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59호]2008-05-02 17:28

[현지취재] 인도네시아 발리

모든 욕구가 충족되는 곳, ‘발리’

자연과 동화돼 자유를 경험하다

모든 여행은 사소한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지구 반대편 하늘은 어떤 색일까. 그 곳 바다도 짠내음이 날까. 사람들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호기심은 관심이고 관심은 곧 애정의 시작이다. 관심은 낯선 발걸음을 가볍게 옮기는 원동력이 돼 어느새 삶의 ‘처음’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해 준다.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여행자 모두는 탐험가다’ 그렇다. 여행은 새로운 것을 얻어 내기 위한 탐험이며 모험이다.

맹수가 우글거리는 정글 탐험은 아니더라도 이국땅의 새로운 곳을 밟아 몰랐던 감정을 느끼는 것은 어느 탐험보다 짜릿하다. 발리가 내게 그랬다. 어떤 힘이 날 이곳으로 이끌었던가 생각해보면 새로운 것에 대한 애정 어린 호기심. 그것 하나였다.

많은 여행 목적지 중 내가 발리에 주목하는 이유는 모든 욕구가 충족되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에게 어울리는 액티비티한 여행부터 어른들이 좋아하는 문화탐방 여행까지 남녀노소 구분치 않고 모든 여행객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발리는 국내에서 ‘허니무너들의 파라다이스’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허니문을 넘어 자유여행 목적지로 명성을 얻을 날이 멀지 않았다. 특히 발리와 인도네시아의 다른 지역 연계 상품들이 새롭게 출시되면서 휴양과 역사의 문명이 결합된 새로운 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

꼭 가봐야 하는 그 곳 ‘스미냑(Seminyak)’

스미냑(Seminyak)은 세련되고 넓은 공간의 빌라형 숙박시설과 그에 걸맞는 고급 레스토랑이 즐비해 있어 ‘발리의 압구정동' 또는 ‘청담동'이라 불린다.

택시를 타고 누사두아에서 스미냑까지는 약 40분정도가 소요되며 택시비는 약 16만 루피아 정도(한화로 약 1만6천원)이다. 택시에서 발을 내리는 순간 이전에 봐 왔던 발리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왕복 2차선 도로로 된 이곳은 주차된 오토바이들 때문에 비좁지만 붐비진 않았다. 이곳에서 마주친 행인들은 발리 현지인들과 외국인들(특히 호주인)이 반반 정도다. 호주 부호들이 장기 체류하고 있는 지역으로 유명한 이곳은 골목 사이로 들어가면 고급스런 주택가가 자리하고 있다. 스미냑의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은 세련된 부띠끄와 고급스런 숍들. 디자이너가 직접 문을 연 작은 부띠끄에서부터 이탈리아, 프랑스, 그리스 등의 요리까지 다양한 분위기와 맛을 선보이는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이 내게 천국인 이유는 간단하다. 거리를 거닐다 호기심이 생기는 물건이 보이면 들어가 만지작거리다 구매를 해도 좋고, 안 해도 그만이다. 그러다 상점을 나와 거리를 다시 휘젓고 다니다 목이 마르면 세련된 디자인에 에어컨까지 풀가동되는 카페에 앉아 시원한 스프라이트 한 병을 마시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쓰거나, 읽고 싶었던 책을 읽는 것이 전부다.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이 모든 것들이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 생각 할지 몰라도 이는 경험 한 사람만 아는 자유로운 영혼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서퍼들의 파라다이스 ‘꾸따(Kuta)’

꾸따는 수백 년 동안 수트라계급의 빈민촌이었지만 마자파히트 왕조세력이 발리로 퍼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식민시대의 중요한 곳이 되었다고 한다.

꾸따는 성곽 또는 요새란 뜻으로 과거 노예시장을 거쳐 현재는 서퍼들의 파라다이스로 유명하다. 꾸따는 공항에서 차로 불과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으로 발리 남부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는 출입구와 같은 곳이다. 꾸따의 가장 번화가인 꾸따 스퀘어를 지나 좁은 골목으로 들어서면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여행객들로 혼잡을 이룬다. 자신의 키보다 더 큰 서핑보드를 든 여행객들과 자동차, 오토바이, 잡상인들이 호객 행위가 뒤섞여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이곳이 젊은이들로 가득한 또 다른 이유는 싸고 저렴한 숙박 시설이 많다는 것. 만약 이곳에 배낭여행이나 자유여행으로 찾았다면 다른 지역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만족할 만한 숙소를 찾을 수 있다.

약 6km에 이르는 꾸따 비치는 초승달 모양으로 생겼다. 인도양에 속하는 이곳은 거친 파도로 수영이나 수상 스포츠를 즐기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파도가 일정하게 밀려와 서핑을 즐기기에 제격이라고 한다. 그래서 특히 초보 서퍼들에게 최고의 해변으로 정평이 나 있다.

비치에 우두커니 앉아 뜨거운 태양과 함께 파도에 맞서는 이들을 한참동안 쳐다봤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여행객들은 이글거리는 태양과 맞서 뜨겁게 달궈진 모래사장위에 몸을 누이고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자신이 원하는 최소한의 만족을 위해서다. 그것이 호기심이 될 수도 있고, 그것이 휴식이 될 수도 있으며, 그것이 독서가 될 수도 있다.

어떤 여행목적이든 일단 발리로 떠나보자. 꾸따와 쓰미냑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지역과 새로운 즐거움은 여행자들의 오감을 즐겁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인도네시아 발리=김현경 기자 titnews@chol.com

취재협조 및 문의=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주)한국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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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트래블 02)3705-8855.



[발리 기본 정보]

 

인도네시아의 자바 섬 동쪽에 자리하고 있는 발리는 제주도 3배의 크기로 약 3백10만명의 발리인이 살아간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지만 이곳 사람들은 발리 토속 신앙과 불교, 힌두교 등이 합쳐져 발리 특유 종교관을 갖고 있다. 이들의 생활은 종교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들의 신앙을 지켜나가고 있으며, 마을 곳곳에는 크고 작은 사원이 마련돼 있어 시와 때를 맞춰 제물을 받치고 기도를 드린다. 약 1만7천5백여개에 달하는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그 섬마다 각기 다른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 발리에서는 발리어와 인도네시아어가 가장 많이 쓰이는데 발리 사람들 대부분은 두 개 이상의 언어 구사가 가능하며, 세계적인 관광지로 명성을 얻으면서 영어가 세 번째로 많이 쓰이는 언어가 됐다.

[발리의 예술]

발리사람들은 예술에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춤과 같은 공연 예술은 물론 그림, 조각 등은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훌륭하다.

발리의 전통 춤인 바롱댄스는 본래 발리인들의 질병 퇴치에 목적이 있었으나 지금은 관광용으로 널리 공연되고 있다. 더불어 발리는 예술품들도 유명하다. 견고한 나무로 힌두신과 불상 등을 조각하거나 전통 실용 공예품을 많이 제작하고 있으며, 강렬한 색과 과감한 붓 터치가 특징인 발리 그림은 종교적인 색채가 짙다. 또한 금은세공이 뛰어나 스푼, 액세서리, 그릇, 컵 등 다양한 금은 공예품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