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01호]2007-03-16 18:35

[튀니지 下]사막, 초원, 해변… 삼색의 향연
지중해식 기온은 어떤걸까. 따스함과 서늘함이 함께 하는 특별한 지역이라고 보면 된다.
분명 장렬하는 태양 아래 튀니지안들은 두꺼운 외투 혹은 가죽자켓을 걸친 채 생활을 하고 있다.

또 목도리에 장갑까지 끼고 있어 튀니지를 처음 방문한 관광객들은 의아해 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한국관광시장에서 지중해, 그것도 튀지니는 의문과 호기심으로 가득한 일종의 미개척지로 불리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중해 문화의 보고, ‘아웃 오브 아프리카’

햇살을 받고 있으면 무척 따스하고 온화해 짐짓 여름이구나 하고 마음을 놓을 수 있다. 하지만 잠깐 더위를 피해 그늘진 곳을 찾아 들어가면 태양이 시샘이라도 하듯 선선하다 못해 추위를 동반한 쌀쌀함을 제대로 경험하게 된다.

마치 우리나라의 심한 일교차가 동시에 존재하는 지역이 지중해식 기온임을 뒤늦게 깨닫게 해준다.

호기심의 발로는 기후와 더불어 음식에서부터 시작된다. 튀니지는 이미 유명 관광대국이 된 주변국 중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이집트, 요르단, 이탈리아와 전형적인 지중해권에 포함된다.

그래서 이곳 튀니지를 방문할 경우 갖가지 수많은 정보들은 굳이 필요치가 않다. 실제와서 보고 느끼고 돌아가는 산 경험이 진실로 와 닿는 지점이 튀니지이기 때문이다. 오색 찬연함이나 빼어난 경관들을 지닌 건 아니지만 그리스, 이집트, 이탈리아보다 더욱 다양한 문화적인 요소들이 가득한 튀니지 여행 방법이다.

튀니지에서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인이 상류층을 점하고 있고 아랍인과 프랑스인이 사실상 과반수를 차지한다. 전형적인 아프리카인들은 없었다.

이슬람 문화의 영향 때문일까. 오후 시간 프랑스 카페 거리나 시내를 둘러보면 여성은 보이질 않는다. 남성들만이 여기저기 모여 앉아 수다를 떨고 있는 진풍경을 자아낸다. 회교도라 범죄도 없고 치안이 무척 잘 된 나라가 또 튀니지다.

술도 잘 안 마신다. 우리나라 관광객이 술을 사려면 조금 걱정을 해야 할 듯. 다만, 밍밍한 맛의 알콜 없는 술은 언제든 구입이 가능하다.

튀니지 방문의 일등 공신은 단연 독일과 프랑스인들.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경우 무엇보다 언어가 해결될뿐더러 자국인들이 많다는 이유를 꼽을 수 있다. 또 그만큼 인프라 구축이 잘 돼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잘 정비된 고속도로가 끝간데 없이 뻗어 있다. 콜로세움에서 중세 로마시대의 역사를 읽고 시드 부 사이드 마을에서 아랍문화를 탐방하고 프랑스 카페 거리에서 프랑스인들의 사고방식을 터득하고 또 정서적으로 친절한 이들에게서 동양의 분위기로 교감을 얻고나면 튀니지의 오늘이 보인다.

그러면 대지에서 아프리카의 혼을 담은 따스한 햇살과 바람이 튀니지에 와 있음을 알려준다.

사하라 사막이 한눈에 보이는 전형적인 아랍 호텔에서 수영을 하고 지중해 음식을 만끽할 수 있는 곳. 튀니지가 아니면 또 어디에서 가능할까. 문화는 유럽과 이슬람이 공존하고, 언어는 불어와 무슬림인 튀니지의 기본 정서는 매우 아시아적이다. 해변은 또 어떤가.터키 혹은 이탈리아나 스페인에 와있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북아프리카 땅 위에 형성된 3개 문명의 공존지대 튀니지. 맑은 공기와 환경으로 인해 와인과 청정수, 수공예, 그리고 골프가 인상적이다. 사막과 협곡에서의 엑티비티와 초원을 달리는 이들 튀니지안들, 해변을 달군 뜨거운 유럽인들과의 조우까지.

이렇게 아프리카 북쪽에서 유럽과 지중해의 영향으로 성장된 문명국이 튀니지.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시발점은 아니었을까. 햇살이 소리없이 강한 튀니지의 기후조건처럼 튀니지의 미래는 드넓은 대지처럼 찬연한 내일을 약속하고 있는 듯 하다.

튀니지=함동규 차장 titnews@chol.com
취재협조=에미레이트항공 한국지점 02)2022-8400
튀니지대사관 02)790-4334.

[여행정보]

1. 관광을 할 경우 박물관 혹은 화장실 이용 시 주의사항 하나. 어디선가 누군가가 툭 튀어 나와서 사진찍기에 좋은 장소를 알려준다. 무심코 찍다가는 큰 일. 돈을 내라고 손가락을 튕긴다. 화장실도 마찬가지. 앞에서 무뚝뚝한 남자가 일을 보려면 괜히 어슬렁거린다.
화장실 앞에 놓인 돈 통(?)을 그냥 지나치기가 조금 미안하게끔. 기념품 매장 이용시 주의사항. 절대 흥정은 안된다. 적혀진 상품가 외에는 깎아 주지 않는다. 무척 매정하다.

2. 공중전화 및 인터넷 사용 방법
1D(디나르)면 1분 가량 통화가 가능하다. 우리나라 화폐로 약 1천원이면 꽤 긴 시간 통화를 할 수 있다. 호텔의 경우 조금씩 다르지만 통상 3분 통화에 4D에서 10D 정도.
인터넷 사용을 무료로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호텔 객실에서 노트북을 사용할 경우 이용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호텔 로비에서 플러그를 연결해 이용하면 무료다. 공항에서도 전원에 플로그만 연결하면 언제든 사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