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42호]2016-06-20 09:11

[B컷 포토 에세이] “어쩌면 A컷보다 사연 있는 B컷이 나을지도 모른다”




“뭣이 중헌지도 모름서”
 

 
최근 통영시가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소반 장인 추용호 씨의 공방을 철거해 논란을 빚고 있다. 추씨의 공방은 그의 아버지인 추웅동 소반 장인때부터 이어져 온 자산이며 역사적으로도 보존가치가 높은 곳이다.


통영시는 해당 건물이 너무 낡아 안전문제로도 보존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통영시가 소방도로를 명목으로 일대 건물들을 철거하면 120년이 나 된 추용호 소목장의 공방만이 희생되는 것이 아니다. 그 일대에는 윤이상 생가터와 허장환 독립열사가 생전 살았던 곳들도 있다.


지난해 르포 취재 차 찾았던 서촌 또한 관광객이 늘자 옛 모습을 유지하는 공간들은 얼마 없고 카페와 식당 등으로 변하고 있었다. 관광객이 서촌을 방문한 이유는 맛집을 가기 위해서도 현대적인 건물에서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도 아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서울의 추억을 간직한 서촌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화 곡성의 명대사처럼 “뭣이 중헌지도 모름서” 찰나의 편리함과 눈앞의 이익에 현혹돼 역사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공간을 더는 잃지 않기를 바란다.
<2015년 10월 서울 서촌, EOS650D>
 권초롱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