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36호]2016-05-09 09:14

[B컷 포토 에세이]



“어쩌면 A컷보다 사연 있는 B컷이 나을지도 모른다”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해!”
 
기자가 출장을 갔을 때 목적지의 매력적인 관광요소만큼이나 심혈을 기울여 사진을 찍는 부분이 있다. 바로 여행지를 만끽하는 여행객들의 모습이다. 그 곳을 즐기는 여행객들의 모습이 여행지가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할 뿐 아니라 여행객들의 여행욕구를 자극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기 위해 ‘이거다!’ 싶으면 일단 찍고 본다.

지난 4월 노르웨이 출장을 갔을 때다. 한국팀은 인도팀과 함께 현지투어를 했다. 인도 관계자들은 목적지를 도착하는 순간마다 모든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계속해서 포즈를 취하고 셔터를 연신 눌렀다.

여행지를 100% 즐기는 그들의 모습이 인상 깊어 기자 또한 자연스레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시정지가 된 순간이 있었으니 인도팀을 찍고 있는 것을 들킨 순간이다. 대자연을 촬영하기 바쁠 때 자신들을 찍는 기자의 모습이 눈에 띠었나 보다.

일부 여행객들은 타인의 시선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목적지를 완벽하게 즐기지 못하기도 한다. 돌아와서 본 사진첩은 똑같은 포즈에 경직된 웃음뿐이다. 타인이 이상하게 쳐다보면 어떤가. 일생의 단 한 번뿐일 수도 있는 이곳에서만큼은 취하고 싶은 포즈를 마음껏 뽐내며 여행지를 느껴보는 것도 하나의 추억이 될 것이다.

<2016년 4월 노르웨이에서 EOS 650D>
 
 
이예슬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