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30호]2016-03-18 15:51

[B컷 포토 에세이] “어쩌면 A컷보다 사연 있는 B컷이 나을지도 모른다”



“이탈리아는 거지도 잘 생겼다”
 
 
여자들 사이에서 이탈리아 여행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삼요소가 있다. 철저히 주관적이겠지만 피자, 젤라토(gelato) 그리고 이탈리아 남자가 바로 그것이다. 우스갯소리로 이탈리아는 ‘거지도 잘 생겼다’고 말한다. 남자 뿐 아니라 여자들도 상당한 미모와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탓이다.

그리고 나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은연중에 떠도는 이 같은 국가 별 이미지나 관광지에 대한 일종의 농담(혹은 착각)이 관광지 홍보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관광은 외래객 유치에 있어 지나치게 하드웨어를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 호텔을 넓히고 관광지를 재조성하고 새로운 건물을 꾸준히 설계하면서 외형적으로 볼륨을 키우려고 일단 덤빈다. 틀리지는 않았다. 객실이 있어야 사람이 잠을 자고 도로가 정비돼야 관광차량이 움직일 수 있으며 볼거리가 있어야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그런데 한 번 이상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이 또 다시 똑같은 일정을 반복 하려고할까?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묻는다면 어떤 답이 나올까? 아쉽지만 그들은 한국 관광에 대해 딱히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한국 관광이 좀 더 선진화 되려면 하드웨어의 확대와 ‘뭘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이제 좀 벗어나야하지 않을까?

<2014년 10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아이폰6 이용>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