 일반 차량으로는 갈수가 없어서 셔틀로 운행되는 설상차에 탑승했다. 설상차는 거대한 몸집과 바퀴가 달린 차로 수백 마력의 초강력 엔진을 탑재한 한마디로 괴물 자동차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광활한 얼음 평원을 만끽하며 일행들은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또한 빙하가 녹은 물은 오염되지 않아서 마실 수 있다는 말에 컵에 물을 떠 한 모금씩 돌려 마시며 거대한 빙하를 뒤로 한 채 밴프로 이동했다 이동 중간에도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여 주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수많은 아름다운 호수와 폭포, 그리고 엘크까지.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인 밴프의 설파산(2,285m)은 트레킹은 물론 곤도라를 타고 오를 수도 있는 산이다. 일부는 곤도라를 타고 일부는 걸어서 설파산을 올랐다. 카페와 기념품 판매장을 지나 로키산맥을 조망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산책로가 있었다. 꼭 중국의 옥룡설산 전망대를 작게 만들어 놓은 듯한 느낌이다. 산책로를 따라 걷는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산책로 길가의 벽면에 이사람 저사람 펜으로 낙서를 한 자국 이였다. 마치 우리 어렸을 때 책상에 낙서 하듯 내국인이나 외국인 할 것 없이 ‘00이 왔다간다’라는 문구들. 한글도 띄엄띄엄 보여 반갑기는 했지만 나로서는 그럼 행동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걸어 올라온 팀과 합류하여 전망에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음료와 피자를 먹으면 간단하게 허기를 채우고 하산했다. 산행이 마치고 근처 온천에서 피로를 푸는 것도 추천 할만 하다. 벌써 여행이 시작 된지 막바지에 이르렀다. 아침에 우리가 향한 곳은 밴프 시내에서 약1시간 거리에 위치한 레이크 루이스. 말 그대로 호수다. 아름다운 이 호수를 시작으로 식스빙하까지 트레킹 하는 코스가 이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이라이트다. 레이크 호수 산책로를 따라 호수가 끝나는 지점에서 식스빙하로 올라가면 산길이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약간 가파른 길을 지그재그로 걸어올라 계속 오르면 작은 오두막집이 나온다. 이곳은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잠시 멈춰 쉬며 차를 마시는 티 하우스다. 여기서 한 30분정도만 가면 거대한 빙하가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식스다. 잔잔한 호수에서 시작하여 잡목을 지나 거대한 빙하까지 오르는 이 트레킹은 어디에서도 갈수 없는 이곳만의 특별한 코스가 아닐까 싶다. 레이크 호수에 도착하면 사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은 호수가 아니라 호텔이다. 호텔명이 샤또인 이 호텔은 최고급으로 꼽히는 체인점으로 레이크 루이스와 어우러져 더욱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호수가 보이는 이 호텔에서 하룻밤 묶고 싶은 생각이 잠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열고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호수와 그 넘어 푸른 숲과 흰 눈을 한눈에 바라본다는 상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이것을 끝으로 로키 여행을 마친 후 밴쿠버를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와인공장을 방문했다. 캐나다에는 포도 재배에 딱 알맞은 기후가 유지되는 오카나간 지역이 있다. 시간이 되면 이곳에 들려 와인을 맛보는 것도 해 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