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72호]2014-12-21 15:37

2014 연말특집-요우커에 매달리다

글 싣는 순서
<1> 여행사가 사라진다
<2> 현지투어 및 티켓 판매 급증
●<3> 요우커에 끊임없는 러브콜 보내는 한국
<4> 총액표시제, 국외여행상품 정보제공 표준안 결과는?
 



대한민국은 지금‘요우커 앓이’ 중
 
 
2018년 방한 중국인 천만 넘을 것

요우커, 한국 재방문·타인 추천 의향 낮아

 
 
올해 한국 인바운드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누가 뭐래도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가 아닐까요. 댐에 갇혀 있던 물이 터져 나오는 것처럼 올 한해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올해는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법제 마련을 비롯해 중국 전담여행사, 가이드 문제 등 모든 관광산업의 초점이 유독 중국인 관광객에 쏠려 있었습니다. 꼭 중국인 관광객만을 위한 나라처럼 말입니다.

분명 그들은 현재 우리에게 ‘대박’임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 대박행진이 언제까지고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유행에 민감하고 단체행동에 적극적인 중국인은 언제든지 새로운 유행을 찾아 한국이 아닌 타국으로 눈길을 돌릴 것이며 한국 사회 내 만연한 인종차별적 태도가 이슈화 된다면 큰 손 요우커는 더 이상 한국을 찾지 않을 것입니다.

요우커가 대한민국에 빠진 걸까요. 대한민국이 요우커에 빠진 걸까요. 여행정보신문이 연말을 맞아 준비한 조금 특별한 기획 기사의 세 번째 이슈, 요우커에 열광하는 대한민국을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취재부 titnews@chol.com

 

 
 
일본제치고 최고 마켓으로 위풍당당히 올라서다

요우커에 충성하는 대한민국, 앞으로 독 될 수도
 
 
1. 통계로 보면 더 놀라운 요우커의 존재감
요우커의 성장세는 실로 놀라울 정도다. 빠른 속도로 경제발전을 이룩하며 동시에 여행에 대한 욕구가 날로 높아지는 중국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관광시장이다.

단적인 예로 외국 관광청의 한국 사무소는 점차 사라지는데 반해 중국의 경우 오히려 지역별로 사무실을 두고 업무를 세분화 하는 등 덩치를 키우고 있다. 태국정부관광청만 해도 한국에는 서울 사무소가 유일하나 중국에는 베이징을 포함해 청두(성도), 상하이, 광저우, 쿤밍까지 총 5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요우커의 존재감은 숫자를 통해 더욱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중국인 입국 통계를 살펴보면 2013년 대비 1월 51.1%(296,708명), 2월 30.7%(326,295명),3월 53.3%(423,768명),4월 58.8%(531,947명), 5월 85.5%(517,031명),6월 43.8%(573,852명),7월 21.5%(692,053명), 8월 18.0%(757,683명), 9월 16.7%(564,078), 10월 63.8%(562,278명)으로 7~9월을 제외한 대부분이 50%를 웃도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입국 객수로만 따지면 600만 명에 육박한다.

△한국여행업협회(KATA) 회원사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 실적 역시 내리 오름세를 보인다. 2013년 대비 1월 53.9%, 2월 27.2%, 3월 92.5%, 4월 92.2%, 5월 143.6%, 6월 52.4%의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3, 4, 5월에는 100% 안팎의 초고도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월 별로 상승 이유를 분석해 보면 1월에는 중국 정부의 여유법 해석에 따른 쇼핑금지 완화 및 개별여행 수요 증가, 전세기와 저비용항공사의 노선 확대로 전년 동월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또한 중국 춘절 연휴(1월 29일 ~ 2월 6일)를 이용한 방한 여행객의 증가와 한류 영향으로 인한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수요로 이어지며 성장세는 2월까지 계속됐다. 3, 4월에는 크루즈 관광수요의 증가와 함께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2013년 12월 19일 ~ 2014년 2월 27일 방영)’가 인기를 끌며 방한 여행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5월 역시 한국 드라마의 지속 인기와 노동절 연휴(4월 30일 ~ 5월 4일)를 이용한 여행 수요, 인센티브 단체와 크루즈운항 증대, 전세기 운항으로 고성장을 기록했다.

