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22호]2016-01-15 10:04

현지취재-두바이 (下)




“이건, 두바이라서 가능한 허니문입니다”
인공 섬에서 즐기는 럭셔리 호텔 라이프
사막 한 가운데서 즐기는 두바이 로맨스
 
 
 
 
글 싣는 순서
<上> 도심 속 럭셔리 커플 여행
●<下> 독보적인 매력, 두바이 허니문
 
 
 
 
지나고 보니 두바이 여행의 진짜 묘미는 세계적인 식당도, 휘황찬란한 건물도 아닌 해 지는 사막의 고요함, 베두인 캠프에서 맛 본 물 담배의 추억, 시큼하고 고소했던 후무스의 맛이었다. 여행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은 그 매력에 기자는 뒤늦게 ‘두바이 앓이’를 했더랬다.

사실 기자에게 두바이는 ‘깨끗하고 이국적이어서 여행지로 나쁠 것이 없는 곳’이었다. 반대로 ‘특별히 좋지도 않으니 가도 되고 안가도 되는 곳’이기도 했다.

겉으로 보이는 두바이는 화려하고 세련됐다. 길거리 어디에도 쓰레기 한 점 찾을 수 없고 눈을 돌리는 족족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를 가진 빌딩과 호텔들이 포착된다. 빌딩이 숲을 이룬 두바이 도심은 분명 멋있었지만 예상 가능한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기대한 만큼의 재미만을 제공했다는 말이다. 물론 대단한 일이지만 결국 기억에 남는 것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한 두바이의 모습이었다.

지난 호<본지 제921호 21면>에서 다뤘던 내용이 두바이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커플을 위한 내용이었다면 이번 호에서는 두바이에서 조금 더 특별한 순간을 기대하는 커플들을 위한 내용으로 준비했다.

취재협조 및 문의=두바이관광청 한국사무소(070-4906-7228/Visitdubai.com/ko)
두바이=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두바이 시티는 두바이 여행의 맛보기일 뿐”

사실 두바이여행에서 ‘시티투어’는 그저 맛보기에 불과하다. 진짜 여행은 두바이에서 ‘도시’를 마스터한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진짜 두바이를 만나기 전에 △셰이크 모하메드 문화이해 센터(Sheikh Mohammed Centre For Cultural Understanding, SMCCU)는 필수다.

셰이크 모하메드 문화이해 센터는 중동문화가 낯선 외국인과 여행자들을 위한 곳이다. 마냥 돌아다니며 사진 찍기에도 아까운 여행지에서 중동 문화까지 섭렵할 시간이 어디 있냐고? 모르는 소리다. 10초에 한 번씩 웃음을 유발하는 나시프 카예드(Nassif Kayed) 단장의 유쾌한 설명은 그동안 궁금했지만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던 중동국가의 문화와 종교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나시프 카예드 단장은 무슬림 문화가 어색하고 낯선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해 속 시원히 답해준다.

그중에서도 온 몸을 가리고 다니는 무슬림들의 의복문화에 대해 그는 “에미리트의 복장 규율은 역사에서 패션으로 진화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여자들은 겸손을 상징하는 검을 가운을 입었다. 남자들은 일 년 내내 흰색을 입었다. 그저 의복 문화가 이어져 온 것일 뿐이다. 영국에서는 양복을 입는다. 하지만 누구도 영국인에게 왜 양복을 입느냐고 묻지 않는다”고 반문하기도 했다.

문화이해 센터에서는 여러 흥미로운 질문과 설명들이 오가는 동시에 독특한 풍미를 자랑하는 아라비카 커피와 두바이 전통 디저트인 데이츠(Dates, 대추야자를 설탕에 절인 디저트로 양갱과 비슷한 맛이 난다)가 제공된다.

아랍 분위기가 물씬 나는 센터에서 아바야(Avaya, 이슬람권의 여성들이 입는 검은 망토 모양의 의상)를 직접 입고 아라비카 커피를 한 잔 하면 ‘내가 바로 두바이 사람이요, 두바이 사람이 곧 나’라는 착각이 든다.

중동 문화를 제법 이해했다면 이제부터는 거부감 없이 진짜 두바이를 만나면 된다.

