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003호]2017-10-20 13:43

“항공업계-여행업계 판매수수료 해법 찾아야 한다”
한국여행업협회가 지난 18일 KEB외환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개최한 ‘항공권 유통체계 개선을 위한 공청회’에는 여행업계 관계자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음에도 자리를 비운 사람이 거의 없어 항공권 판매 수수료 지급 문제에 대한 여행업계의 높은 관심을 알 수 있게 했다.
 
 
항공업계 일방적 폐지 및 유통상 불이익 불공정 거래 지적

항공사 위주 BSP 규정, 법률적인 인정 근거 없이 운영 문제

양측 상호 윈윈 차원 수수료 문제 협력 메카니즘 도입 필요
 
 
항공권 유통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앞으로 항공 및 여행업계 간의 협력 방안 마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여행업협회(KATA·회장 양무승)는 지난 18일 KEB하나은행 대강당에서 여행업계 관계자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항공권 유통체계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날 공청회는 신봉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는데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항공권 유통구조 및 실태에 있어 공정거래법상 쟁점과 평가’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항공사들은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의 우려를 낳고 있고 경쟁 제한적 공동 행위의 우려도 있다”고 지적하고 “거래상 지위 남용과 대리점법 위반 소지 등이 항공권 유통구조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예로서 항공사들이 인터라인 항공권의 경우 발권 항공사가 운송 항공사로부터 9%의 판매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정작 여행사에는 판매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고 BSP(항공권 판매대금 정산제도)의 경우 담보 인정 비율을 객관적 기준 없이 자의적으로 적용하여 여행사에 손해를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영수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항공사의 발권 수수료 폐지 조치에 대한 공정거래법적 검토’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항공권 발권 수수료 지급 폐지는 항공사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항공권 발권에 따른 여행사의 물적, 인적, 시간적 비용에 대한 부담은 항공사가 부담해야 하는 것이 법리상 합리적인 결론이자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신교수는 “항공권 발권 수수료 문제의 합리적인 해결 방안은 업계에서 자율적이고 적정선에서 결정한 판매 수수료를 지급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에 나선 법무법인 지평의 손계준 변호사는 “통상적인 거래 관행으로 정상적인 거래로 판단하기 어려워 공정 거래를 위반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거래상 지위의 새로운 위상을 확인 받아 볼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채형복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토론에서 “BSP의 규정은 국제법 조항에 준하는 용어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엄연히 항공업계의 권익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것으로 국제법상 효력이 없다”며 “항공사의 우월적 지위를 여행사가 제어할 수 없지만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메카니즘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용전 한국법제발전연구소 교수도 토론에서 “항공사와 여행사 간의 실질적인 평등을 전제로 한 상호 계약은 일부 여행사가 불이익이 있더라도 유효하다”며 “그러나 법의 기본 이념인 정의 실현과 사회적 시장 질서 확립이란 차원에서는 국가가 개입해 구조 조정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요섭 한국외구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도 토론에서 “관계 법령이나 대리점 계약의 정당한 근거 없이 여행사에게 항공권 판매와 발권 업무를 전가하고 적절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불공정 거래 행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좌혜선 변호사도 토론에서 “항공권 발권 수수료 부분은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영향은 적은 게 사실이고 수수료 폐지의 이득을 소비자가 누렸는지도 알수 없다”며 “소비자의 편리성 차원에서 여행사들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항공업계와 여행업계가 협력관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무승 KATA 회장은 “국내 항공권시장은 국내선 3조원, 국제선 10조원 등 전체적으로 13조 규모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전체 20,000개가 넘는 여행사들은 제대로 된 유통비용을 받지 못하고 있어 여행업 생태계가 위협 받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 “앞으로 이번 공청회를 시작으로 항공권 유통체계 개선을 위해 항공사와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나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