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58호]2008-04-25 15:39

중국 상해(上海)

●서당, 예원<上> 고즈넉한 중국 풍경 만끽

중국 상해는 중국을 대표하는 역사ㆍ문화ㆍ경제의 중심지로 남한의 세 배에 달하는 지역 면적과 1천8백만명의 거주 인구, 중국이지만 결코 호락하지 않은 비싼 물가 등을 자랑한다. 낮이면 이 지역에 진출한 세계 유수의 금융 업체들이 긴박한 사업 전투를 벌이고 밤이면 화려한 야경과 관광객들로 시내 곳곳이 다채롭게 물드는 신출귀몰한 ‘상해’의 매력을 총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강물 따라 유유자적, 뱃머리는 돌아 가고”

여행을 떠나기 전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다양한 방법으로 여행을 준비한다. 목적지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자료 수집을 시작하는 모범생 스타일이 있겠고 아무런 사전 준비 없이 공항에 도착, 막바지 순간까지 꾸물거리는 이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또 비교적 기간이 짧은 단거리 여행일지라도 개인 소장 베개에서 풀 세트 화장품까지 꼼꼼하게 준비해야 직성이 풀리는 이도 있을 것이며 김치나 라면 고추장 등 음식에 집착하는 입맛 까다로운 사람도 태반이다. 여행의 형태나 동기, 여행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는 분명 여행객마다 차이를 보이겠지만 개인이 선택한 목적지에서 남다른 추억과 기쁨을 누리고 싶다는 작은 소망만은 대게 동일하다.

기자 역시 그랬다. 피곤한 일상에서 벗어나 많이 체험해야 하는 복잡한 여행보다 그저 편하게 쉬고 하릴없이 웃고 싶었다. 한국에서(정확히는 김포공항에서) 1시간 남짓 짧은 비행시간을 반납하면 금세 다다를 수 있는 중국 땅 상해는 4월을 맞아 약간 더웠고 목적지마다 평균 30분 초과의 교통 체증에 시달렸으며 비슷한 기간 중 이 곳을 찾은 관광객들로 유명 관광지마다 북적거렸다. 그리고 길거리든 호텔이든 어디서든 자유롭게 담배를 필수 있는 환경 탓에 종종 매캐한 담배 연기와 반갑지 않은 만남을 지속해야 했다. 그렇게 수십 가지의 피곤함을 몰고 오는 이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해의 맛과 화려한 야경, 고즈넉한 정원, 역사 유적 등은 슬며시 웃음을 짓게 만드는 신비로운 매력으로 가득했다.





“영화 한 편이 효자가 될 줄 그 땐 몰랐지!"

여행의 첫 일정은 중국 명나라 때의 정원 ‘서당'이다. 원래는 마을 주변에 물가가 많아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많았다는 서당은 영화 ‘미션임파서블3'의 촬영 지로 사용되면서 몇 년 전부터 관광지로써의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의 6대 수향(동리, 오진, 주장, 노진, 안창, 서당) 중 가장 유적 보존상태가 좋고 깨끗한 수하로 유명하며 사람들이 물의 도시 소주를 동양의 베니스라 칭할 때 서당은 그보다 작은 베니스라 불렸다는 게 가이드의 설명이다. 서당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가면 눈앞에 탁 트인 호수와 우리나라의 기와가옥과 비슷한 건물들이 보인다. 이후 마을을 가르는 옛 운하를 타고 나룻배에 탑승한 채 20분간 이동하는 관광코스를 밟게 되는데 배에는 사공이 함께 동행, 길 건너편 관광지에 도착할 때까지 부지런히 노를 젓는다.

가벼운 봄바람을 얼굴로 느끼며 유유자적 배를 타고 강을 건널 때는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공교롭게도 일행 모두 좋은 술 한 잔과 오래된 벗, 노래 한 자락이 슬며시 그리워졌다고 고백(?)했다.






“거주민들의 일상이 관광이 되다"

배에서 내려 좁고 굽은 길을 걸으며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일정에 포함된 몇 개의 관광지를 둘러본다. 서당 구석구석을 제대로 보려면 하루를 꼬박 이 곳에서 보내도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한국 단체관광객들 대부분은 나룻배와 단추박물관, 뿌리 조각 예술관 등 정해진 하이라이트만 소화한다고. 이와는 다르게 서당을 찾는 외래객 중 종종 숙박을 원하는 관광객도 존재하기 때문에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는 중국 현지 여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서당의 경우 관광지로의 개발을 추진함과 동시에 원래 서당에 거주하고 있던 주민들을 내쫓지 않은 탓에 거리마다 자리한 개인의 터전이 그 모습 그대로 관광지가 된경우다. 거리에 널려 있는 수많은 빨래와 식기도구,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 주민들의 일상, 식사를 하는 가족 등을 코앞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사실에 이미 지불한 입장료가 아깝지 않다.