 




△두바이 사막체험은 진짜 두바이를 만나기 위한 최고의 투어다. 이미 ‘꽃보다 할배’를 통해
모험 깨나 즐긴다는 여행자들 사이 눈도장 단단히 찍힌 ‘사막 사파리’는 지붕이 없는 사륜 구동차를 타고 사막의 모래언덕을 질주하는 체험이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덜컹 거리는 차 위에서 끝없이 펼쳐진 모래언덕들을 아득히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사막 사파리의 진짜 매력은 5분~10분 남짓의 사막 질주가 아니다. 사막 한 가운데에서 즐기는 사막 그 자체다. 특히 해질 무렵 출발하면 저무는 태양 빛을 받아 붉게 물든 사막을 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두바이에서 목격한 수많은 명장면 중 단연 최고였다. 게다가 사막 특유의 적막함과 어울려 주변에 여러 사람들이 있음에도 분위기에 취하게 된다.

사막 위에서 고운 입자의 모래를 밟으며 낭만을 즐기는 것도 매우 바람직하지만 이왕이면 즐길 수 있는 건 다 즐겨보자. 사막 사파리 투어의 또 다른 즐거움은 ‘매’와의 교감이다. 두바이에서 매는 일찍이 사냥용으로 사육하며 꽤 친숙한 동물로 여겨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두바이 문화체험에서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매와의 교감. 교감이라고 해봤자 눈 가린 매를 팔위에 올려놓는 것 정도이지만 일생동안 육식의 중형 조류인 매를 감히 내 팔 위에 올려볼 일이 얼마나 있을까. 단 몇 십초의 체험이지만 은근히 묵직했던 무게와 두꺼운 팔 보호대 위로 느껴지던 발가락의 힘, 생각보다 앙증맞았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

완전히 해가 지면 사막을 조금 벗어나 △베두인 캠프(Bedouin, 옛날부터 중동의 사막에서 유목생활을 하는 아랍인)로 이동하자.

여담 하나 하자면 기자는 어린 시절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영화 ‘미이라’ 시리즈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베두인 캠프의 첫 인상은 마치 ‘미이라’에서 말을 타고 사막을 누비던 메자이족들이 살 것 같은 곳이었다.

베두인 캠프에서는 베두인 복장을 입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낙타 타기, 물 담배 체험, 중동 전통식으로 마련된 저녁식사까지 그야말로 제대로 된 중동 문화체험을 즐길 수 있다.

참고로 저녁식사는 아예 중동식으로만 제공되니 입맛 까다로운 여행객은 미리 고추장 튜브를 챙겨야겠다. 하지만 시큼한 요거트 소스와 병아리 콩을 으깨 만든 후무스, 팔라펠이나 양고기, 낙타고기 등 중동에서 맛보는 진짜 중동음식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길 간절히 바라본다.

 


사막 로맨스의 마무리는 ‘숙박’으로 이어진다. 사막 한 가운데 위치한 △밥 알 샴스(BAB AL SHAMS)호텔은 ‘아랍식 호텔’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곳이다. 두바이 도심에서 약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밥 알 샴스 호텔은 진흙 벽돌을 이용한 단색의 중동식 건축양식을 채용했다.

전체적으로 단조로운 건물과 달리 내부를 장식한 침구와 카펫, 조명은 화려한 패턴과 색깔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5성급 호텔로 우리나라로 치면 욕조와 침대 등 갖출 것 다 갖춘 한옥 정도 되겠다. 마치 미로 같은 리조트에서는 사막 속 오아시스를 닮은 가든 뷰를 즐길 수 있으며 너른 사막이 보이는 야외 수영장도 갖췄다.