6월은 어린이날, 단오절로 이어지는 단기휴일 효과와 중순부터 시작되는 방학으로 가족여행 수요가 크게 늘었으며 7월에도 한중 항공협정 이후 증가된 교통망과 쇼핑, 음식 등 한국 콘텐츠에 대한 선호현상으로 증가 추세가 계속됐다.

8월에는 방학 및 하계휴가 시즌으로 전체 방한외래객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52.1%를 기록, 월간 방한외래객 구성비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9월은 인센티브단체, 개별여행객의 꾸준한 수요가 있었으나 개학, 전세기운항과 크루즈시즌 종료로 방한객 규모는 전월에 비해 줄었다.

10월에는 국경절 연휴효과와 관광법 시행으로 저조했던 지난해 실적에 대한 기저효과로 63.8%의 증가세를 보였다.
 
 
2. 밀려드는 요우커에 격동하는 대한민국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매달 초고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이들을 맞이하는 대한민국의 태도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특히 인바운드에 종사하는 기관들의 움직임은 더욱 적극적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중국인 관광객 맞춤형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유행에 민감한 중국인 개별여행객들을 공략하고 있으며 한국여행업협회(이하 KATA)는 중국 전담팀 운영으로 중국 인바운드 시장 활성화 및 관광품질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방문위원회 역시 ‘2015 코리아그랜드세일’을 앞두고 중국 시장의 방한 수요 창출을 목표로 지난 3월 시안 샹그릴라 호텔, 4일 베이징 차오양 웨스틴 호텔에서 현지 여행사와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실시했다. 또 지난해 2월에는 중국 춘절을 기념해 중국인 관광객 대상 공항 웰컴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중국인 관광객에 주목하는 주요 기관들의 공통된 이슈는 ‘FIT’와 ‘패키지 품질향상’이다.

중국 여유법과 드라마의 인기, 저비용항공사(LCC)의 노선 증대 등으로 중국 개별관광객(FIT)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한국관광공사는 중국 FIT를 타깃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온라인 마케팅이다.

공사는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움직이는 춘절기간 특별 온라인 프로모션을 통해 스키, 온천 상품 등 겨울관광 테마제안, 관광지별 춘절 특별 프로그램, 재한 중국인 일일가이드 프로그램 ‘친구야놀러와-한궈덩니’ 등 다양한 이벤트 정보를 통해 FIT들이 손쉽게 여행 일정을 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중국어 모바일 웹사이트 서비스도 함께 제공, 증가하는 FIT를 위한 서비스 마련에 주력했다. 또한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글로벌 소셜미디어(SNS)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중국 시장에 중국 토종 소셜미디어 서비스인 시나웨이보어(SINA WEIBO)를 통해서도 한국의 생생한 모습을 전했다.

관광공사가 FIT 마케팅에 주력한다면 KATA는 중국전담팀을 통해 중국 중국 인바운드 상품 품질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참고로 2014년 2월 26일 지정 기준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는 총 181개 업체. 올해 KATA가 추진한 중국 인바운드 관련 행사만 어림잡아 손가락 다섯 개를 접고도 남는다.

KATA는 올 1월부터 지난 12월 5일까지 중국전담여행사를 대상으로 대토론회를 비롯해 ‘제1차 한중 관광품질 향상 협력발전 심포지엄’ 같은 설명회를 개최하며 이를 통해 여행업계의 자정 노력을 지속 전개하고 있다.

