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39호]2014-03-28 12:27

존재감 약해지는 배낭여행 과거로 사라질까?

여름방학 앞두고 학생 수요 드물어 발만 동동

현지투어 개발 및 지역 다변화해야 가능성 있어

 

 

1세대 해외여행 붐에 일조했던 배낭시장이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배낭여행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업체가 드문 것은 물론 방학 시즌 배낭여행을 즐겨야 할 학생 수요가 급감하는 등 시장 입지가 현저히 약해지고 있다.

현재 배낭 전문을 내세우는 업체가 드물고 유행이었던 배낭여행조차 개별여행에 밀리면서 흡사 ‘뒷방 늙은이’로 몰락하는 분위기다.

과거 정통 배낭여행사임을 강조했던 업체들은 슬그머니 자유여행이나 FIT여행으로 방향을 튼 지 오래고 대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단체 배낭 및 호텔 팩은 패키지와 크게 다를 것 없는 항공사 블록 구조로 움직이고 있다.

배낭시장의 입지가 이처럼 약해진 이유는 달라진 여행시장의 흐름도 한 몫 하지만 무엇보다 상품 주요 구매층인 학생들의 인식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구직난이 심화되고 소득 양극화 현상이 거세지면서 방학을 이용해 한가로이 배낭여행을 떠나려는 학생들을 찾아보기가 어려워 졌기 때문.

소위 ‘스펙’이라 불리는 대외활동과 경력 쌓기에 방학 기간을 모조리 할애하는 학생들이 증가하면서 배낭여행이 줄 수 있는 메리트가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설사 해외여행을 떠난다 해도 취업에 유리할 수 있는 어학연수, 봉사활동, 해외 인턴십 등이 결합된 상품을 찾고 있어 순수 배낭상품 보다는 테마 상품이나 유학원을 기웃거리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20대 학생들의 배낭 수요 대신 30~40대 여성 직장인 층과 중장년층의 배낭여행은 오히려 증가 추세에 있다. 물론 이 경우 과거 저렴한 가격으로 여러 국가를 한 번에 돌아보는 정통 배낭 성격이 아니라 <유럽 자유여행+민박> 혹은 <3,4개국 유럽 멀티+기차> 등 자유 상품의 변형 스타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요 패키지 여행사들은 웹사이트 전면 카테고리에 배낭을 추가하지 않고 이벤트를 진행해도 시즌에 한정짓는 등 판매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축소된 배낭여행시장이 과거의 영광을 찾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적인 입장이다. 단 배낭 고객을 조금이라도 유치하고 개발하기 위해서는 예전과 다른 마인드와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내일투어 측에 따르면 “배낭여행의 반경이 넓어졌다. 과거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등 서유럽 중심이던 배낭여행 경로가 남쪽으로 동쪽으로 확대됐다. 또 한 번에 많은 나라를 다녀오던 과거와 달리 한 나라만 ‘깊숙이’ 여행하는 상품이 상대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령층이 다변화되면서 생고생이라는 인식과 달리 힐링과 휴양 등 일정 중 즐기는 테마 또한 풍성해 진 것이 요사이 배낭 시장의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개별자유여행으로 유럽배낭여행을 즐기는 여행자가 늘면서 현지투어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당사의 경우 2012년 대비 2013년의 유럽 현지투어 상품은 195% 가량 판매가 증가했다. 전문 지식이 풍부한 가이드 프로그램, 현지 교통 시설 등을 미리 준비해 고객이 맞춤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전했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