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280만·日 2453만·中 2291만…동북아 <외래객 유치 삼국지> 불붙었다
한국 1~7월 외래객 21.3% 증가…중국·대만 등 중화권 회복세 두드러져
일본, 중국인 관광객 56.3% 급감에도 2453만 명…한국·대만·미국 등 시장 다변화로 충격 흡수
중국, 상반기 외국인 입국자 2291만 명…무비자 입국 비중 77.7%
관광전문기자협회, 3국 외래객 실적 넘어 여행업 법체계·시장질서까지 비교 분석
관광전문기자협회는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8월 25일 발표한 ‘2026년 7월 한국관광통계’를 기점으로 한국과 일본, 중국의 외래관광객 유치 실적과 시장 변화, 여행업 관련 법·제도를 비교·분석한 기획기사 ‘韓 1280만·日 2453만·中 2291만…동북아 외래객 유치 삼국지 불붙었다’를 공개한다.
이번 분석은 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JNTO), 중국 국가이민관리국(NIA)이 각각 발표한 최신 통계를 토대로 한·중·일 외래관광시장의 흐름을 비교했다. 중국은 월별 관광통계가 아닌 국가이민관리국의 상반기 외국인 입국 통계를 적용해 한국·일본은 1~7월, 중국은 1~6월을 기준으로 분석했다.
한국 1280만 명…중국·대만이 성장 견인
한국관광공사의 '2026년 7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방한 외래관광객은 1280만3142명으로 집계됐다. 7월 한 달에만 209만3223명이 입국해 2019년 7월 대비 144.6%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는 K-컬처 확산과 방한 수요 회복세를 발판 삼아 지난 8월 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기존 외래관광객 3000만 명 목표의 조기 달성과 함께 'K-관광 4000만 명 시대'를 위한 기반 조성에 나서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의 이면에는 살펴봐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1~7월 방한객 성장을 견인한 핵심 축은 중국(398만8430명, 전년 동기대비 +27.5%)과 대만(141만978명, +32.9%) 등 중화권 시장이다. 중국과 대만 두 시장이 전체 방한 외래객의 42.2%를 차지할 정도로 특정 지역의 비중이 높다.
반면 우리 국민의 해외 출국은 1~7월 누적 1738만 명에 달하며, 특히 일본으로 향한 한국인 관광객은 657만 명으로 방한 일본인(228만 명)의 3배에 육박했다. 외래객 1280만 명 돌파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관광수지 적자와 대일(對日) 관광 역조 현상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일본 2453만 명…중국인 320만 명 빠졌는데도 시장 방어
일본의 상황은 한국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올해 1~7월 일본을 찾은 외래객은 2452만7200명이다. 7월 한 달 방일 외래객은 344만21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0.1% 증가하면서 7월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가장 큰 변화는 중국 시장이다. 방일 중국인은 지난 2025년 1~7월 569만3104명에서 올해 248만6500명으로 56.3% 급감했다. 불과 7개월 사이 약 320만7000명의 중국인 수요가 사라진 셈이다.
그럼에도 일본의 전체 인바운드 시장은 2450만 명대를 유지했다. 한국 656만9800명(+20.3%), 대만 473만6000명(+21.8%), 미국 210만7900명(+6.5%) 등 다른 주요 시장이 중국 감소분을 상당 부분 보완했다.
김현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6 한국관광정책 104호'에서 "일본은 2003년 관광입국 선언 이후, 2006년 '관광입국추진기본법' 제정, 2007년 '제1차 관광입국추진기본계획' 수립, 2008년 관광청을 설립하면서 관광정책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는 일본 관광정책의 중심으로 실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27일 2026~2030년을 계획기간으로 하는 '제5차 관광입국추진기본계획'을 각의에서 결정하고, 오는 2030년 방일 외국인 6000만 명과 관광소비액 15조 엔이라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일본의 이러한 회복 탄력성 배경에는 장기간 축적된 관광 인프라와 시장 다변화 정책뿐 아니라 여행업을 별도로 규율하는 「여행업법」 등 제도적 기반도 자리하고 있다.