현재 KATA는 ‘궁 및 박물관 중국어 전담 안내사 배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경복궁 및 민속박물관에 전문가이드 12명을 배치했으며 지난 3일부터는 경복궁, 덕수궁 및 청계천 등 주요관광지를 대상으로 현장 모니터링을 실시, 무자격 가이드를 집중 단속하는 등 방한 중국여행시장의 내실화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새로 개정된 ‘중국단체관광객 유치전담여행사 업무시행지침(2014.11 개정)’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무자격 가이드 활용 3회 적발 시 중국전담여행사 지정이 취소된다.
 
 
3. 요우커가 한국에 열광한다고? 그건 착각
연간 600만 명에 육박하며 향후 2018년까지도 가파른 성장세가 예측되는 중국 시장이지만 이면에는 그림자가 짙다. 저렴하고 가까우며 드라마와 예능을 통해 세련되고 재미있는 도시로 호감을 얻은 대한민국(서울).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들이 실제로 경험한 대한민국도 그랬을까?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13 외래관광객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관광 만족도는 전체 16개 조사 국가 중 고작 14위. 전체 평균 4.15점(5점 만점) 중 4.11점으로 일본(4.03점)과 타이완(4.05점) 다음으로 낮은 만족도다. 관광지 매력에 대한 만족도 역시 일본(3.76점)에 이어 중국이 4.02점(전체 평균 4.01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향후 3년 내 관광목적 재방문 의향 조사에서도 중국은 3.95점으로 16개 국가 중 14위에 머물렀다.

또한 한국 여행 후 이미지 개선 여부를 묻는 설문에서도 전체 조사 국가 중 중국이 3.61점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안겼다.

한국 관광 이후 타인 추천 의향을 묻는 질문에서도 중국(4.01점)은 타이완(3.96점), 일본(3.97점), 독일(3.97점)에 이어 4번째로 타인에게 한국을 추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대한민국이 갈수록 요우커에 의지하고 기대하는 것과는 달리 그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다수의 인바운드 관광 종사자들은 이러한 결과를 이미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을 동경의 대상이나 반드시 와보고 싶은 여행지라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물건을 살 수 있는 쇼핑목적지 정도로 생각한다는 것.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달 21일 중국 여행사 관계자 4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중국인 관광객들이 생각하는 한국의 이미지에서 한국을 동경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관계자는 41명 중 단 3명(복수 응답)에 불과했다.
 

사실 굳이 통계나 설문조사 결과를 빌리지 않더라도 서울 곳곳의 요우커들을 보면 그들의 심정을 백번 이해할 수 있다. 일례로 명동과 가까이 위치한 한진빌딩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리 중 몇 명이 추위를 피해 건물 안으로 들어오자 경비가 심한 욕설과 함께 손짓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몰아냈다는 일화가 있다. 또 광화문빌딩에서는 동화 면세점으로 이동 가능한 후문과 일반 입주사들이 이용하는 정문을 철저히 구분 지어놓고 정문으로 출입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감시한다.

혹여나 아이와 함께 추위를 피해 잠깐이라도 정문으로 들어와 있을라치면 어김없이 경비가 나타나 그들을 내쫓는다. 물론 건물 입주사 및 이용자들을 위한 어쩔 수 없는 행동이지만 손짓과 욕설, 심하면 밀치기까지. 무례하기 짝이 없는 태도에 중국인 관광객들은 이내 허탈한 표정으로 밖을 나간다. 대형 관광버스를 타고 복잡한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며 쇼핑센터를 순회하는 서울 관광은 그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백번 이해하게 만든다.

대한민국은 요우커의 방문과 그들의 소비를 당연하게 그리고 아주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 언제까지고 우리와 함께 할 것처럼 한국 인바운드 사업은 요우커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진심으로 그들을 환대하지는 않는다. 요우커의 소비만을 바라며 정책을 짜기엔 근본적인 문제들이 너무나 많다. 불법 가이드 문제와 덤핑관광이 그것이고 그보다 더 먼저 개선돼야 할 것은 요우커를 향한 한국인들의 불편한 시선을 거두는 일이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는 갑자기 그치는 법. 우리는 개선해야할 것이 많고 요우커는 대한민국의 변화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