[볼거리]

●푸이원 : 중국 명나라 때의 정원으로 옛 서당의 고전적인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장정뿌리 조각예술관 : 중국 근대 예술가 장정의 나무 뿌리를 이용한 예술작품 및 조각들이 3백여 개 정도 전시돼 있다.

●단추박물관 : 서당은 중국 단추 생산의 40%를 차지하는 곳으로 단추와 조개단추를 만드는 거주민들의 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몽환적 분위기의 정원을 걷다"

예원은 강남 정원 문화의 극치라고 일컫어지는 유명 정원이다. 원래 명나라 관료를 지닌 반윤단의 개인 정원으로 아버지의 노후를 위해 18년간의 대공사 끝에 1559년 완공했다.

당시 세도가 대단했던 반윤단은 황실 정원을 본 떠 예원을 만들면서 황제만의 상징인 용까지 담장 장식으로 사용했는데 후에 이 소문이 황제의 귀에 들어가 곤란을 겪기도 했다고.

초기 예원은 지금보다 훨씬 더 큰 규모였으며 현재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정부 주도로 1960년대부터 복원해 놓은 모습이다. 정원은 5개의 풍경 구역과 내원으로 나눠져 있으며 인공산인 대가산, 4백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은행나무 등을 볼 수 있다. 들어가는 입구마다 조각된 용과 무사들의 모습이 퍽이나 인상적이다. 여러 개의 정원이 돌문을 사이에 두고 이어져 있는데 각 정원마다 잘 가꿔진 꽃과 나무 숲, 정자 등이 동양적 정취를 물씬 풍기는 탓에 상해 관광 일정 중 가장 많은 외국인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볼거리]

●예원상장 : 4백년의 역사를 지닌 거리로 예전에는 옷가지나 생필품, 먹거리를 팔던 시장이었다고 한다. 현재는 명ㆍ청 시대의 건축 양식을 기반으로 다양한 잡화점과 독특한 상점 등이 거리 곳곳에 즐비하다. 특히 금이나 은 세공품, 도작, 도장 등 기념품 상가가 많아 선물을 사는데 용이하다. 단 주말에는 구경꾼이 많은 탓에 소매치기를 주의해야 한다.

●호심정 : 예원을 나오면 바로 눈에 띄는 2층 정자로 비단잉어가 노니는 연못 한가운데 구곡교라는 다리를 건너야 들어갈 수 있다. 예원을 구경한 뒤 차 한잔 하면서 휴식을 취하기에 적합하다.

중국 상해=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취재협조 및 문의=대한항공 02)751-7194.

[상해 여행정보]

●위치 : 중국 대륙 남북해안의 중심지로 북위 31도, 동경 121도에 자리 잡고 있다.

●인구 : 약 1.800만명 (중국 내 3번째로 큰 도시)

●면적 : 서울의 약 10배

●인구 : 90%는 한족, 10%는 장족ㆍ회족ㆍ야오족 등 소수민족

●공식언어 : 북경어, 상하이화 (방언)

●날씨 : 여름은 습도가 높으며 겨울은 1월 평균 기온이 3℃를 웃돌 정도로 서울과 비교할때는 따뜻하다

●여행적기 : 봄과 가을이 가장 좋은데 이 시간에도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긴팔 옷을 준비하는 편이 좋다

●통화 : 인민폐(RMB) 100위안 = 15,200원(4월23일 기준)

●물가 : 우리나라에 비해 상당히 싼 편이지만 상해 물가는 높은 편. 택시 기본요금이 11위안(1천4백원)으로 한국과 거의 비슷하다.

●시차 : 한국보다 1시간 빠르다

●전압 : 220V

●항공편 : 대한항공이 김포-홍차오 구간을 주 1회 운항하고 있다. 김포 출발은 오후 4시 홍차오 도착은 오후 5시이며 돌아오는 편은 오후 6시 홍차오 출발 오후 8시 50분 김포 도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