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117호]2020-09-14 11:32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채권단 관리로 넘어 가게 돼

채권단,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 추진방안 보고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HDC현산과 소송전 등 후속 조치 관심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최종 결렬되면서 앞으로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주도한 아시아나항공의 매각과 관련하여 지난해 11월 12일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ㆍ합병(M&A)은 결국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무산됐다. 지난 11일 채권단은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코로나19로 영업 및 재무상황이 어려워지는 등 항공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M&A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제24차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 보고하고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 추진 방안도 함께 보고했다. 채권단이 마련한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 추진 방안은 현산과의 M&A 무산 시 채권단 관리 체제 아래 두는 플랜 B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M&A 무산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채권단 관리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을 염두에 뒀던 채권단은 기간산업안정기금지원, 8,000억 원의 영구채 출자 전환, 대주주의 차등 감자 등을 포함한 플랜B를 마련해 왔다. 채권단은 2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달성한 다음 시장 여건이 개선되면 재 매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상반기 부채총계가 11조5,459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2,291.01%에 달한다.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1,386.69%)보다 904.32%p 급증했다. 앞으로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2조원이 넘는다.
 
산업은행이 플랜 B를 가동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지원 받으면 인력 구조조정에 한계가 있는데다가 직원들이 그동안 급여 반납 및 무급 휴직 등 고통 분담을 해 왔다는 점에서 일부 부서의 통폐합 등은 있을 수 있지만 인력을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지난 11일 사내 인트라넷에 발표한 담화문에서 “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의 M&A 계약이 해제됐다”며 “현산의 거래 종결 의무 이행이 기약 없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계속 기업으로의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한 사장은 특히 “지난해 4월부터 약 1년 5개월 동안 M&A 성사를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을 기울였지만 불발돼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7주간의 실사 및 본 계약 체결 이후 8개월이란 전례 없는 긴 기간 동안 현산의 많은 양의 실사 자료 및 설명 요청에 성실하고 차질 없이 응대해준 모든 임직원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한 사장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무산으로 동요하는 조직 내부도 단속했다. 한 사장은 “지난 3월 이후 전사적으로 지속하고 있는 무급ㆍ유급 휴직에 동참하며 회사의 위기 극복 과정을 함께하고 있는 직원에게 M&A 무산 소식을 전하게 돼 안타깝다”며 “이에 굴하지 않고 경영 환경과 시장의 변화에 맞춰 우리 스스로를 변화시킴으로써 코로나19 이후의 상황에 철저히 대비한다면 밝은 미래가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지난 해 12월27일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M&A 계약 체결 이후 지리한 인수 절차가 무산으로종결됐지만 앞으로 인수 계약금 2,500억 원을 둘러싼 법정 다툼과 채권단의 대주주 감자 등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