하지만 밥 알 샴스 숙박의 화룡점정은 리조트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알 하디라 사막 레스토랑(Al Hadheerah Desert Restaurant)이다. 중동 전통식의 뷔페와 함께 대형 무대에서 식사 시간 내내 공연이 진행된다. 영화 ‘미이라’에서 봤던 고대 이집트인들의 옷을 입은 무희들이 관능적인 춤을 추기도 하고 댄서들이 직접 식사 테이블까지 찾아와 공연을 선사하기도 한다. 식사가 어느 정도 끝나면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불꽃놀이가 시작된다. 조명을 완전히 끈 까만 사막에서 펼쳐지는 불꽃축제는 또 다른 황홀함을 선물한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지만 해지는 사막에서의 낭만,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호텔에서의 영화 같은 하룻밤은 둘이 함께해야 더 진한 감동을 받을 수 있다. (www.meydanhotels.com)
 

 



 
“지구상에서 가장 화려한 인공 섬 라이프”


지난 밤 오아시스에 자리한 밥 알 샴스에서 꿈같은 하룻밤을 즐겼다면 남은 일정은 두바이가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인공 섬, ‘팜 아일랜드’의 초 럭셔리 호텔에서 화려하게 마무리하자.

팜 아일랜드는 두바이가 야자나무 모양을 본 떠 만들고 있는 인공 섬으로 팜 제벨알리, 팜 주메이라, 팜 데이라로 구성돼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크기가 작은 팜 주메이라는 럭셔리 호텔이 밀집된 곳이다. 즐길 줄 아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팜 주메이라의 초 럭셔리 호텔을 소개한다.


 


1. 아난타라 팜 두바이 리조트(Anantara The Palm Dubai Resort)

아난타라 리조트는 두바이에서 태국식 서비스와 스파를 즐길 수 있는 럭셔리 호텔이다. 독채로 구성된 수상 방갈로를 비롯해 리조트 단지를 가로지르는 대형 수영장 등 태국식 휴양이 익숙한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한 호텔이다.

아난타라 리조트의 가장 큰 특징은 팜 아일랜드에 위치한 다른 리조트와 마찬가지로 끝이 없는 아라비아만이 펼쳐진 전망과 함께 자부심 넘치는 고급 ‘스파’시설이다. 태국국적의 호텔인 만큼 최고급 스파 시설을 갖춘 것은 당연하다.

사우나부터 스크럽, 전신마사지로 이어지는 태국 전통 스파가 유명하다. 태국식 스파 외에도 터키식 공중목욕탕으로 잘 알려진 ‘하만(Hamam)’도 있다. 대리석 벽과 바닥으로 만들어진 하만에서 촉촉이 땀을 빼고 나면 같은 층에 마련된 트리트먼트 룸에서 관리를 받을 수 있다. (http://dubai-palm.anantara.com)
 
 



2. 아틀란티스 더 팜(Atlantis The Palm)

아틀란티스 더 팜은 팜 주메이라에 위치한 수많은 호텔 가운데서도 가장 독창적이고 웅장한 외용을 자랑하는 곳으로 이미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호텔이다. 물론 겉모습으로 유명세를 얻는 것엔 한계가 있다. 아틀란티스의 높은 인기는 독보적인 내부 시설들 덕분이다.

아틀란티스 호텔은 중동에서 가장 큰 워터파크인 ‘아쿠아벤처’와 호텔 내 아쿠아리움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아틀란티스에서의 숙박은 ‘하룻밤 머문다’는 뜻보다 여행목적지 자체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여행 마지막 이틀 정도는 아틀란티스에 몽땅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루는 워터파크, 하루는 전용비치에서의 휴양과 아쿠아리움 관광으로 여유롭게 두바이를 즐기자. (www.atlantisthepalm.com)
 


 
3. 월도프 아스토리아 두바이(Waldorf Astoria Dubai Palm Jumeirah)

동양적인 느낌이 강했던 아난타라 리조트, 화려한 두바이를 닮은 아틀란티스 호텔과 달리 미국 최고급호텔 체인인 ‘월도프 아스토리아’는 모던하고 세련된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미국식의 깔끔하고 세련된 객실 인테리어와 바, 식당과 함께 모든 객실에 딸린 발코니 전망이었다. 야자수 모양의 팜 아일랜드의 일부가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객실 위치에 따라 아름다운 아틀란티스 호텔의 전경이 보이기도, 부르즈 알 아랍이 보이기도 한다.

전용 해변을 갖추고 있으며 해변과 가까운 곳에는 야외 수영장과 바가 있어 여유로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흰색 외벽과 빨간 지붕의 호텔 외관은 발코니에서 볼 때 더욱 아름답다. (waldorfastoria3.hilt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