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43호]2008-01-04 13:54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도시 ‘개성’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도시 ‘개성’ 금강산에는 없는 개성인들의 ‘삶’ 대면할 수 있어 지난해 12월 5일 현대아산이 당일 개성관광을 시작함에 따라 국내·외 일반 관광객들도 분단 반세기를 넘어 꿈에 그리던 북측 개성 땅을 밟을 수 있게 됐다. 개성관광은 지난 1998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일반사업가로는 처음 방북한 이래 2003년 3월 개성관광사업 협력사업자 승인을 취득, 2005년 실시된 시범 관광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는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지 10년만에 일이다. 서울과 개성은 불과 70㎞. 차량으로 약 2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북한의 가장 가까운 도시이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로 인해 굳게 닫혔던 빗장이 열리면서 매일 3백여명의 관광객들이 개성을 찾는다. ▲개성관광의 포인트 ‘시내관광’ 개성관광과 금강산관광의 가장 큰 차이점은 북측의 시내 한복판을 남측 관광객들에게 개방했다는 점이다. 금강산이 폐쇄된 장소였다면 개성은 개방된 장소이다. 물론 북측 관계자들이 남측관광객의 발걸음을 심하게 제재하지만 두 눈까지 가릴 순 없다. 그 어느 도시에서도 볼 수 없는 개성시내의 묘한 분위기는 여행자들의 이목을 단번에 집중시킨다. 개성시내는 신호등이 없다. 교통보안원이 신호등을 대신해 수신호로 차들을 인도한다. 시내를 간간히 돌아 다니는 자동차들도 연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낡은 벤츠 몇 대일 뿐. 물론 그도 만나기 힘들다. 차창을 사이에 두고 만난 개성인들의 표정은 반가움과 호기심을 얼굴에 담고 있었다. 또한 관광객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반갑게 손을 흔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무관심하단 듯이 마주친 두 눈을 얼른 피해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개성인들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왠지 가슴이 뭉클해진다. ▲황진이, 정몽주를 만나다 관광 일정은 개성공단을 거쳐 한국 3대 폭포 중 하나인 박연폭포와 인근에 위치한 작은 사찰 관음사를 둘러보고 개성시내에 위치한 ‘통일관’에서 점심을 먹는다. 이어 고려 말 충신 정몽주가 살았던 숭양서원과 정몽주가 숨을 거둔 선죽교를 둘러보고 총 2만㎡(6천50평)의 규모를 자랑하는 고려박물관을 방문한다. 훼손되지 않은 유적지와 청정한 자연, 그리고 역사책에서만 봐 왔던 역사 명소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 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 일정에 따라 각 여행지에서 낭랑한 목소리로 유적지를 설명해주는 북측 가이드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억양이 귀에 익숙하진 않지만 최선을 다해 설명해 주는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개성관광은 육로를 통해 북측 도시의 문화와 유적지를 관광함으로써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고 개성공단사업과 연계해 민족 화해와 협력을 증대시킨다는데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개성관광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여행지 개발이 필요할듯 하다. 특히 일일 관광객 3백여명이 한 시, 한 장소로 이동해 단체로 관람하는 것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3백여명의 관광객들이 2~3명의 가이드의 설명을 따라 움직이는데 여행객에 비해 가이드가 적어 설명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한 장소에 관광객들이 너무 몰려 유적지를 심적으로 여유롭게 둘러 볼 수 없다는 아쉬움도 주었다. 여행비용과 여행의 질을 생각한다면 여러 가지 아쉬운 면이 많지만 ‘북한’이라는 유일성과 북측 사람들을 대면할 수 있다는 점이 이러한 아쉬운 면을 위로해 준다. 지난 10년간의 금강산관광이 북측 사람들과 남측 사람들의 경계심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면 개성관광은 서로의 삶을 조금 더 가까이서 보고 한민족이라는 사실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역할을 해 줄 것이다. 개성관광이 앞으로 북측과의 새로운 접근과 민족의 혼을 교류할 수 있는 창이 되길 기대해 본다. 개성=김현경 기자 titnews@chol.com 취재협조=한국관광공사 02)7299-483. 현대아산 02)3669-3000. [여행정보] ▲가는 길 : 서울을 출발해 임진강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남측출입사무소에서 집결한다. 서울에서 임진강 역 주차장까지는 승용차로 약 40분 소요. 광화문과 잠실에서 셔틀버스가 운행한다. 임진강역 주차장부터 개성관광 집결지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약 20분 정도 걸린다. ▲준비서류 : 관광객의 인적사항(성명, 주민번호, 직장/직위, 주소, 비상연락처), 여권용 칼라사진 1매(최근 6개월 이내 촬영한 사진), 외국인이나 시민권자(영주권)는 여권사본 함께 제출해야 한다. ▲유의사항 ①북측에는 미국달러(US$)가 통용되기 때문에 반드시 환전을 해야 한다. ②버스이동시와 북측CIQ 및 군사시설에 대해서는 사진 및 영상촬영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또한 휴대폰(PDA포함)등 통신 기기, 휴대용 TV, 라디오, MP3, GPS부착기기, 10배율 이상의 쌍안경 및 망원경, 카메라(160㎜이상, 필름카메라), 24배줌 이상의 캠코더, 기타 남측 신문 및 인쇄물 등 관광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물품은 반입이 불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