일본은 소비자 피해 위험과 업무 범위 등에 따라 여행업을 제1종·제2종·제3종·지역 한정 여행업 등으로 구분하고 영업보증금과 업무범위 등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또 「여행업법」을 통해 여행업의 등록부터 영업보증금, 업무범위, 여행업무취급관리자, 소비자 보호와 행정처분까지 별도의 법률체계로 관리한다. 무등록 영업이나 부정한 방법에 의한 등록, 명의 대여 등 중대한 위반에는 형사처벌이 가능하며, 위반 유형에 따라 업무정지나 등록취소 등의 행정처분도 할 수 있다.
중국 상반기에만 2291만 명…10명 중 8명 가까이 ‘무비자’
중국의 변화도 빠르다. 중국 국가이민관리국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1~6월 중국에 입국한 외국인은 2291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다.
이 가운데 무비자 입국자는 1781만5000명으로 전체 외국인 입국자의 77.7%를 차지했다. 무비자 입국자 자체도 전년 동기보다 30.6% 증가했다. 한국·러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태국·싱가포르·미국·일본·몽골·호주 등 상위 10개국이 전체 외국인 입국자의 62%를 차지했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니하오! 차이나(你好! 中国)'라는 국가 관광 브랜드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문호를 넓히는 데에는 경제·외교적 배경도 자리하고 있다.
먼저 장기화된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를 서비스업 활성화와 고용 확대에 연결하려는 경제적 필요성이 있다.
두 번째는 서방의 대중국 견제와 '디리스킹(탈위험)' 기조 속에서 '개방되고 안전하며 매력적인 중국'이라는 이미지를 확산하려는 소프트파워 전략이다. 환승 무비자와 주요국 대상 일방적 무비자 조치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인플루언서들이 올리는 자발적인 여행 콘텐츠인 'China Travel'이 SNS를 통해 확산되고 중국의 관광 이미지를 새롭게 형성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여유법(旅游法)」 제35조를 통해 불합리한 저가 여행상품과 강제 쇼핑 등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를 규제하고 있다.
위반 시 불법소득 몰수와 영업정지, 벌금을 부과하고, 불법소득이 일정 규모를 넘으면 최대 5배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사안이 중대한 경우 여행사의 영업허가를 취소하고 관련자의 가이드 자격도 정지 또는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강도 높은 제재수단을 두고 있다.
외래객 유치 경쟁, 이제 ‘몇 명 왔나’에서 ‘어떤 시장 만들 것인가’로
관광전문기자협회는 이번 한·중·일 3국 비교에서 한국 1280만 명, 일본 2453만 명, 중국 2291만 명이라는 외래객 숫자 자체보다 그 이면의 시장 구조와 제도적 차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중국·대만을 비롯한 주요 시장의 회복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일본은 최대 시장 중 하나였던 중국인 관광객이 56.3% 감소하는 충격 속에서도 한국·대만·미국 등 시장 다변화를 통해 전체 규모를 방어하고 있다. 중국은 대대적인 무비자 정책을 통해 외국인 입국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3국의 여행업 규율체계에도 차이가 있다. 한국은 「관광진흥법」 안에서 여행업을 규율하는 반면 일본은 별도의 「여행업법」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은 「여유법」을 통해 저가 관광상품과 강제 쇼핑 등 여행시장 질서를 규율하고 있다.
한국 역시 외래관광객 증가를 단순한 방문객 숫자의 성과로만 평가하기보다 체류기간과 1인당 관광소비액, 지방관광 분산, 재방문율 등 질적 지표와 함께 여행업의 시장질서와 소비자 보호를 동시에 살펴야 한다는 것이 이번 분석의 핵심이다.
홍규선 동서울대학교 교수는 “외래객 1280만 명 돌파는 K-컬처 확산과 개별여행객(FIT) 증가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지만, 고환율과 중국 수요 회복 등 외부 요인의 영향도 크다”며 “앞으로는 유입 숫자 자체보다 체류기간과 1인당 소비액, 지방 분산, 재방문율을 높이는 질적 성장으로 관광정책의 중심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이어 “일본이 「여행업법」을 별도로 두고 여행업의 거래 질서와 소비자 보호를 규율하고, 중국 역시 「여유법」을 통해 불합리한 저가관광과 강제 쇼핑 등을 명시적으로 규제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우리 역시 변화한 여행시장에 맞춰 여행업 규율체계를 보다 전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방문객 숫자 중심의 단순 관리에서 벗어나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고 불공정 거래에 실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독립된 「여행업법」 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 「관광진흥법」 역시 변화한 관광산업과 지역 관광 생태계를 반영할 수 있도록 법체계 개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