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27호]2016-02-26 11:13

[칼럼] 권희정 뉴질랜드관광청 한국지사장



“마음의 소리가 유일한 소음, 뉴질랜드의 럭셔리를 말하다”
 
 
뉴질랜드 관광청에서 일을 시작한지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여러 차례 다녀온 곳이지만 뉴질랜드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은 매번 설렌다. 각종 업무와 투박한 도시 생활에 지친 내가 완전한 활력을 되찾는 힐링의 성지가 바로 뉴질랜드인 탓이다.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코끝이 반응한다. 서울과는 다른 상쾌한 공기가 콧구멍을 타고 폐까지 깊숙이 들어오면 내가 오롯이 살아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사람들의 여행기는 모두 주관적이다. 앞으로 일 년 간 연재할 나의 뉴질랜드 여행기 또한 때로는 주관적이고 때로는 투명하지 않겠지만 적어도 읽는 이의 마음만은 정화시켰으면 한다. 뉴질랜드 여행은 주로 항해의 도시 오클랜드에서 시작한다. 뉴질랜드의 관문인 오클랜드는 뉴질랜드 총인구 460만 명 중에 3분의 1가량인 150만 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는 제 1의 도시이다.

다양한 인종이 자유롭게 살고 있으며 경제 활동도 빈번하다. 화려한 도시생활뿐 아니라 차로 10분 정도만 나가면 시원한 바다를 만날 수 있고 공원과 나무들이 즐비한 탓에 언제든 자연이 건네는 따스한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사람들이 오클랜드를 좋아하는 이유다.

오클랜드와 짧은 조우를 마치고 뉴질랜드의 최북단 ‘베이 오브 아일랜드(Bay of Islands)’로 이동하기 위해 다시 비행기에 몸을 싣었다. 북섬 최고의 휴양지인 ‘베이 오브 아일랜드는(Bay of Islands)’는 온화한 날씨, 아름다운 바다는 물론 마오리 정통 문화와 뉴질랜드의 역사까지 한 번에 배울 수 있는 독특한 명소이다. 특히 주변 150개 섬들이 연출하는 코발트 빛 바다가 장관인 곳으로 여행하는 순간순간 ‘축복’ 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일행과 함께 케리케리 공항을 출발해 서둘러 카우리 클리프 롯지로 향했다. 럭셔리 여행을 체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카우리 클리프(http://www.kauricliffs.com)가 손꼽히는 탓이다.

뉴질랜드 판 럭셔리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것과는 뜻이 조금 다르다. 롯지로 대표되는 뉴질랜드의 호화 숙소는 고가의 미술품이나 화려한 대리석 명품 어메니티 그리고 고급가구로 장식된 자본의 집합체가 아니다. 산이나 들, 강, 호수가 가까이 있어서 자연과 함께하며 소박하고 조용하지만 완벽한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 이런 이유로 연중 할리우드 스타들이나 전 세계 부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 중에 대표격인 카우리 클리프 롯지는 남태평양을 마주하며 절벽 위에 우아하게 자리 잡은 6천 에이커의 넓은 대지 위에 PGA챔피언십 골프장 및 고급 스파 시설을 갖추고 있다. 수백 그루의 카우리 나무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뉴질랜드 식물들과 조류들이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이곳의 숙박시설은 별장스타일로서 각각의 숙소가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어 최고의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다. 베이오브아일랜드의 에머랄드 빛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별장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맥주 한잔의 여유를 즐길 때면, 가끔씩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을 제외하곤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온전히 내 마음속 소리만이 유일한 소음인 가운데,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이 시간이 진정한 럭셔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who?

뉴질랜드관광청 한국지사장으로 한국여행시장에서 뉴질랜드 관련, 다양한 홍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수시로 산과 명소를 찾아 부지런히 움직이는 타고난 여행인. 전 세계에 친구와 지인이 있을 정도로 뛰어난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HeeJeong.Kwon@tnz.govt.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