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80호]2010-10-21 16:10

올가을 홍콩·마카오 치열한 경쟁 예고

10월 기점으로 LCC 국제선 취항 시작

후발주자 초기 입지 다지기, 이벤트 폭탄

개별여행 목적지, 젊은 FIT 적극 공략

올 가을 자유여행 최대 목적지 홍콩ㆍ마카오가 항공편 확대에 힘입어 동반 상승을 꾀한다.

홍콩과 마카오는 이미 개별여행객들에게 친숙한 여행 목적지로 자리 잡은지 오래. 볼거리와 관광인프라가 즐비하고 도시국가인 만큼 큰 어려움 없이 교통수단을 활용한 자유여행을 즐길 수 있어 20~30대 개별여행객, 특히 여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상품군 역시 패키지보다는 에어텔이나 배낭상품이 주를 이루고 홍콩에 머물다가 하루 짬을 내어 마카오로 이동하는 연계 수요도 많은 편이다. 반대로 마카오로 들어갔다 홍콩을 거쳐 나오는 여행수요도 흔하다.

올 가을 홍콩, 마카오에 연이어 취항하는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이 같은 젊은 개별여행자들, 특히 연계 수요 유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형 항공사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실리를 추구하는 여행자들을 타깃 삼아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 그러나 ‘목적지=항공사’가 바로 연상될 정도로 기존 항공사들이 시장을 성공적으로 다져왔기에 후발주자로써 갖는 부담감은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제주항공은 캐세이패시픽,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버티고 있는 홍콩에 오는 27일 주 3회(수, 금, 일요일) 스케줄로 취항한다. 인천에서 오전 10시5분에 출발해 12시55분 홍콩에 도착하며, 홍콩에서는 오후 1시55분에 출발해 인천에 오후 6시15분 도착한다.

항공 운임은 체류기간 15일 왕복항공권 기준으로 최저 31만원(유류할증료 및 공항이용료 제외)부터 운영되며, 체류기간 1년인 왕복항공권도 60만원대로 같은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국내 기존 항공사의 70% 수준으로 결정됐다. 초기 입지 구축을 위해 제주항공이 선택한 마케팅 툴은 역시 이벤트 항공권 판매. 10월 출발 3편에 한 해 19만9천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내놓았다.

제주항공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형 항공사들은 별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제주항공은 제주라는 국내선 이미지가 너무 강하고 겨울성수기 이전 비수기에 굳이 제주항공을 택해 홍콩 여행을 떠나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

홍콩 국적사인 캐세이패시픽항공 역시 경쟁자가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낙관할 수 는 없지만 홍콩이라는 목적지에서 그간 다져온 노하우와 브랜드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진에어는 오는 11월29일, 인천-마카오 노선에 주 5회(월, 수, 목, 토, 일) 스케줄로 정기 취항한다. 동 노선에는 총 183석 규모의 B737-800 기종이 투입되며 인천에서 23시에 출발해 마카오에 1시50분에 도착하고 복편은 마카오에서 2시50분에 출발해 7시20분 인천에 도착한다. 운임은 현재 동일한 노선을 운항 중인 에어마카오 대비 80~90%선으로 취항 시점인 성수기 기준으로 왕복 57만원(TAX 제외), 비수기에는 왕복 40만원대(TAX 제외) 수준이다.

진에어는 또한 초기 수요 확대를 위해 얼리버드 제도를 운영, 19만9천원의 특가 요금을 출시했다. 더불어 일반 운임 대비 20% 할인된 금액의 항공권을 판매하는 등 운임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진에어의 이 같은 공격에 에어마카오는 저녁 출발을 추가하는 스케줄 확대로 맞서고 있다. 에어마카오는 오는 12월17일부터 2011년 3월26일까지 인천-마카오 구간에 저녁 출발을 추가하여 매주 월, 목, 금, 일요일 주 4회 패턴으로 총 주 11회 운항한다.

운항 스케줄은 오후 7시50분 인천에서 출발 10시50분에 마카오에 도착하며 복편은 오후 2시 마카오 출발, 6시30분 인천 도착이다. 투입 기종은 A320이며 총 좌석 규모는 150석이다.

마카오의 경우 홍콩 보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가장 큰 이유는 진에어가 LCC라는 이름에 걸맞게 일반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면 에어마카오는 여행사 대상 그룹판매가 비중이 높기 때문. 하지만 에어마카오로써는 홍콩-마카오 연계수요 유치를 적극적으로 노리는 진에어와 그 뒤를 받쳐주고 있는 대한항공의 입김이 달갑지 않은 만큼 겨울성수기 재빠른 눈치작전이 예고되고 있다.

여행업계 실무진들은 LCC들의 이 같은 취항에 반신반의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항공편 확대와 소비자 선택폭 증가라는 장점은 인정하지만 실제 패키지 상품 판매나 여행사 수익 면에서는 LCC의 취항이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 오히려 전략적으로 여행사 요금을 제공하거나 좌석을 미리 공급하지 않는 이상 중간 판매자인 여행사의 입지는 점차 약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