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27호]2016-02-26 11:11

[취재수첩] 이예슬 -취재부 기자



“해외여행객 증가하는데 업계는 여전히 암울”
 
 
얼마 전 취재 차 업계 관계자를 만났을 때다. 첫 인사 후 건네는 말은 “업계 분위기가 예년 만 못하다. 다들 힘들다는 말만 한숨과 함께 내 뱉는다”였다.

TV나 언론에서는 해외여행을 떠나는 내국인들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한다. 연휴를 활용한 여행객도 지속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례로 지난 설 연휴기간동안(2월 5일~10일)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여행객은 일평균 158,102명, 총 948,610명이다.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은 늘어나는데 왜 여행업계는 암울할까. 관계자는 말한다. ‘요즘 여행객들이 똑똑하다 못해 영악해졌다’고. 이런 말이 나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여행 일정 짜기는 번거롭고 그렇다고 여행사를 통해 일정을 짜게 되면 비용이 높아지니 두 조건을 충족시킬 방법을 선택하는 것. 여행사에 견적을 문의해 원하는 일정을 제공받은 후에 출발을 취소해버리는 것이다. 한 명의 여행객을 위해 선호하는 여행지를 중심으로 시간을 투자하며 일정을 짠 담당자로써는 허무할 따름이다.

특히 유럽이나 자유여행을 맡고 있는 여행사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밥 먹듯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이런 행동은 여행채널이 다양화 된 점도 한 몫 한다. 익히 알려진 해외 호텔 예약 채널만 해도 5곳이 넘는다. 심지어는 많은 채널을 한곳에서 비교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이미 많은 여행객들이 이용 중이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은 더 낮은 가격에 많은 혜택을 누리고자 비교하고 또 비교한다. 단품을 비교해 합리적인 상품 선택이 가능해지자 이미 항공이나 숙박, 관광지 입장료로 구성된 패키지 상품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여행객들이 돌아서는 데에는 어느 정도 여행사의 책임도 있다. 10년 전 상품 패턴이 변화 없이 그대로 판매되고 또 옵션 등도 뺄 수 없는 일정이다 보니 소비자들이 외면하게 되는 것”이라며 “여행사와 여행객들은 평행곡선을 타고 있다. 여행자들이 추구하는 바가 다양해지고 더 전문화 되는데 여행상품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나마 여행객들 사이에서 반응이 괜찮은 상품이 최근 여행객들의 성향을 고려해 구성한 세미패키지다. 그러나 세미패키지 또한 얼마만큼 수명을 이어갈지 모른다.

점점 다양해지는 채널에 경쟁력을 갖추고 전문 지식이 풍부해진 여행객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트렌드에 맞춘 상품변화와 타 상품 대비 전문력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상품 구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