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101호]2020-05-22 11:41

해외 대신 국내여행? 가능선 희박
코로나19 확산 후 국내·외 모두 여행심리 최악
조사 이래 처음으로 여행 지출 ‘줄일 것’이 ‘늘릴 것’ 앞서
해외여행 지출 줄일 것 59%, 여행산업 침체 장기화 불가피
현재의 지원보다 강력한 특단의 지원책으로 관광산업 살려야
컨슈머인사이트, 향후 1년간 여행경비 지출의향 조사 결과
  
소비자들의 여행 지출 심리가 시간이 흐를수록 싸늘하게 식으며 사상 최악을 향해 치닫고 있다.
 
소비자들은 국내·외 여행을 막론하고 앞으로 1년간 여행 지출을 줄이겠다는 의향이 늘리겠다는 의향을 앞지르는 초유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단순한 역전이 아니라 상전벽해 수준의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집중 타격을 입은 여행관광 생태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를 맞고 있다. 사실상 올스톱 상태인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여행 전망도 암울하다. 여행관광업계가 코로나19 피해의 가장 중심에 있다.
 
여행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매주 수행하는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에서 여행 소비자를 대상으로 향후 1년간 국내와 해외여행 관련 지출이 각각 어떻게 변할 것 같은지 묻고 그 결과를 분석했다. 지난 2017년 이후의 결과를 분석했으며, 5월은 2주차(17일)까지 조사했다.
 
조사 결과 소비자들의 여행 지출 의향은 국내·외 모두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5월 조사에서 앞으로 1년간 국내여행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응답은 38%로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많았다[그림1]. 반면 ‘늘릴 것’이라는 응답은 27%에 그쳐 최저치를 기록했다(월별 기준). 국내여행 지출 축소 의향이 확대 의향을 앞선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처음 나타난 결과로 이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늘릴 것’과 ‘줄일 것’의 차이를 구하면 지난 2019년에는 ‘늘릴 것’이 18%p(35%-17%) 높았으나 금년 5월에는 ‘줄일 것’이 11%p(38%-27%) 많게 역전됐다.
 
 
 
해외여행의 경우는 훨씬 더 심하다. 향후 1년간 해외여행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응답은 5월 기준 59%에 달해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1월 24%에 비해 2.5배 가량 폭증했다[그림2]. 반면 ‘늘릴 것’이라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늘릴 것’과 ‘줄일 것’의 차이를 구하면 지난 2019년에는 ‘늘릴 것’이 15%p(39%-24%) 높았으나 금년 5월에는 ‘줄일 것’이 42%p(59%-17%) 많게 역전됐다. 상상하기 어려운 크기의 변화가 5개월 사이에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힌 것을 감안하더라도 5개월간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가 일어났음을 보여준다.
 
 

사실 국내 소비자들의 여행 지출 심리는 여행 경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17년 이후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3금 조치, 헝가리 여객선 침몰, No 재팬 운동 등 여행산업에 악재가 잇따랐고 경기 침체에 따른 실물 경제 위기감도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출 축소 의향이 확대 의향을 처음으로 역전했다는 데 심각성이 있으며, 더 심각한 것은 역전의 크기가 관광산업의 존망을 우려할 만큼 크다는데 있다.
 
교통, 요식, 숙박, 유통 등 풀뿌리경제와 밀접하고 고용규모도 커 국내 경제의 중요한 한축인 관광산업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가 여행산업을 특별고용유지업종으로 지정하고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노력을 펴고 있지만 코로나19 종식 후 관광산업을 되살릴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